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의 세계 Material World-리튬
에드 콘웨이의 이어지는 글로 마지막 자원인 ‘리튬‘에 관한 글이다. 그는 리튬을 미래의 자원이라 썼다. 리튬이 물질세계의 6대 핵심 물질로 자리 잡게 된 확실하고 실증적인 논리가 있다. 리튬은 매혹적인 금속이다. 빅뱅 당시에 수소, 헬륨과 함께 창조된 세 가지의 원소로 우주에서 가장 오래된 물질 중 하나다. 리튬은 가볍고, 전도성이 있으며, 전기화학적 특성을 모두 갖춘 원소는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리튬처럼 에너지를 잘 저장하는 금속도 없다. 무척 가벼워서 기름 위에 뜨고, 아주 물러서 식칼로 자를 수 있지만, 반응이 매우 빨라서 물과 공기에 닿았을 때 거품이 일거나 폭발하는 등 화학 실험실 외부에서 원소 형태로 본 적이 없는 물질 중 하나다.
단계적으로 탄소 배출을 제거하고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으려면, 우리는 세상 대부분을 전기로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전기를 저장할 방법은 없다. 태양광 패널이나 풍력발전 터빈 등, 재생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내재한 불안전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기 에너지를 저장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배터리가 모든 답을 주지는 않지만, 이런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해주는 아직 발견하지 못한 연결고리의 핵심인 것은 분명하다. 지구상에 칠레보다 리튬을 많이 얻을 곳은 없다. 이유는 다음이다. 소금 사막은 일종의 가마솥으로 생각하자. 안데스의 화산 지대가 한쪽에 있고 더 작은 산맥이 반대쪽에 있다. 물은 안데스산맥에서 여러 다른 강으로 흐르고, 깊은 협곡을 거쳐 분지로 향한다. 이 물은 칠레 토양에서 흔치 않은 미량의 광물을 가져간다. 계곡의 바닥에 도달한 물은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가마솥에 갇힌 채로 자갈투성이 땅에 스며들다 건조하여 증발한다. 이런 현상이 수백만 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벌어졌음을 생각하면 이런 거대한 소금 사막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이해하게 된다. 물을 증발하고 농축된 소금 혼합액이 남는다.
노트북, 휴대 폰, 전기차 배터리의 일부가 이 아주 오래된 액체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은 물질세계의 친숙한 역설 중 하나다. 태고의 것이 가장 새로운 것을 탄생시킨다. 소금물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기업은 두 곳이다. ’엘버럴‘과 ’SQM‘이다. 오래된 소금물을 소금 우물에서 퍼, 올려 거대한 연못으로 보내 물을 증발시킨다. 이 과정은 몇 달씩 걸린다. 다시 연못으로 보내 마그네슘을 제거한다. 1년 넘게 걸린 땅속 우물에 남은 담청색 소금물은 황록색 용액으로 농축되어 형광펜처럼 밝게 보인다. 이 단계에서 25%의 염화리튬이 되는데, 녹색은 실제로 용액에 앉아 있는 붕소에서 오는 것이다. 무명 시절 리튬은 약품으로 활용되었다. 조울증과 우울증 같은 증상의 특효약이었다. 원자력 기술에서 용융형 원자로 냉각수에 쓴다. 유리 강화를 촉진하며, 특정 금속에서 합금 역할을 하고, 리튬 화합물은 미끄러운 성질을 바탕으로 훌륭한 윤활제가 될 수 있다. 도자기의 색과 강도를 향상하게 시킨다.
리튬을 배터리에 최초로 쓴 사람은 ’토머스 에디슨‘이다. 전기 시대의 초창기에는 배터리로만 동력을 얻을 수 있었다. 오늘날 전력 대부분을 생산하는 발전기 발명 이전에 전보와 초기 전등은 원시적인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삼았다. 1970년대까지는 누구도 변덕스러운 리튬을 배터리에 넣어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잘 길들이지 못했다. 배터리는 일종의 연료지만 화석연료가 아닌 전기화학적 연료다. 배터리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은 잘 통제된 화학적 반응으로 물질에 포함된 폭발적인 에너지를 전류로 바꾸는 것이다. 리튬보다 더 폭발적인 재료는 없었다. 결국 1992년 리튬 이온 배터리가 만들어졌다. 당시에 핸기캠 제품 중 일부에 사용되는 선택적 배터리팩이었다. 일반적인 니켈 수소 배터리보다 세 배는 작고 가벼운데 용량은 더 컸다. 이후 리튬 배터리는 확산하였지만, 스마트폰이 출현하기 전까지 최적의 장소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미국에서 첫 시제품을 만들고 영국에서 발전시킨 이 발명품이 일본에서 대량생산 되었다는 점은 영미권에 좌절을 안기는 주제 중 하나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리튬 이온 배터리는 전기 시대의 필수 요소가 되었다. 노트북, 스마트 폰, 전기차까지 쓰이는 필수 요소가 되었다.
