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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을 쫌 맛있게 한다 하는 또는 별로 맛이 없어도 외국인들이 많이 오는 음식집에는
메뉴를 곧잘 영어로 써놓곤 한다. 응, 좋아 세계화시대에 맞춰서 이해하기 쉽게 쉽게
영어로 써놓는 거지. 우리나라 식당도 세계화가 잘 됐네~ 하고 넘어가기엔 그 내용이
너무나도 안쓰럽고 화가난다.
비빔밥을 왜 Korean mixed rice라고 써놓는가? 비빔밥은 Bibimbab이겠지!!
한술 더떠 새싹비빔밥은 도대체 왜 Wellbeing mixed rice인가!?
떡볶이는 Korean hot rice cake인가?? =ㅁ=) 한국사람이 봐도 뭔지 모르겠는데 과연
외국인이 봐서 알 수 있을지 의문이다.
왜 한식집 메뉴에 일일이 Korean을 붙이는지도 이해가 되지않는다. 그렇게 따지면
일본 초밥집 메뉴는 Japanese salmon sushi, Japanese tuna sushi겠네.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자체에 Korean을 붙여놓을 필요가 없다. 한국 비빔밥.
미국 비빔밥 이렇게 구별할게 있지않으면 말이다. 한식인거 다 알고 먹으러 들어온다.
스위스에 퐁듀먹으러 갔는데 스위스식 고기 퐁듀, 스위스식 치즈 퐁듀..
이렇게 메뉴판에 써있으면 사람들이 과연 그게 고유음식이라고 생각을 해줄까?
나라면 분명히 스위스식이라면 프랑스식도 있고 영국식 따로 있고 그런건가? 라고
고민을 할 게 뻔하다.
한국 음식은 충분히 맛있고 외국인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 음식이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음식을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인이든 외국자체에서든 널리 인식을 시키고
세계적 명성을 얻고 싶다면 '브랜드화'가 필요하다.
Kimchi나 Bibimbab등이 가장 커다란 예다. 명확한 이름을 제시하고 통일성있게 보여
줘야 기억에 각인되기 마련. 만약 김치를 수출할 때 Korean hot pickles 뭐 이런 식으로
중구난방 이름을 썼다면 절대 지금만큼의 인식은 얻지 못했을 것이다.
이거 맛있는데 또 먹고 싶다. 라는 생각을 심어줬으면 그게 니네식으로 따지면 뭔지
'설명해주기'보다는 그 음식의 제대로 된 고유 이름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메뉴판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영어로 한국 고유 이름도 써주지
않은 채 아주 단순한 설명만 써있다.
떡국이 Rice cake soup?! 비빔국수는 Hot Pasta?!
된장찌개에 miso soup라고 써있는 것도 봤다.( miso = 일본어로 된장 )
떡을 cake라 쓰지 말았으면 좋겠다. 국수도 Pasta라 쓰지 말았으면 한다.
유럽가서 메뉴판에 한글로 메뉴 설명을 써놓을 때 과연 피자를 유럽식 빈대떡.
까르보나라를 유럽식 크림 소면이라고 써놓을까?
그거랑 우리나라 음식이랑 인지도 차이가 다르지 않느냐!! 라고 말할 거면 관두는게 좋다.
인지도는 처음부터 번쩍하고 생기는 게 아니다. 조금씩 천천히 알려지는 게 순서다.
맛이 있으면 인지도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 우리 나라에 까르보나라나 봉골레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건 정말 얼마 되지 않았다.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때 메뉴를 보고
봉골레래..봉골레.푸핫 이라고 웃어대고 까르..까르보 뭐? 하는 건 그 순서중 하나였고.
우리나라의 음식들도 서서히 인지도가 높아지는 이 마당에 영어메뉴를 Korean 어쩌구
하는 설명식으로 써놓는 것은 다 지은 밥에 재뿌리는 격이다.
다행히 비빔밥이나 김치는 발음대로 써놓는 곳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나라 음식 발음이 어려워서 외국인들이 인식을 못할거라고? 세계 4대 스프중에
똠얌꿍이 들어가는 것을 알고있나. 그게 과연 쉬운 발음이라 4대 스프에 들어갔을지
곰곰이 생각해보자.(4대 스프는 똠양꿍, 샥스핀, 부야베스. 또 하나를 모르겠어요 ㅠ ㅠ)
그렇다면 화딱지나는 이 메뉴판들을 어떻게 고치면 좋을까.
내가 권유하는 메뉴판은 이렇다. 비빔밥을 예를 들면 일단 한글로 '비빔밥'이라고
크게 써주고, 국가가 권장하는 영문식표기법을 써준다. Bibimbab이런 식으로.
