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인간의 수평적 관계
-공생
지난 몇 년 동안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함께 사는 삶을 체험했다. 서로를 위해 마스크를 쓰고 생활했다. 자연재해나 예상치 못한 재앙이 덮칠 때마다 서로 돕고 함께 사는 법을 배우기도 한다. 또 자연과 인간이 지배의 종속이 아니라 공생의 길을 가야 함을 절실히 깨우치고 배웠다. 중세기 흑사병 이래 최대의 재앙을 맛보았다.
옛날에는 한 가정 안에서 3대가 함께 대가족을 이루며 살았다. 형제들이 부대끼며 자라는 동안에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배웠다. 더 나아가 이웃과 연대를 이루며 공동선을 향하여 공생의 길로 갔다. 모든 일은 사필귀정이다. “하느님을 찾았으나 뵈올 길 없고, 영혼을 찾았으나 만날 길 없어, 짝을 찾았더니 셋 다 만났네.”(이해인의 인생의 열 가지 생각에서) 이 비유는 어떤 상황에서도 만나기 어려운 무언가를 찾다가 결국 우연히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오늘날 과학 만능의 시대로 개인과 이기주의로 치닫고 있으며, 모든 것을 누구의 도움 없이 스스로 찾고 해결하니 공생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들린다. 그러나 혼자 살 수는 없다. 자연과 인간은 수평적 관계로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 인간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지 지배하며 사는 게 잘못된 인식이다. 창조주는 서로 피조물 간에 조화롭게 살라고 했지 마음대로 지배하며 살라고는 하지 않았으리라.
수평적 관계에서 자연을 마구 훼손하면 어떻게 될까? 결국은 지구의 피조물이 공멸의 시기가 온다. 그래서 오늘날 생태학의 중요성이 거론되며 부각하고 있다. 우주론에서 과학과 종교가 서로 맞서 대립과 갈등을 빚어왔다. 그러나 지금은 창조와 진화가 대립의 관계에서 벗어나 서로 간에 의존적 관계로 창조적 진화론으로 정립되고 있다.
미국의 생태학자이며 신부인 토머스 베리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인간은 자양분과 은신처를 가질 권리가 있지만, 다른 종을 서식지로부터 몰아낼 권리는 없다고 한다. 살아 있는 존재는 절대적 상호 의존의 관계라고 했다. 어떤 존재도 스스로 영양을 공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토머스 베리의 그리스도교의 미래와 지구의 운명)
지구에서 자연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하고 만다. 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진화하며 새로운 창조의 질서(창조적 진화론)를 유지한다고 한다.(떼이야르 드 샤르뎅) 해서 개체 보존이 필요하다. 강자가 약자를 공생하며 보호해야지 필멸시키면 생태계의 교란으로 강자도 수렁에 빠지고 만다.
세계는 새로운 우주의 질서를 찾아가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해서 우리는 작은 것부터 실천하고 있다.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분리하며 상생의 길로 가면서 공생의 질서를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