꾸역꾸역
김형식
아나콘다 뱃속에 사람이 있다
꾸역 꾸역 꾸역마다
꾸역꾸역 들고나는 사람들
진돗개 하나씩 손에 들고 있다
나는 지금 출근 중이다
책가방이 무거운 학생
청바지가 짧은 아줌마는
진돗개에게 먹이를 주고 있고
빨간 모자 할머니는 진돗개 안고 졸고 있다
임산부 보호석 옆자리에 앉아있다
미래의 유일한 희망이 자라고 있는 임부 뱃속
덜컥 덜커덩 눈까풀에 눌려 바깥세상 꺼내 자근자근 씹고 있다
난기류 속 승객들
자동차 급발진
빈번한 전기차 화재
뚜껑 열린 자연재해
입맛 지옥이다
낙토, 낙토는 어디에 있는가
비탈에선 세상
앞에,
대책 없이 불안에 떨고 있는 인간들
안전지대 찾아
들고나는 아나콘다 뱃속
꾸역꾸역
---애지 겨울호에서
아나콘다란 무엇이고, 진돗개란 무엇인가? 아나콘다란 이 세상에서 가장 큰 보아뱀이며, 자주 코끼리를 잡아 먹는다는 민담의 주인공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진돗개란 대한민국의 토종개이며, 전라남도 진도에서 보호하는 개이며, 아주 충성심이 강하고 호랑이와도 싸울 수 있는 개를 말한다.
김형식 시인의 [꾸역꾸역]은 이 세상 자체가 아나콘다의 뱃속이며, 우리 인간들의 역사는 ‘꾸역꾸역의 역사’라는 사실을 노래한 시라고 할 수가 있다. “아나콘다 뱃속에 사람이 있”고, “꾸역 꾸역 꾸역마다/ 꾸역꾸역” 사람들이 “진돗개 하나씩 손에 들고” 나온다.
아나콘다는 지하철이고, [꾸역꾸역]은 사람들이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 역이다. 상상력이 새로우면 신세계가 펼쳐지듯이, “나는 지금 출근 중이”고, “책가방이 무거운 학생/ 청바지가 짧은 아줌마는/ 진돗개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빨간 모자 할머니는 진돗개를 안고 졸고” 있고, “미래의 유일한 희망이 자라고 있는 임부 뱃속/ 덜컥 덜커덩 눈까풀에 눌려 바깥세상 꺼내 자근자근 씹고 있다.”
아나콘다는 아주 사납고 거대한 포식자이며, 대한민국의 토종개인 진돗개로 이 아나콘다를 퇴치할 수는 없다. 이 세상이 거대한 아나콘다의 뱃속이고 이 아나콘다의 뱃속에서의 삶이 우리 한국인들의 운명이라면 우리 한국인들의 미래는 없게 된다. “난기류 속 승객들”이 허둥대고, 수많은 자동차들은 급발진을 해버린다. 날이면 날마다 전기차는 불을 뿜어대고, “뚜껑 열린 자연재해”는 “입맛 지옥”을 연출해낸다.
“비탈에선 세상/ 앞에/ 대책 없이 불안에 떨고 있는 인간들”이 꾸역꾸역 기어나오고, “안전지대 찾아/ 들고나는 아나콘다 뱃속”에서 또한, 인간들이 “꾸역꾸역” 기어나오지만, 이 세상의 낙토는 그 어디에도 없다.
‘꾸역꾸역’이란 수많은 사람들이 한군데로 몰리거나 들고나는 현상을 말하지만, 김형식 시인의 시에서는 우리 인간들의 삶 자체를 말한다. ‘꾸역꾸역’이란 아나콘다 뱃속의 삶이며, 그 모든 노력이 다 헛수고가 되는 절망뿐인 삶을 말한다.
‘꾸역꾸역’이란 시지포스의 노역이고, 자본주의의 종착역이며, 이 지구촌의 파멸이 꿈틀거리는 ‘지옥의 세계’라고 할 수가 있다.
한국야구 선수단----. 당신들은 일본에게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의 후손들이요. 일본에게 뒷돈을 받고 선발투수를 양성하지 않고 패전투수를 내보낸 결과, 백전백패의 경술국치를 연출해낸 매국노들일 뿐이다.
여봐라, 이 자들의 전재산을 몰수하고, 모조리 대포로 쏴 죽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