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CNN 상대 6000억원대 명예훼손 소송…미 대법원에 상고
매튜 베이덤(Matthew Vadum), 자카리 스티버(Zachary Stieber)
2026년 08월 22일 오전 8:03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6월 27일 조지아주 아틀란타의 CNN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Getty Images
하급심 “의견 표명일 뿐 명예훼손 안 돼” 기각…대법원에 재판 재개 요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대선 결과 불복 당시 자신의 주장을 나치 프로파간다에 비유한 CNN 방송을 상대로 낸 명예훼손 소송을 재개해 달라며 미 연방대법원에 상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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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청구한 4억 7500만 달러(약 6600억 원)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에서, 대법원은 지난 20일(현지시각) ‘트럼프 대 케이블뉴스네트워크(CNN)’ 사건의 상고 신청서를 접수했다.
앞서 2023년 7월 플로리다 연방법원의 아누라그 싱갈 판사는 CNN이 트럼프의 주장을 ‘큰 거짓말(Big Lie)’로 규정한 것은 정치적 의견 표명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기각했다. 당시 재판부는 해당 표현이 불쾌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법적 명예훼손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2025년 11월 미 제11순회연방항소법원 재판부 역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항소법원은 트럼프 측이 ‘허위 사실 적시’를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으며, 무언가를 ‘큰 거짓말’이라고 부르는 것은 진위 여부를 증명할 수 있는 ‘사실의 주장’으로 보기에는 너무 모호하고 주관적이라고 판시했다.
트럼프 측은 해당 단어가 자신을 아돌프 히틀러 및 나치 독일의 선전전과 연관 지으려는 의도였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명예훼손 청구를 뒷받침하기에는 용어 자체가 다의적이라고 보았다. 이어 올해 3월 17일 재심리 신청도 기각됐다.
그동안 CNN은 하급심에서 ‘큰 거짓말’이라는 용어의 사용이 수사적 과장이나 미국 수정헌법 제1조에 의해 보호받는 순수한 의견 표명에 해당하며, 일반적인 독자라면 이를 충분히 알아차릴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또한 설령 사실 적시에 해당하더라도 트럼프 측이 CNN의 악의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맞섰다.
“히틀러·나치 언급 645회 반복… 악의적 허위 보도”
반면 트럼프 법률팀은 대법원에 제출한 상고 신청서에서 항소법원이 ‘밀코비치 대 로레인 저널’ 대법원 판례를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판례는 수정헌법 제1조가 명예훼손죄에 대해 ‘의견’이라는 이유만으로 전면적인 면책 특권을 부여하지는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상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측은 “항소법원이 ‘큰 거짓말’을 모호한 비하적 표현으로 분류한 것 자체도 오류이지만, 그 용어가 히틀러 사진 등과 함께 배치되어 명확한 문맥을 제공했음에도 그 안에 내포된 허위 사실 적시까지 수정헌법 제1조로 보호받는다고 잘못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측은 CNN이 “증거가 전혀 없다”, “허위 정보 전략의 일환”, “의도적으로 허위를 반복했다”고 보도하면서, 이를 요제프 괴벨스 나치 선전장관의 주장과 연관 짓고 히틀러 및 전체주의적 탄압과 결부시켰다고 지적했다.
특히 CNN이 기사 내에서 트럼프를 ‘히틀러’ 또는 ‘나치’라는 단어와 불과 10단어 이내의 거리에 배치한 횟수가 최소 645회에 달하며, 2021년 1월 이후 ‘큰 거짓말’이라는 표현으로 트럼프를 비난한 횟수는 7700회가 넘는다고 밝혔다. 심지어 CNN 회장이 해당 표현의 방송 사용을 금지한 이후에도 이 같은 보도가 이어졌다며 이는 “악의적이고 허위이며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법률팀 대변인은 “가짜뉴스 CNN이 트럼프 대통령과 2020년 대선이 부정한 선거였다고 믿는 수천만 미국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언론에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밀리 쿤 CNN 월드와이드 커뮤니케이션 수석부사장은 이번 상고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연방대법원은 CNN 측에 오는 9월 21일까지 상고 신청서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