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남자 고객이 와서 소금값을 물었다.
“20kg 한 가마니 15,000원입니다.” 하고 대답했다.
그는 소금 가마니에 표시된 제조 일자를 보더니
"작년 것이네요." 하고 그냥 가버렸다.
“소금은 오래될수록 좋은 것인데요." 하고 말했지만
들은 체도 않고 가버렸다.
작년 증도 소금 생산지에 갔더니
당년에 생산된 것은 한 가마니에 2만 원,
1년 된 것은 3만 원,
3년 된 것은 5만 원인가 한 것을 보았다.
소금은 오래되면 될수록 좋은 것이다.
값이 비싸지는 것이다.
얼마 전
젊은 여자 고객이 와서 소금을 사 가면서
냉장고에 넣을 곳이 없어서 많이 못산다고 하였다.
한 되만 달라고 하였다.
“아니, 소금을 냉장고에 넣어요?" 했더니
“그럼 어떻게 보관해요?" 하였다.
“소금은 밖에 두고 오래될수록 좋은 것입니다." 하고
말했더니
“그래요 몰랐네요." 하면서 "한 되 더 주세요." 하고
한 되를 더 사갔다.
소금을 사려고 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인사처럼 묻는 말이 있다.
수입 소금 아니냐는 말이다.
수입 소금은 발이 굵다거니,
수입 소금은
더 반짝거린다거니 말하기도 하지만,
수입과 국산을 가리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오래 소금을 팔았지만,
나도 수입과 국산 구별은 못 한다.
도매상을 믿고 가져다 파는 수밖에 다른 길은 없다.
"네 국산입니다.
수입은 따로 있습니다.
수입은 한 가마니에 칠천 원입니다.
소금 한 가마 팔아서 몇 푼이나 남는다고
남의 집
일 년 김장 망칠 일 있어요?" 하고 말하면
대부분 믿고 사 가지만
의심스러워하면서 사가는 사람도 있다.
사다 써 본 사람들이
소금 좋다고 옆집에 소개해주어서 팔기도 많이 한다.
내년에 쓸 것을
미리 사가는 지혜로운 아주머니도 간혹 있다.
대부분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다.
올해 생산된 소금은
간수가 덜 빠져서 쓴맛이 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 년 앞당겨 사다 놓고
간수가 빠진 것을 쓰면 좋은 것이 소금이다.
소금을 잘못 사면 김장이 무른다고 한다.
대체로
사람들은 그렇게 알고 있다.
하지만
김장이 무르는 것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서 물러지는 것이다.
소금에
원인이 있을 수도 있다.
배추에
원인이 있을 수도 있다.
저장 방법에
원인이 있을 수도 있다.
어떻게 꼭 짚어 말할 수 없는 것이
김치가 물러지는 원인이다.
김장을 하거나,
젓갈을 담그거나,
고기를 간하거나 하는 사용 방법은
보편적 사용 방법이다.
소금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물건이다.
모든 음식에
간이 맞지 않으면 음식 맛을 내기가 어렵다.
간이 기본이다.
지금은 약용으로 쓰기도 한다.
죽염이나 볶은 소금들이다.
소금은 곡식을 보관하는 데 사용하기도 한다.
옛날에
보리나 벼 등 정부 양곡을 수매할 때는,
곡식 가마니를 쌓을 때
소금을 켜켜이 뿌려가면서 쌓았었다.
좀이나 벌레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하는 방법이었다.
집에서도 보리를 보관할 때는
보리 한 가마니에
소금 두 되 정도를 섞어서 보관하면
여름을 지나도 좀이나 벌레가 생기지 않았다.
옛날에는 밤에 자다 오줌을 싸면
키를 쓰고 이웃집에 소금을 얻으러 가고
소금 벼락을 맞고 와야 했다.
재수 없는 사람이 왔다 갈 때,
가는 등 뒤에다 뿌리기도 한다.
물병이나 물통의 속에 낀 때를 닦을 때 쓰면
잘 닦인다.
소금을 한주먹 넣고 물을 조금 넣은 다음
마개를 막고 흔들어주면 깨끗이 닦인다.
이사 할 때 이사 가는 집에
소금을 제일 먼저 가져다 놓으면 좋다고
소금을 한 가마니씩 사가기도 한다.
이사 가는 집에
소금 한 가마니를 선물하는 분들도 가끔 있다.
소금은
깨끗한 곳에 쓰기 때문에
소금은
썩는 것을 막기 때문에
흔히
인생에 소금이 되라는 말을 많이 쓰기도 한다.
요즈음
세상에 꼭 사용해야 맞을 말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소금처럼 깨끗한 세상,
그런 세상이 된다면 얼마나 좋으랴,
그러나 그것은 한낱 이상에 불과하리라.
출처/ 시니어파트너즈. 칼럼. 정하선<시니어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