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니 겨우내 죽은 듯하던 나무 가지 끝에서
새 잎과 꽃봉오리가 싹터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추위에 얼어죽어 말랐던 나무 가지에서는
봄이 되었는데도 또 봄이 다 가고 여름이 되는데도
아무 소식이 없습니다.
겨울 동안에는
죽어 마른 나무 가지와 얼어 잠든 가지를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봄이 되어 생명의 기운이 통하는 가지는 생명의 표지이니
잎과 꽃이 나옵니다.
생명력이 통하여 흐르는 나무 가지는
봄의 햇살이 오기를 기다려 성장을 시작합니다.
성령 강림 대축일이 되었습니다.
성령께서는 우리 안에서 우리와 함께 우리를 통하여 흐름으로써
우리를 성령의 사람으로, 성령의 궁전으로,
성령의 도구로 만들어 남들에게까지 가시고자 하십니다.
나무 속과 껍질과 뿌리와 줄기에
물기가 통하여 흐르며 움직이는 생명력처럼
우리의 몸과 맘과 말과 행위 속에는 성령께서 계시며
성령께서 흐르듯 지나시며 적시듯 가득 차시며
깨끗이 하시며 힘차게 하시며 자라게 하시며
거룩하게 하시며 굳세고 의롭게 하십니다.
우리의 말마디 속에 그 말소리 속에
그 말 뜻 속에 그 말을 적은 글 속에 성령께서 오실 수 있으며
계실 수 있고 오시고 있어야 하며 살으시고 움직이시고
일하신다는 것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말과 행동, 마음과 생각이
성령께서 좋아하시고 즐기시고 기뻐하시도록
꾸미고 마련하며 삼가고 다듬도록 합시다.
우리는 음식을 준비하고 방을 치우고 방석을 깔고
집안을 치우고서 손님을 오시라고 초청합니다.
"오소서 성령이여."라고 기도하기 전에
성령께서 오실 수 있도록 사실 수 있도록
우리는 우리 자신을 준비하였는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아무런 준비 없이
예를 들어 성령께서 도저히 우리에게 오실 수 없도록
무준비 상태 또는 잘못된 준비 상태에서
성령을 오시라고 목청 높여 아무리 노래하고 기도하여도
성령께서 오시지 않는 것이 아니라 오실 수가 없습니다.
생명력이 흐르지 않는 나무는 봄이 와도 소용이 없고
나무 노릇을 하지 못하듯이
성령이 통하지 않는 신자, 성령이 흐르지 않는 말과 행동은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소용이 없습니다.
성령강림 대축일을 계기로
우리의 영혼 상태와 신앙생활을 재점검, 재정비하도록 합시다.
|
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