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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들려준 그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습니다.
무대는 55년 전쯤의 경북 영천군 임고면.
제 친구 섭이의 고향마을입니다.
마을 공터에 고만고만한 동네 아이들이 모여 놀고 있었는데... 중학교는 다니지 않았지만 중학생 또래의 한 마을 형이 그 아이들과 함께 놀고 있었다고 하네요.
어디서 읽었는지 들었는지... 윌리암 텔의 고사를 알고는 그 감명의 깊이가 남달랐던가 봐요.
마침 아이들 중에 대나무로 만든 활을 가지고 노는 아이가 있었는데, 냉큼 그 활을 빼앗아 시위를 당겨보고 대나무 화살을 먹여 쏴보기도 했다는데... 그러다가 윌리암 텔의 고사가 문득 떠올랐겠죠?
사과 과수원이 많은 동네라 사과 구하기는 일도 아니고, 결국 옥신각신한 끝에 한 아이의 머리 위에 그 사과가 올려졌다네요. 그 아이는 그 면의 면장님 귀한 외아들이었다는데...
열 발자국인지 스무 발자국인지를 걸어서 멈춘 형이 활을 들어 올리고 화살을 시위에 걸어 팽팽하게 당길 즈음 둘러선 동네 아이들도 팽팽한 긴장으로 침 삼키는 소리만 꼴깍꼴깍 들렸다네요.
시위를 떠난 화살이 공간을 가를 때, 둘러선 아이들의 시선들은 먼저 면장 아들의 머리 위에 얹힌 사과에 닿았을 테죠. 근데 그 화살은 그 약간 아래쪽,
불행하게도 면장 아들의 눈에 그만 꽂혀 버렸데요.
먼저 면장 아들의 비명 소리가 조용하던 마을을 소름 돋는 비명 소리로 가득 메웠고, 어리둥절하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놀라버린 동네아이들 비명 소리가 그 뒤를 따랐다네요.
예나 지금이나 그런 경우, 아이들은 사후 수습보단 도망이 우선이라... 눈에 피를 쏟으며 울고 있는 그 아이를 내버려 두고 서로들 자기 집을 향해 쏜살같이 도망치며 엄마~ 클났다~~ 외쳤을 겁니다.
결국 면장 아들은 한쪽 눈에 의안을 해 넣어야 하는 장애인이 되었고, 그 형은 그날 그 순간 이후로 마을에서 볼 수가 없었다네요. 도망을 가버린 것이죠. 그 형의 가족들도 결국 그 얼마 후 정든 그 고향마을을 떠날 수밖에 없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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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랑 고등학섕 시절에 동창으로 만나 늘 붙어다니다 못해 결국 같은 공간에서 이십 년 동업을 함께 하다 보니 서로 수도 없이 나눈 이야기들이 이야기 산을 만들었고 그 산 바위들 중에 윌리암 텔 사건도 있었어요.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제 머릿속에는 이런 생각들이 드는 겁니다. 결국 이야기 만들기가 되는 건데요...
세월이 많이 흘러 그 두 사람이 만나게 된다면 어찌 될까...?
두 사람 다 한순간의 별 고의성 없는 장난의 대가치고는 너무 혹독한 대가를 치렀을 터...
그 회한의 골이 얼마나 깊을까...?
한 사람은 한 많은 장애인으로... 다른 한 사람은 또 다른 의미의 한 많은 도망자로...
어느 날, 임고면의 어느 한적한 낚시터에 벙거지 모자를 깊게 눌러쓴 허름한 차림의 낯선 사내가 어둑한 시간에 찾아듭니다. 낚시터 주인은 평소처럼 떡밥이랑 낚시 도구를 챙겨 사내 곁에 놓아주면서 의례적인 인사를 건넵니다.
"아주 명당자리를 잘 골라 잡으셨네요, 어제 그 자리에 앉은 분이 월척을 낚은 자리거든요. 많이 잡으세요."
그러다가 멈칫, 주인은 짙은 선글라스 너머로 이상해 보이는 사내의 손을 봅니다.
사내의 오른손은 엄지와 검지가 한 마디씩 잘려 나간 지 오래되었는지 뭉툭하게 둥근 각질이 되어 있습니다.
