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을 한 지 4년이다. 그러니 목화꽃을 보아 온 지가 4년이 되는 셈이다. 처음에는 무슨 꽃인지 몰라 물어봤고 그 후는 내가 많은 분에게 이 꽃이 목화꽃이라고 일러준다.
주인은 오래전부터 목화를 심어 왔다. 입구에 심어 지나가는 어린이집 유치원 아이들에게 목화에 대해 일러주기 위해서이다. 벼도 심고 딸기도 심어 아이들에게 직접 따라고 한다. 지금 하는 텃밭의 목적은 어린이들을 위한 현장 식물 체험장이었다 한다. 그러다 분양이 덜 되어 남은 땅을 일반인에게 하도록 한 것이다.
연분홍, 새하얀 목화꽃이 참 예쁘다. 이런 꽃이 지고 그 자리에 뭉게구름같이 목화솜이 다소곳이 나온다. 옛 우리 조상은 이 작은 것을 모으고 모아서 목화솜을 만들었다. 생각만 해도 조상들이 존경스럽다. 예전에는 집집마다 목화솜 이불을 깔고 덮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차츰 목화 이불은 사라지며 가볍고 따듯한 카슈미르 또는 해피론 이불을 집집마다 갖고 있다. 이유는 세탁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손으로 물빨래를 하거나 세탁기에 돌리면 그만이다. 목화솜 이불은 세탁할 수가 없어 2~3년이 지나면 솜틀집에 가서 솜을 틀어 다시 이불을 만들어야만 했다. 요즈음 누가 이불을 만들 것이며 누가 이렇게 번거로운 이불을 덮겠는가. 신혼부부의 혼수로도 지금은 거의 하지 않을 정도이다. 그러니 자연히 솜틀집도 서서히 없어지고 몇 집만 전통을 이어갈 정도이다.
오래전 결혼을 앞두고 엄마는 이모랑 목화솜을 사다가 이불을 두 채 만들어 주셨다. 한 채는 시어머니를 위해, 한 채는 우리 부부를 위해서였다. 어느 날 직장에서 돌아오니 엄마와 이모가 목화솜을 방안 가득 펴고 양단으로 이불을 꿰매고 있었다. 나는 이불 위에 벌렁 누웠더니 이모가 시집가는 게 그렇게 좋으냐고 놀리셨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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