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론 마무리
1930년대
음반사들의 음반 판매촉진 도구로 조직된 악극단이 등장합니다
이는 미국의 1880-1930년대 유행했던 보드빌
(연극, 춤, 노래, 묘기, 만담, 짧은영화의 패키지쇼)의 한국판입니다
당시 악극단에서 활동한 인물로는
가수 ; 고복수, 이난영, 남인수, 김정구,
악단장 ;손목인, 작곡가 ;박시춘이 있습니다
1930-1940년대는
민속음악의 공동체적 감상에서 개인주의 감상의 유행가로 이행시기입니다
1950년대 초반은 한국 전쟁때로 당시 유행가는
전선야곡, 단장의 미아리 고개, 굳세어라 금순아(현인),
이별의 부산정거장(남인수)가 있는데
그 당시 미국은 애국적인 내용과 반공가사 및 귀향군인(어니스트 텁)의
컨트리가 기승을 떨치고 있었음을 비교해 보면
트로트와 컨트리가 가장 대중적으로
서민들의 감성을 대변해 주는 음악임을 알 수 있습니다
컨트리뮤직을 역순으로 감상하면
떠나간 애인, 잃어버린 트럭, 일자리, 개가 모두 돌아온다
는 농담이 있는데 이는 컨츄리가 상실의 정서를 내포한
미국 서민의 음악임을 시사하며
여기에 트로트를 대입하면 한국서민의 음악이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합니다
트로트를 역순으로 감상하면 어떨런지 상상하는 맛도 각별할 듯 합니다
추가로
1956년 신익희 급사로 비내리는 호남선이
1960년 조병옥 급사로 유정천리가 개사되며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1950년대 초반 미국은
남녀 중창단 더 코르뎃츠, 폰테인 시스터스, 맥과이어 시스터스의
중창단이 유행하는데
백인중산층의 보수적 취향에 맞춰 요조숙녀 이미지와
부드러운 화음의 발라드가 대세를 이룹니다
노래만 듣고도 어느시대 노래인줄 알수 있다는 것은
모두 그 노래가 그 노래같은 천편일률적이라는 비평을 받기도 하지만
음악이란 시대상황의 반영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1960년대 한국은
최희준(냇킹 콜) 우리애인은 올드미스,
한명숙(조 스태포드) 노란셔츠의 사나이
패티김 Till, 현미 밤안개(빌리 본)
블루벨스, 봉봉사중단, 자니 브라더스, 김시스터스, 이시스터스 김치캐츠
그리고
미8군 가수와 밴드의 패키지식 쇼는 그랜드 올 오프리 한국버전
임을 볼때 한국의 미국 무작정 따라하기를 알 수 있습니다
일제시대 일본의 영향에서 벗어나는가 싶더니
무차별적인 미국바람 영향으로
미국적이지 않은 것은 촌스럽고, 시대착오적이며 구질구질하다며
트로트가 희생물이 되어 뽕짝(2박자에서 유래)이라 불리며 비하됩니다
여기서 미국화 트로트가 탄생하고 현재의 트로트에 표준화 형성하는데
요나누계 음계와 2박자 리듬이 사라지고
장단음계 중심 블루음 가미, 팝과 라틴리듬 사용되며
고향, 이별, 어머니 주제와 뒤집고 꺽는 창법 강조를 합니다
사견으로 이 시기를 트로트 2기 정도로 봅니다
트로트의 여왕, 가장 한국적인 음색이라 극찬을 받는 가수 이미자!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는
초창기 유행가를 불렀던 황금심이나 이난영과 차별화를 두며
비음이 별로 없고 긴음을 떨림없이 쭉 뻗어주는 창법을 사용합니다
열아홉 순정은 셔플리듬에 경쾌한 싱코페이션은 스윙의 일종입니다
이미자는 미국음악에 어울리는 음색과 가창법으로 트로트에 적용하여
꺽는음이 있지만 나머지 음들의 깨끗한 처리와
대비되어 더욱 돋보입니다
남성가수 트로트의 대명사격인
배호, 남진, 나훈아 이들 3인방 역시
이미자와 같이 서양적인 음색인 것이
1930년대의 이난영과 남인수에서
1960년대 이미자와 나훈아로 이어지는
트로트를 비교해보면 대략 30년 차이에
엄청난 변화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마치 일제 시대와 미군정 시대의 차이만큼으로...