손님들에게 매운탕도 끓여내는 사무실 겸 매점으로 돌아온 주인은 매점 창 너머로 그 낯선 사내의 등을 오래도록 지켜봅니다. 낯선 사내는 낚시에는 관심이 없는 듯 낚싯대를 걸어둔 채 하염없이 물을 보고만 있습니다. 그 물에는 마침 떠오른 만월이 물속 깊이 가라앉아 있습니다.
출렁~
찌가 오르락내리락거리고 낚싯대가 흔들립니다. 이른 잠 없는 젊은 물고기 한 마리 배 채우려다가 코가 꿰였나 봅니다. 조용하던 공간에 긴장의 파문이 입니다.
낚시터 주인이 그 광경을 보고는 주섬주섬 회를 뜰 준비를 해서는 초장 한 종지와 채소 한 움큼, 소주 한 병을 챙겨 들고 사내 곁으로 갑니다.
"아~ 월척을 낚으셨네요, 첫 술에 배부른 거 보니 오늘 아주 재미 좋으실 것 같습니다."
사내는 여전히 말없이 물만 바라보고, 낚시터 주인도 더 이상 말 붙이기가 머쓱한지 곁에 앉아 금방 잡은 싱싱한 고기로 회를 뜹니다.
"자~ 잡수이소. 싱싱하네요~"
차려주고 돌아서려는데...
"수고하셨는데 소주나 한잔 받고 가이소~"
바위처럼 말이 없던 그 낯선 사내의 목소리가 등뒤에 붙었습니다.
그 목소리에 흠칫하던 주인이 그대로 동작을 멈췄다가 천천히 몸을 돌리니 낯선 사내는 엄지와 검지 한 마디씩이 잘려나간 오른손으로 천천히 소주잔에 술을 따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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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다치셨군요."
뭔가 어색한 침묵을 깨 보려고 낚시터 주인이 말을 꺼냅니다.
"네. 오래전에..."
낯선 사내가 고개를 돌리지 않고 대답했으므로, 다시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그 침묵의 공간을 술 따르는 소리가 메웁니다.
"이 근방에 사시는 분은 아닌 것 같은데..."
술 한잔을 입에 훌쩍 털어 넣은 주인이 회 한 점을 집어 초장에 푹 찍으면서 다시 말을 건네 봅니다.
"오래전에 이 근방에서 살았었지요. 아주 오래전에..."
낯선 사내도 술 한잔을 비웠지만, 회를 집어 들진 않습니다.
벙거지 모자 뒤쪽 아래로도 스며든 달빛에 파리하게 깎여진 머리가 보입니다.
뭔가 더 말을 붙여보려고 주춤거리던 주인도 이젠 말을 닫고 그저 술잔만 비워내고 있습니다. 낯선 사내의 시선은 여전히 물을 향해 있고, 물결 잔잔한 수면에는 사내의 조금 보인 뒷머리처럼 파리한 보름달이 깊이 가라앉아 있습니다.
"빈방이 있으마 하나 주이소..."
다 잠이 들었는지 더 이상 고기들은 낚싯밥을 물지 않았고, 만월이 못의 중간쯤에 깊이 가라앉자 낯선 사내는 방을 청합니다.
낯선 사내가 방으로 들어간 후 한참을 마당에서 서성거리던 주인도 자기 방을 찾아 들어갑니다. 이부자리를 펴고 언제까지라도 벗을 것 같지 않던 선글라스를 벗자 그 안에 감추어져 있던 눈 하나가 형광등 불빛에 유난히 반짝거립니다.
오랫동안 불이 꺼지지 않던 두 방의 불이 꺼졌을 때는 선명했던 만월이 서서히 빛을 잃어갈 즈음이었습니다.
이른 아침, 보글보글 끓는 매운탕을 끓이며 낯선 사내와 함께 할 아침상을 차려놓은 주인이 사내의 방 앞에서 기척을 냅니다.
"손님. 그만 일어나셔서 식사하이소..."
두어 번 불러도 기척이 없자 주인이 낯선 사내가 든 방의 문을 엽니다.
말끔하게 이불이 개어져 있고 갠 이불 위에 편지 봉투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놀랄 것 같은 주인은 그렇지만 전혀 놀라는 기색 없이 그 편지봉투를 집어 들며 혼자 중얼거립니다.
"아침이나 먹여서 보내드릴라 캤더니..."
봉투에서 꺼내는 편지에 묻어 따라 나오던 뭔가가 나풀나풀 방바닥으로 떨어집니다.