칠레의 리튬 삼각지대가 세계에서 가장 리튬 소금물이 집중된 곳임을 자랑하지만, 중국의 티베트 고원에서도 염호가 발견되었다. ’스포듀민‘(리튬 알루미늄 규산염) 이라고 하는 단단한 베이지색 바위에서도 금속을 추출할 수 있다. 우리는 전기차를 구매할 때, 배터리팩의 리튬이 어디에서 오는지 알지 못한다. 누가 그게 어디서 오느냐고 묻는다면 대답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무엇보다도 생산 과정이 친환경적이었는지 여부를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전기차를 몇 년 사용한 뒤에는 휘발유 자동차 대비 환경 비용을 회수하게 되겠지만, 그 기간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문제는 리튬이 얼마나 존재하느냐가 아니라 리튬을 추출하는데, 비용과 환경적 측면에서 어느 정도 노력이 들어갈 것인가이다. 이 자원의 둘러싼 문제는 물이다. 건조한 사막에서 리튬을 생산하는 데 도대체 왜 물을 사용할까? 주민과 활동가 농부 모두에게서 듣는 민원이다. 염호에서 퍼 올린 소금물을 연못으로 옮기기 위해 리튬 광산기업은 염호 가장자리 땅에서 담수를 퍼 올린다. 물을 수로에 주입하지 않으면 전체 시스템이 막힌다. 그러면 리튬을 얻지 못한다. 염호의 물은 염도가 25~30% 정도 소금을 포함하지만, 나머지는 물이다. 현지인들은 물방울 하나도 보존하려고 애쓰는 순간부터 살인적인 사막의 태양 아래 펼쳐진 광대한 연못에서 증발하는 건 갈증을 해소하려는 물인 것이다.
소금물은 물과 무척 다른 특징을 보이며, 좀처럼 물과 섞이지 않고 담수보다 땅속으로 훨씬 깊이 가라앉는다는 것이다. 광산기업들이 염호에서 소금물을 퍼 올리면서 수백만 년 걸린 이곳의 소금물 저장소를 고갈시키고 있다. 이제 리튬 추출을 중지하는 건 불가능하다. 리튬 제조사들은 오래된 소금 제조업체로부터 더 많은 아이디어를 빌려오게 될 것이다. 중국에서는 대량으로 생산되는 배터리에 소다회를 추가하는 것이다. 장시간 배터리에 사용되는 또 다른 형태인 수산화리튬을 만들기 위해선 수산화나트륨을 추가한다. 정제공장에서 배터리용 등급의 리튬을 담은 자루들은 트럭으로 운반되어 배로 수송된다. 대부분 아시아로 향하지만, 장차 미국과 유럽의 공장에서 향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산유국을 중시하는 것은 배터리 시대는 새로운 유형의 전기국가를 발생시키는 중이다. 칠레, 아르헨티나, 호주, 중국 같은 나라는 이런 재료의 추출과 경제 영역을 지배할 것이다. 20세기의 지정학적 이야기가 중동과 러시아의 독재자 및 폭군의 변덕에 의해 정의되었던 것처럼, 21세기가 지나가면서 결국 나머지 세상이 이런 중대한 원료에 의지하는 동안 새로운 인물과 나라가 등장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필자는 주장한다.
다만 이번엔 세 가지 차이점이 있단다. 첫째는 우리가 에너지 사다리를 오르기보단 내려가는 중이라는 것이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석유, 가스, 심지어 석탄보다 크게 낮은 에너지 밀도를 보인다. 둘째는 우리가 채굴하는 물질들이 연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것들의 동력은 증발하지 않고 배터리 내부에 설치되어 이론상 재활용될 수 있다. 셋째는 그런 물질을 추출하는 나라들이 과연 이 일을 계속해야 하는지 확신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칠레 정부는 새 헌법을 국민투표에 부쳤다. 사람들은 수정안을 거부했다. ‘가브리엘 보리치’ 정부는 구리와 리튬 추출 규제를 더 엄격하게 하는 계획을 밀어붙였다. 세상에 이런 물질들이 더욱 필요한 이 시점에서, 이런 전기국가들이 그걸 제공할 준비가 되었는지 분명하지 않다. 유럽과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 생산을 위해 일본, 한국, 중국 회사들과 협력하는 일은 더 일반화되고 있다. 정부와 소비자도 그들이 점점 더 많은 전기차를 팔길 바란다. 어떤 의미에서 이것은 좋은 신호이다. 당분간 테슬라를 포함한 몇몇 자동차 제조사에 많은 의미를 갖고 있다. 그들은 이제 자체 배터리를 생산하려고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현재 파나소닉이 공급하는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더 높고 비용도 덜 그는 두툼한 원통형 배터리를 제조하는 계획을 자주 언급했다. 이른바 ’콜라 캔‘이라 불리는 배터리다.
모든 화학 반응에서 유일하게 제외할 수 있는 금속이 리튬이다. 이 기이하고 정의하기 힘든 요소의 전기화학적 힘은 스마트 폰, 노트북, 전기차가 있는 우리의 삶에 엄청난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역할을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세상이 전기화되면서 우리는 예기치 못한 장소에서 배터리를 필요하게 되었다. 따라서 배터리 내부에 들어가는 화학물질의 소요도 더욱 증가할 것이다. 장기적으로 리튬의 대안이 될 만한 물질이 있지만(나트륨 이온 배터리) 주기율표의 위치를 생각하면 나트륨은 절대 리튬만 한 무게 대비의 전력과 용량을 제공하지 못할 것이다. 다른 돌파구가 있을 수도 있다. 실리콘 칩이 진공 스위치에 했던 것처럼, 전해액을 제거한 고체 배터리를 연구 중이다. 하지만 거의 모든 시제품이 여전히 고체 배터리, 리튬 공기 배터리 등 특정 요소의 특별한 전기화학적 특성을 활용한다. 그러니까 모든 길은 리튬으로 통한다.
2026.06.30.
물질의 세게 –최종회
에드 콘웨이 지음
이종인 옮김
인플루엔셜 간행
첫댓글
미래의 자원
리튬.
좋은 글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