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치씨는 다시 눈을 감고 물속을 들여다봤다.
엄청난 크기의 블랙마린이 암초를 돌아 서서히 접근해오기 시작했다.
“아시발님! 블랙마린이 50m전방까지 다가왔습니다.”
어부가 외쳤다.
“눈을 떠!”
눈을 떴다.
신기하게 아직도 물속의 잔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암초를 돌아 나오는 블랙마린이 레이저빔 스크린처럼 수면에서 그림자형태로 선명히 보였다.
어부가 명령했다.
“지금이야. 캐스팅!”
도치씨는 블랙마린을 향해 디지털기계처럼 미끼의 하강각도손실거리를 계산하며 캐스팅했다. 블랙마린과의 실제거리보다 10m정도 더 멀리 미끼가 날아갔다.
미끼는 작은 포말을 일으키며 수면에 착지했다.
여유 줄이 완전히 물에 잠긴 후 핸들을 감아 라인의 스탠스를 잡았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수심 13m, 1초 50cm 하강, 미끼가 블랙마린의 가시권에 들어가도록 열넷을 카운트하며 갈아 앉는 채비를 상상 추적했다.
미끼는 도치씨의 상상추적과 정확히 일치해서 하강했다.
미끼는 마치 살아 있는 오징어처럼 하강유영하며 블랙마린을 향해 다가갔다.
수심7m에서 카운트를 멈췄다.
로드에 지그액션을 가했다.
블랙마린의 가시권 7m에서 미끼는 춤을 추며 부챗살처럼 펴졌다.
천천히 두 번, 빠르게 한번. 지그액션에 맞춰 미끼의 스커트는 나비처럼 춤을 추었다.
6m 아래의 블랙마린이 미끼를 발견했다.
그러나 블랙마린은 곧장 접근하지 않았다.
유영을 멈추고 미끼를 주시했다.
천천히 한번 짧게 두 번.
지그액션에 따라 미끼가 움직였다.
주변의 작은 물고기 떼가 미끼주변으로 재빠르게 몰려들었다.
반사적으로 블랙마린도 미끼를 향해 서서히 다가왔다.
작은 물고기들이 일시에 흩어졌다.
블랙마린이 미끼 주위를 한 바퀴 돌았다.
미끼와 작은 물고기 떼와 블랙마린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도치씨의 액션에 미끼가 빠르게 반응했다.
작은 물고기가 미끼주변으로 다시 몰려들자 블랙마린이 되돌아섰다.
작은 물고기들이 미끼를 쪼아댔지만 블랙마린은 관심이 없는 듯했다.
지켜보던 도치씨는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되돌아서던 블랙마린이 세차게 꼬리를 흔들었다. 수많은 기포가 발생했다. 물고기 떼들이 일시에 흩어졌다.
멀어지는 블랙마린을 보며 도치씨는 낙담했다.
간절한 심정으로 도치씨는 또 한 번 액션을 가했다.
짧게 세 번, 길고 천천히 한번.
도치씨의 지그액션에 멀어지던 블랙마린이 방향을 바꾸었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다가왔다.
어부가 소리쳤다.
“지깅 컷!”
어부의 외침이 끝나자마자 도치씨의 로드톱가이드가 서서히 수면으로 휘어졌다. 엄청난 중량감이 느껴지는 톱가이드를 보며 도치씨는 히트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몸을 웅크렸다.
어부가 또 한 번 소리쳤다.
“안 돼! 기다려!”
도치씨가 말했다.
“입질인데요?”
“그건 입질이 아니야! 녀석의 농간에 놀아나면 안 돼!”
도치씨의 로드가 거의 45도로 기울었지만 강력한 입질신호는 없었다. 어부의 판단이 옳았다.
“녀석은 돛새치와 달라. 아주 교활한 놈이야!”
“입에 물고만 있다는 말입니까?”
“미끼냄새보다 돛새치의 냄새를 확인하고 있는 중이야. 돛새치의 체취를 확인하면 의심을 풀 테지.”
“아시발님이 왜 생미끼를 고집했는지 이제 알 것 같습니다.”
어부가 빙그레 웃었다.
그 순간이었다.
상상을 초월한 중량감의 흡인력이 물속에서 전해졌다.
“으악!”
도치씨의 입에서 반사적인 신음소리가 튀어 나오고, 로드는 번개보다 빠르게 물속으로 곤두박질쳤다.
로드와 함께 도치씨는 힘껏 상체를 뒤로 젖혔다.
뿌드득거리는 섬유질마찰음이 도치씨의 로드에서 울렸다.
통나무배가 반 바퀴 빙그르르 돌았다.
30여m 전방에서 거대한 블랙마린이 수면에서 웅장하게 솟구쳐 올랐다.
블랙마린과 함께 바닷물도 솟구쳤다.
도치씨는 현실감을 완전히 상실한 채 블랙마린의 위용에 압도되었다.
하얀 물 자국을 남기고 바다 속으로 사라질 때까지 어부는 블랙마린을 뚫어져라 지켜보고 있었다.
첫댓글 불랙 마린을 오랫만에 만나게 되었군요,,
긑까지 놓지지 않았으면 좋겠슴니다.
벌써 한해갑니다.
내년엔 멋진날 행복한날만으로 가득 채우십시오.
가정에 사업장에 만사형통누리시기 함께 바랍니다.
도치에게 또한번 기회가 오는것 같군여
잘읽었슴니다 감사합니다.
벌써 한해갑니다.
내년엔 멋진날 행복한날만으로 가득 채우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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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치의 꿈에도 그리던
블랙마린이 드디어 잡히는가
봅니다 이번에는 너무좋아서
불알 터지는것보다
심장이 멋지 안을까 걱정됩니다
잘보았슴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한 저녁시간되세요
낚시소설 잘보았슴니다
감사합니다
벌써 한해갑니다.
내년엔 멋진날 행복한날만으로 가득 채우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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