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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골공주’ 김민전
자유일보
조우석
이건 너무 일방적이다. 매를 맞을 걸 맞아야 하는데,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을 둘러싼 현 상황은 쉬 납득이 안 된다. 민주당이 벌떼처럼 일어나 국회 윤리위 제소 등을 들먹이자 김 의원 본인부터 사과를 했다. 그통에 보수진영 전체가 죄인인양 머리 숙인다.
상황의 발단은 김 의원이 윤 대통령 체포를 막겠다는 반공청년 조직 백골단 편을 들면서부터다. 백골단의 국회 기자회견을 주선하자마자 역풍이 분 것이다.
시비는 두 가지다. 백골단이 1980년대 민주화운동 시위대를 진압했던 사복경찰을 지칭한다는 논란이 먼저다. 또 백골단은 땃벌떼-민족자결단 등과 함께 1950년대 부산정치파동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동원했던 어용단체란 비난도 있다.
문제는 이런 시각이 모두 현대사에 관한 편향된 인식을 반영한다는 점이다. 우선 백골단이 1980년대 사복경찰 부대를 지칭한다는 얘기는 공권력을 악마화하려는 운동권적 시각이다. 당시 사복경찰이 전대협·한총련에게 특히 위협적이었다는 말은 그들이 당시 치안 유지의 일익을 담당했다는 말도 되지 않을까? 그런데도 공권력=악, 운동권=선의 이분법은 너무 편협하다.
동시에 동의 못하는 건 1950년대 백골단을 정치폭력 단체로 후려치는 시각이다. 부산정치파동부터 민주냐 독재냐의 잣대로 재단할 수 없다. 당시 파동은 내각제-대통령제를 둘러싼 이승만과 국회 사이의 충돌이다. 그때 국회는 이승만 독주를 막기 위해 내각제 개헌을 시도했다. 당시 미국은 국회를 포섭해 이승만 축출 계획까지 세웠다. 그런 초위기 상황에서 이승만이 선제적으로 자신과 대한민국을 방어하려 뽑았던 카드가 백골단 등 단체였다. 유감스럽게도 현행 교과서는 반이승만적 시각에 매몰돼 그런 측면을 의도적으로 부각시키지 않고 있다.
어쨌거나 70여 년 만의 백골단 부활이 흥미롭고, 종래 관변단체에서 자발적 반공청년단체로 진화했다는 점도 눈에 뜨인다. 이걸 종합한다면 이번 파동에서 반공청년단의 잘못은 전혀 없다.
김민전 의원 역시 고개 숙일 필요 없다. 민주당이 붙여준 ‘백골공주’도 불명예 아닌 훈장 아닐까? 더욱이 그는 기회주의적인 국민의힘에서 유독 돋보이는 의정활동을 해왔다. 이번 일을 계기로 보다 용감한 대중정치인으로 거듭날 수도 있다.
요즘 비상하게 돌아가는 정국에서 국민은 새롭게 배우는 게 엄청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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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석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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