( 한글의 영문표기 기준법이 있지만 그거 식당주인들이 일일이 신경써가며 영어로
고치고 있겠는가, 국가에서 이 메뉴는 이렇게 써라!! 하고 열거해놓은 것을 인터넷으로
검색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옆에 mixed rice 이딴거 쓰지말고 제대로 된 메뉴
설명을 해주는 거다. '쌀밥에 각종 양념이 된 야채와 달걀, 고기 다진 것등을 넣고
참기름과 고추장을 넣어서 비벼먹는 것.' 이런식으로. 그리고 정말 이건 글로 써서는 도저히
설명하기 어렵다 싶을때 rice cake soup든 뭐든 알아보기 쉬운 걸 마지막 보루로 써줬으면
좋겠다. 와 그거 복잡하다 누가 그거 일일이 읽냐. 그럴지도 모르지만 충분히 읽는다.
외국에서 밥먹을 때 참 고민된다. 뭘 먹을까, 이건 도대체 무슨 요리일까
그 때 메뉴가 '일본식 연어 식초밥'이라고 써있는 것 보단 '식초와 설탕으로 간을 한 밥에
연어를 잘라 얹은 것'이런 식으로 쓰는 게 더 이해가 잘 가지않을까?
( 제발 여기서 난 연어초밥이 더 쉬워!! 라고 하지 말아주시길. 우리가 저 메뉴가 뭔지
몰라 설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가정을 한겁니다)
Hot rice cake라니.. 난 절대 쌀가루로 만든 매운 케이크따위 먹고 싶지 않다!!!
음식점 점주님들 이게 어렵다면 적어도 '김치 Kimchi - korean hot pickles' 이렇게
라도 써 주세요. '김치 - korean hot pickles'이러면 외국인들이 서로 '너 뭐 먹었어?'
'몰라 이름은 안 써있고 무슨 한국식 피클이래' '오 한국에도 피클이 있어?' 이런 대화를
할 가능성이 충분하지 않습니까 ㅠ ㅠ..
나라에서는 다양한 한식 메뉴를 영어로 바꿔쓰는 표기법과 함께 제대로 된 영문 음식
설명을 배포하라!! 제발 밑 사진 처럼 만들지 말고 제대로 쫌 ㅠ ㅠ.
Ofc는 그렇다치고 Fork village -ㅁ-) 님짱드삼. 한국포크마을 만세. 가보고싶다.
사진은 이 카페에서 퍼왔심다'ㅅ')/
http://cafe.naver.com/w3fate.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38863
P.S. 실은 밑의 기사를 보고 화가 나서 쓰기 시작한 글이라죠.
http://news.media.daum.net/culture/others/200801/10/newsis/v19566999.html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하고 있는 경복궁(Gyeongbokgung), 불국사(Bulguksa) 등의
명칭을 외국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경복궁은 ‘The Grand Palace of Joseon
Dynasty’, 창덕궁은 'The Palace of Secret Garden'’등으로 바꿀 계획이다.
이야 참 잘했어요. 창덕궁 비원이 The Palace of Secret Garden이란다-_-)
외국 사람들 참 잘 이해하겠네. where is The Palace of Secret Garden? 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알아듣나. ORL..
첫댓글 좋은 지적입니다. 근데 제 생각은 명명에 원칙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정말 '까르보냐'를 '유럽식 크림 소면'이라고 한다면 저는 적극 찬성할겁니다. 원어를 그대로 가져오는 것과, 그 나라 말로 번역해서 표현하는 데에는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그 나랏말로 번역하면, 그 나랏말을 모르는 사람도 쉽게 연상을 할 수 있지요. 어르신들을 모시고 레스토랑 데려갔는데 '까르보냐'라고 하면 그게 뭐시여~라 하겠지만 '유럽식 크림 소면'이라면 뭐 정확한 맛은 몰라도 걸죽한 면음식이구나 라고 하겠죠.
단 단점이라면 그 나라만의 체계화된 문화 관념을 그대로 전달하는데에는 부족함이 있을 수 있다는겁니다. Client, Customer, Visitor, Guest 모두 우리말로 번역하면 '손님'입니다. 하지만 앞서 열거한 4가지 영어 단어는 사실상 의미가 다릅니다. 그것을 그대로 '손님'으로 번역해 버리면, 상당 부분에서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뭐 손님을 예로 들었지만 그런 일례도 무수히 많지요. 보니까 외래물 도입시 우리나라랑 일본은 원어를 그대로 쓰는 경향이 있고, 북한이랑 중국은 자국어에 맞게 바꾸는 경향이 있더군요. (세상에 메탈리카가 '금속악단'이라니 ㅋㅋ)
동감되는 부분이 많네요..
님 말에 완전 동감. 우리나라의 외국식레스토랑에 가도 고유의 이름을 써놓고 그 밑에 설명을 써놓는데, 우리나라도 그냥 고유의 이름을 써놓고 메뉴판 밑에다가 설명을 덧붙이면 좋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