집어드니... 100,000,000 숫자가 찍힌 자기앞 수표 한 장.
낚시터 주인은 낯선 사내가 남기고 간 편지를 펼쳐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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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를 이렇게 다시 볼 수 있다니...(중략)....오래도록 해온 생각과는 달리 자네를 본 느낌은 편안...(중략)...사고였다고 하면 자넨 웃을 텐가...(중략)...그 길로 도망쳐 나온 나는 강원도 탄광으로...(중략)...매몰 사고가 나서 갱도 안에 갇혔을 때 떠오른 얼굴이 자네였었네. 설명할 수는 없네만, 자네를 위해 살아야겠다고 내 오줌을 받아서 마셨지...(중략)...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기고는 그 일을 그만두고 목수 일을 배웠네. 도목수가 칭찬할 정도로 제법 솜씨가 손에 붙을 즈음 사고가 났었어. 손가락이 잘려나간 사고였네. 참을 수 없는 고통 속에 피가 뭉클뭉클 솟아나는 손을 부여잡았을 때 자네 얼굴이 떠오르더군. 뭐라 할까...오랜 짐을 벗는 홀가분함 같은 것이 그 고통을 잊게....(중략)...결혼을 했지. 내 일생에 유일한 짧은 행복...(중략)...외아들 하나 둔 것이 시름시름 앓다가 죽자 아내가 실성을...(중략)...불편한 손이었지만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모았고. 그 돈으로 아내의 병을 고쳐보고자 백방으로...(중략)...이십 몇 년이 지나도록 아들을 못 잊고 그 상태로 의식이 정지된 실성한 아내가 아들 찾는다고 길을 나섰다가 사고로...(중략)... 그저께가 아내의 사십구재를 지낸 날...(중략)...덧 없더구만. 산다는 것이...머리를 깎고 아내의 명패가 있는 그 절에 들어가기로...(중략)
그전에 꼭 자네를 한번 보고 싶더구먼...
자네가 날 원망해서 악다구니를 써도 혹은 한이 깊어 날 죽이려 하더라도 그냥 감수할 작정이었네.
고맙네. 모른 척 그냥 보내주어서...
자네와 나와의 악연이라면 악연인 인연의 업을 목숨이 붙어있는 날까지 씻어내며 살겠네.
참 남겨둔 것은 산에 들기 전에 내 재산이라고 정리한 것이네. 갚음이라고 생각은 말게.
그냥 자네가 알아서 잘 써줄 것 같아 남겨두고 가는 것이라네.
그럼 내내 건강하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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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지에 낚시터 주인에게서 떨어졌음이 분명한 물 두 방울이 툭툭 떨어지더니 스며들 틈 없이 밑으로 또르르륵 흘러내립니다.
그 시간... 이른 새벽부터 길을 나서서 걷다 보니 목이 칼칼해진 낯선 사내가 물을 마시려고 등에 맨 작은 배낭을 풀어 생수 한 병을 꺼내는데... 그 생수 병의 습기 때문인지 병에 찰싹 붙어 딸려 나온 편지 봉투를 집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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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형이 찾아올 거라는 믿음이 왜 생겼는지...(중략)...그날 그 사고 이후 저는 집안의 우환덩어리가...(중략)...세상의 모든 사람이 싫어졌지요. 나를 쳐다보는 것도, 나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도...(중략)...중학교도 가지 않고 어른이 되기까지 그저 가까운 사람들의 마음을 어떻게 하면 더 아프게 할까...그 생각만 하며 살았습니다. 수도 없는 거울들이 박살이 났지요. 형을 향한 원망들은 날이 갈수록 더욱 깊어져만 가고...(중략)...결혼할 나이가 되어 선을 보러...(중략)...보는 선마다 퇴짜를...(중략)...그러다가 사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한 여자를...(중략)...고아로 자라 세상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해본 사람이었지만 너무나 선한 눈빛을 가진...(중략)...나로 인해 마음고생을 하신 부모님들 일찍 세상을 뜨신 후로 처음 맞아보는 행복한 시간들...(중략)...내 깊은 상처는 그녀로 인해 씻어졌습니다.
내 눈을 어루만지며...이 눈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당신을 만났을까...매일 밤 내 귀에 속삭여 나를 한없이 편안한 잠으로 이끌어 주던 그 부드러운 목소리.
형과 세상을 향한 내 깊은 원망은 천사 같은 그녀로 인해 하나 둘 씻겨져 내려갔습니다.