엔카와 트로트와는 별개임을 굳이 강조할 필요도 없이
두곡을 비교해서 들어보면
특히 엔카는 간드러짐이 두드러지는데
이는 우리음악에서 극히 꺼려했던 것이며
박자 역시 같은 2박자를 치더라도
우리의 경우 맺고 끊음이 정확함을 지표로 삼는데
멋 부린다고 늘어지는 박자를 치면 아예 음악 취급을 안합니다
1970년대 중반
워싱턴DC지역에서 유래한 펑크인 고고는
싱코페이션과 셔플을 강력하게 사용하는 비트가 특징입니다
로크롤이 리듬앤 블루스에서 독립된 장르로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상기 비트를 사용치 않고 균등하게 음이 쪼개어진
8비트를 사용했기 때문인데 아이러닉하게도
우리나라에서의 고고리듬이란 로큰롤의 8비트를 가리킵니다
우리나라에서 4박의 노래를 할때
하나-둘-셋-넷 중 하나와 셋에 강세를 두는데
록에서는 4박을 8비트로 쪼개면
하나-둘-셋-넷-다섯-여섯-일곱-여덟
셋과 일곱비트에 강세를 둡니다
백비트는 셋과 여섯 번째 음에 악센트를 줍니다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8비트와 백비트 느낌으로
고고리듬에 얹어진 트로트, 즉 록과 트로트의 결합입니다
그 당시 유행된 트로트는
최헌 오동잎, 함중아 내게도 사랑이, 윤항기 장밋빛 스카프
80년대
조용필의 미워미워미워, 허공이 유행하고
무엇보다도
1977년 토요일밤의 열기 와 비지스의 디스코 열풍에
1979년 잠시 반디스코 운동이 반짝였지만
1980년 바야흐로 전세계적으로 디스코의 광풍에
모든 장르의 음악이 초토화됩니다
세상엔 오로지 디스코만 있는 듯 했습니다
디스코는 혜성처럼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되어 온 것이고
당시 상황에 부응한 음악이라는 것만 밝히고
디스코로 인해 사교춤에서 막춤으로 전환되었다는 것
그리고 트로트는 비애의 노래에서 희열의 노래로 전환되었다는 것
바로 뉴트로트의 등장
즉 주현미의 트로트 메들리가 전국을 강타합니다
디스코의 맛을 가미한 약식화된 사교춤으로 부활되고
관광버스 춤의 성행은 국민댄스로 부각됩니다
저렴한 가격과 편리함으로 트로트(컨트리)메들리 카세트테이프가
길표 음악(고속도로 휴게소), 장바닥 사운드를 형성합니다
컨트리음악 역시 트로트메들리와 같이
길표음악으로 컨트리메들리 테이프를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은 트로트와 공통점이 있습니다
참고로 장바닥 사운드의 특징은
소리는 너무 세련돼서도 안되고 반주가 너무 화려해서도 안되고
템포도 적당해야 되고 보컬이 너무 크거나 작아도 안된다
에코를 쓰면 너무 난잡해 지니까 더블녹음을 한다
끈적끈적한 소리가 나야 한다
흥이 나서 함께 노래 부르는 것 같은 소리가 나야 된다
사람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하고
같이 춤추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해야 한다
이 당시 신바람 이박사 테크노 뽕짝도 유행합니다
(사견으로 뉴트로트의 등장을 트로트 제3기로 봅니다)
1980년 중후반
문희옥(사투리 디스코) 김지애 얄미운 사랑(전영록 작곡),
하춘화 날버린 남자, 김수희 남행열차
트로트 4인방 - 현철, 설운도 태진아 송대관
숨가쁘게 달려온 긴 역사를 압축함으로 생략이 심했는데
트로트의 끈질긴 지속성과 대중적 흡인력으로
명실공히 한국의 대표음악 장르임을 확인했으리라 봅니다
디스코는 이제 흘러간 물이라 거론조차 되지 않고
최근 유행하는 랩 역시 스쳐가는 바람이라
조만간 디스코처럼 잊혀질 것입니다
트로트는 흘러간 노래가 아니라 흘러온 노래로서
본체는 여전한데 시대에 따라 옷만 갈아 입으며 끊임없는 변화로
한국인의 정서를 대변할 것입니다
아쉬운 것은 트로트라는 외래어를
순수 한국어로 대체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장문의 글에 지친 독자를 위해 하고픈 많은 말들을 덮으며 마감합니다
첫댓글 공부가 많이 되었습니다.
흥미롭고 유익하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