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송나라는 세계 최초로 지폐를 발행하고
화약과 나침반 등 과학기술을 발전시켰던 나라입니다.
조욱이 1067년에 송나라 6대 황제로 즉위
했습니다. 스무 살의 피 끓는 청년 황제는 오랑캐로
무시해 왔던 거란이나 서하에게 평화를 담보로 많은
공물을 바치고 있는 현실에 분노했습니다.
부국강병을 꿈꾸던 그는 즉위와 동시에 당시에
주목받던 신진세력 왕안석(王安石)을 재상으로
등용하여 국정개혁을 시도했습니다.
천재적 능력을 가진 왕안석은 불과 5세 때 시경과
논어를 통달했으며, 이미 30대 후반에 경전 해석에는
그를 따를 자가 없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명성이
자자했습니다. 또한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 가운데
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왕안석은 송나라 조정에 만연한 부패와 불합리한
제도를 고치려 노력하였습니다.
그중 하나가 개혁적인 법률 제정인데 이것이 중국
역사상 가장 유명하고 논란도 많았던 "왕안석의 신법"
입니다.
이 법의 취지는 대지주와 대상인이 부당 이득을 취하지
못하게 하고 자영농민과 중소 상인을 보호하며, 조세법을
개정해 정부의 필요 물자를 확보하고, 더 능력 있는 관료
임용과 전투용 말의 원활한 조달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 신법은 당시 시대 상황에서 너무 급진적이고
이상주의에 치우친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 개혁 지지 세력과 반대 세력 간의 극심한
대립으로 사회가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황제도 어쩔 수 없이 왕안석을
해임했습니다. 지방으로 좌천된 왕안석은 다음 해에
바로 복직했지만 반대파들의 모함으로 다시 사직하고
한적한 곳으로 들어가 은둔생활을 했습니다.
정치가이자 뛰어난 문인이기도 했던 그는 관직에서
물러난 뒤 여러 작품을 남겼는데, 그때 쓴 시들이
특히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개혁의 뜻을
이루지 못하자 은둔하면서 오로지 시 짓기에 전념했기
때문입니다.
그 시절 가까운 벗들과 더불어 술을 즐기다 흥에 겨워
즉흥적으로 지은 즉사(卽事)라는 칠언 율시가 있는데
그 가운데 나오는 금상첨화라는 시구가 있습니다.
하류남원안서사(河流南苑岸西斜)
강물은 남원으로 흐르고 기슭은 서쪽으로
기울어졌네
풍유정광로유화(風有晶光露有華)
바람엔 맑은 빛이 있고 이슬에는 꽃의 화려함이
있네
문류고인도영택(門柳故人陶令宅)
문 앞 버들이 있는 곳은 옛사람 도연명의 집이요
정동전일총지가(井桐前日總持價)
우물가 오동나무가 있는 곳은 총지의 집이라네
가초욕복배중록(嘉招欲覆盃中淥)
좋은 모임에 초대받아 술잔을 거듭 비우려 하는데
여창잉첨금상화(麗唱仍添錦上花)
아름다운 노래는 비단 위에 꽃을 더한 듯하네
편작무릉준조객(便作武陵撙俎客)
문득 무릉도원의 술과 안주 즐기는 객이 되었으니
천원응미소홍하(川源應未小紅霞)
강의 근원에는 아직 붉은 노을이 남아 있네
시에 등장하는 도연명은 그 역시 벼슬을 그만두고
전원으로 돌아가 은둔하며 살았습니다.
그의 집 앞에 버드나무 다섯 그루가 있어
오류선생(五柳先生)이라 불렀습니다.
그리고 총지는 남조 시대의 마지막 왕조 진(陳) 나라의
시인 강총(江總)의 자(字)입니다. 그의 집 앞에 우물이
있었고 그 옆에 오동나무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 시에서 '비단 위에 꽃을 더하다'라는 뜻의
금상첨화가 유래했습니다.
곱고 부드러운 비단은 비싸고 귀한데 꽃 역시
아름다움의 상징이므로 '좋은 것에 좋은 것이 더해짐'
을 비유하는 말로 쓰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니 홀로 있는 시간이 늘어갑니다.
혹시나 싶어 친구에게 전화라도 하면 병원에
가 있고 또 어떤 친구는 감기가 들어서 못 나오고
또 어떤 친구는 손자 봐주느라 바쁘고
날이 갈수록 외로움만 더해 갑니다.
외로울 때는 술 한 잔 놓고 정답게 대화라도 나눌 수 있는
친구라도 곁에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錦上添花)인데
인생의 황혼길에서 먼산만 바라보는 시간이
늘어만 갑니다.
친구들, 날씨가 춥습니다.
옷 따뜻하게 입고 감기 걸리지 말고 건강하게
겨울 보내시길 바랍니다.
안녕~~
첫댓글 친구 덕분에 오늘도 역사 한 페이지 잘 배우고 갑니다.
저녁 바람이 찹네요. 건강 관리 단디하이소.
외로움은 지극히 주관적인 감정이라
아무도 대신해 줄 수 없는 것 아닌가요?
우짜모 좋을꼬.
같은 사자성어로 뜻이 정반대인 설상가상이 있잖아요.
쌍말로 엎어진데 밟고 간다.
요즘 그런 세상이 펼쳐지고 있어서 마음을 가라앉히기가 참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