어려서 많이 한 고생 때문이었을까요?
치유될 수 없는 병에 걸려 죽음을 목전에 앞둔 아내가 내 품에 안겨 나직한 목소리로...못 가에 묻어 주세요. 물에 비친 달이 아주 잘 보이는 곳에요. 보름달을 보며 늘 그리운 엄마를 떠올렸거든요....그 말을 마지막으로 천사 같은 아내가 제 곁을 떠났습니다.
과수원이랑 모든 재산을 정리해서 낚시터를 꾸몄지요.
형이 앉았던 그 자리 옆, 약간 솟아있던 둔덕에 있던 무덤이 아내의 무덤이었습니다.
그 후로 죽 형을 기다려 왔던 것 같아요. 왜 형이 올 거란 믿음이 생겼는지는 모르지만....
형을 보는 순간, 형인 줄 바로 알았지요.
마침 만월이 떴더군요. 아내가 형을 가만히 올려다보면서 웃고 있었어요.
미동도 하지 않고 그 달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형을 보며 형이 아내가 하는 말에 귀 기울이고 있는 줄 알았지요.
형 덕분에 저를 만나서 고맙다고 하던 말 들으셨어요?
아내의 부드러운 눈빛이 감싼 형의 파리한 뒷머리와 다친 손을 보았지요. 형도 물론 만만한 세월을 살진 못 하셨겠지요. 형의 꾸부정한 등을 오래도록 쳐다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일 아침이면 형이 떠나고 없을 것 같아 형의 배낭 속에 몰래 제 마음을 넣어둡니다.
형... 이제 형에 대한 원망도 미움도 저에겐 아무것도 남지 않았어요.
그저 보름날만 되면 잊지 않고 환생하는 아내와 함께 이곳을 지키며 살아갈 겁니다.
오늘처럼 지나는 길에 한 번씩 들러주세요.
형... 내내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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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지에 낯선 사내에게서 떨어졌음이 분명한 물 두 방울이 툭툭 떨어지더니 이미 젖어있는 편지지에 스르륵 스며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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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이야기는 사실이었고, 나중에 두 사람이 만나는 이야기는 이야기 만들기였습니다.
우리는 누구나가 살아오면서 예기치 않은 불행을 만납니다. 때론 고의성 없는 장난이 큰 화근으로 번지게 되는 것도 종종 보게 되지요. 그 일들이 그 사람과 주변 사람들의 남은 인생을 지배하며 큰 불행의 늪에 빠지게도 만들지요.
이 이야기 만들기는 또 다른 수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겁니다.
불행한 이야기로 끝을 맺을 수도 더 아름다운 이야기로 끝을 맺을 수도, 혹은 미완으로...
신이 아닌 사람들이 어떤 불행 앞에서 그 불행을 벗어나는 방법은 어떤 것일까요?
늘 제가 가지는 생각 중의 하나인데...
용서와 화해... 그리고 사랑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긴 이야기 만들기 끝까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아무리 철이 없다기로서니,
그런 위험한 장난을 시도한 섭이님 동네의 이야기.
글 마지막 까지 읽으면서,
가슴을 진정 시키지 못했네요.
낚시터에서 만난 두 사람...
엇갈린 운명이 다시 만나게 되어,
맘자리님의 창의성 있는 글이라
지난 일을 풀어놓고 속죄는 하지만...
그래도 끔직합니다.
맘자리님, 어쩌면 그렇게 글을 잘 이어가는지요.
소설을 쓴다고 해도, 빈틈이 없습니다.^^
철 없던 시절의 예기치 못한 사고로
삶이 크게 뒤틀려버린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에게도 화해점이
있을까에 대한 생각이 오래 제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찾아본 화해점인데... 이야기가
길어 두 편으로 나눌까 하다가
그냥 하나로 묶었습니다. ㅎ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이야기꾼이십니다.
제가 듣기를 좋아하는 말입니다.
'이야기꾼' ㅎ
감사합니다.
마음자리님의 창작력 정말 대단합니다.
나는 면장 아들의 머리 위에 올린 사과를 향해 당긴 화살이
눈에 꽂힌다는 글을 읽고는 그만 중단하였습니다.
그만큼 몰입있게 창작을 한 증거입니다.
푸른님이 읽으신 그 부분까지가
실제 있었던 일이고, 그 다음부터가
이야기 만들기입니다. ㅎ
서둘지 마시고 시간 여유 있을 때
천천히 읽어주세요.
