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박동으로 이사온 지 얼마되지 않기 때문에 이 지역에 대해 아직은 익숙치 않다.
며칠 전 운동하다 다리를 부딪혀 정형외과를 가야했다.
아무리 이 동네를 눈씻고 찾아봐도 정형외과를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약국에 들어가 약사님께 물어 드디어 역곡역 근처에 있는 ㅎㄷ 정형외과에 갔다.
근처에 정형외과가 없다보니 환자들이 꽤나 많이 있었다.
나를 비롯한 많은 환자분들이 그렇겠지만 이 지루한 대기시간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은 의사를 만나 치료를 받고 빠른 회복에 대한 바램때문 일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의사가 너무나 환자들에게 무례했다.
언니랑 같이 진찰실에 들어갔는데 당연히 언니는 동생의 발목상태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았고 의사에게 물었다.
그러나 의사는 언니가 말을 꺼내기가 무섭게 말을 자르며 자신의 말이 아직 안끝났다고 하면서 환자랑만 얘기하겠다고 말을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얘기만 늘어놓았다. 내 질문에도 아까 자신이 말하지 않았냐며 답했다.
전형적인 권위주의를 느낄 수 있었고 또한 상대방이 자신의 말에 얼마나 상처를 받는 지는 안중에도 없어 보였다.
원래가 다혈질 성격인 나였지만 어쩔 수 없이 잠잠하고 있었다.
치료받을 동안에는 얌전히 있어야겠지...괜히 의사한테 찍히면 좋을 것은 하나도 없을테니까....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픈 것도 억울하고 서러운데....이런 상황까지 받아들여야 하니 눈물이 꾸물거렸다.
정말 할 수만 있다면 아프지않고.....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아픈 서러움, 무시당하는 서러움은 되도록이면 겪고 싶지 않다.
몸은 치료하지만 대신 마음에 상처를 내는 사람을 과연 의사라고 할 수 있을까....?
생각할 수록 아드레날린이 분출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감사일기를 놓을 수 없는 것은....
나 또한 그 의사의 같은 모습으로 언제 어디서 다른 사람들을 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를 반면교사로 삼고 내 자신을 좀 더 성찰하는 계기가 되어 감사한다.
요즘 하루가 너무나 길게 느껴지는데 이 시간들을 통해 인생에 있어 중요한 것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감사한다.
그리고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그런 인격의 소유자가 되길 소망한다.
첫댓글 아 생각하는 계기가 되는 글 감사합니다.
제가 아는 분중에 의사를 지망하는 분이 있는데, 그 분과 저가 공통적으로 얘기한 게 있습니다.
환자와의 '소통'이 중요하다. 저는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줄 알았는데(잘난척ㅋㅋㅋ,근데 무슨 글을 보고 생각한 게 아니라 스스로 생각한 거라서) 그 분도 몸이 안 좋아서
의사를 많이 접하다 보니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다시금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합니다!!
잉 속상하셨겠어요 ~ 마음까지도 어루어 만져주는 사람이 진짜 의사가 아닐까? ㅠ 얼른 나으세요~
저도.. 몇일 전에 이사했는데 아직도 집안이 어수선하네요 ㅠ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