고맙습니다.
아이고!
참말로 마음자리 님
왜 이리도 감동이고 눈물이 납니다..슬프지만 기쁨이고 감동이고 사랑
아침부터
성령 치유가 가득한
신부님 성가를 들으면서
세상의 흔한 사랑이 아닌
하늘에서 주시는 깨끗한
참사랑을 느껴 보았었네요.
신이 주신 영혼을 깨우는
사랑입니다.
그 사랑의 연장되는
마음님 글이 제 마음을
다독입니다.
고맙게 읽었습니다.
긴 글인데 선한 마음으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용서와 화해, 사랑에도 인고의 세월과
인내가 필요함을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정말 이야기꾼이신 마음자리님
감사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말임을 아시지요?
긴 글 올려두면 미안하고 고맙고
그렇습니다. ㅎ
십 수년 전
제가 사는 곳 도심에 위치한 산에서 큰 불이 난 적 있습니다.
도심이다 보니 불이 아파트로 옮겨 붙어 그 장면이 뉴스로 방송되기도 했지요.
화재의 원인은 초등학생 5~6학년 남자 아이들의 장난이었고,
그 때 기억이 나는데.. 불 낸 아이의 부모에게 피해 금액을 구상권으로 청구 한다는 둥 어쩐다는 둥 뒷 얘기로 지역이 한참 시끄러웠습니다.
제가 그때 든 생각이 불 낸 아이들은 백 번 잘못했지만
그 아이들 스스로가 받은 충격은 얼마나 클까?'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많은 피해가 생겼고 부모님들이 고초를 겪고, 너무 혼내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시초가 된 사건도 예사롭지 않지만
그 뒤 이어가서 만들어 내신 이야기는 눈물 없이 읽기 힘드네요.
감동 느끼며 읽었습니다.
아... 그런 일도 있었군요.
피해를 입은 사람이나 본의 아니게
피해를 끼친... 그런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더군요.
트라우마에 함몰 될 수도, 이겨낼 수도
있겠지만, 벗어나는 방법은 세월과 인내와 사랑이 합쳐져야 되겠구나 생각하곤 했습니다
뜬금 없지만, 우러 전쟁에서 죽거나 죽어가는 백만에 이르는 병사들과 그 가족들 소식이 들려오면 신앙심 얕은 기도를 자주 드리곤 합니다.
정말 마음에 오래 남는 이야기였습니다.
한순간의 사고가 두 사람의 인생을 뒤흔들었지만,
세월 끝에서 마주한 건 미움이 아니라 용서와 따뜻함이었네요.
두 편지에 담긴 진심은
상처보다 사람이 더 깊다는 걸 보여줍니다.
결국 우리가 불행을 이겨내는 힘도
원망이 아니라 용서, 화해, 그리고 사랑임을 다시 느끼게 합니다.
좋은 이야기 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살면서 누구에게나 예기치 않은
일들이 찾아오고, 그런 일들을 계기로 삶이 바뀌고 깊어지는 것을
종종 봅니다.
진심과 용서와 화해 그리고 사랑...
삶의 처방전 같습니다.
이야기를 참 잘 만들었네요.^^
고맙습니다~ ^^
삭제된 댓글 입니다.
힘든 일이 많지만...
마음만 쓰면 되는 용서와 화해가
가장 어렵고 힘든 일 같습니다. ㅎ
현실에서는 두사람이 만나지는 못했겠지만
눈 다친 그분의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
용서가 있었기를 바래봅니다.
이야기들 모아서 책 한 권 내시어요 마음자리님^^
네. 그들의 한이나 원망 미움들이
가을 바람에 훌훌 날려가면 좋겠습니다.
고마움 말씀, 감사합니다. ㅎ
이 정도만으로도 최고의 행복입니다.^^
이야기꾼의 이야기지만 실감나고 감동적이며 한편으로는 슬픔니다. 세상은 아무리 숨어살면서 감추고 산다해도 과거의 아픔경험은 어딜가지 못합니다. 그래서 착하게 살라는 말이 정답입니다.
바깥은 잠시 덮어 속일 수도 있겠지만
안은 아무리 덮어도 평생 속일 수가
없지요.
진심의 반성과 사과, 용기있는 용서와 화해, 다 합한 사랑이
해답이라 생각하며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