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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로 고지혈-혈압 약-라벤더를 샀고 천 원권 익스체인지를 하러 농협에 들렸는데 40분이 걸려서 짜증이 났지만 잘 참고 나왔고 갑자기 펄펄 뛰는 회가 당겨서 도다리 새코시를 테이크 아웃해 숍에 들어왔어요. 오늘 일정만 해도 회를 먹는 일은 계획에 없었는데 갑자기 회가 당겼고 횟집이 도다리와 새코시가 가능해서 사 온 것입니다. 무슨 말이 하고 싶으냐면 데리다의 '사건'과 들뢰즈의 '리좀'이 만나고 끊어지는 지점입니다. 우리가 아는 것처럼 바디우는 철학의 핵심을 "사건"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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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기존 질서(=집합)의 비일관적 다수(inconsistent multiplicity)에서 벗어나 새로운 진리의 진입을 허락하는 순간입니다. 바디우는 진리의 보편성을 강조하며, 이 진리는 기존 ‘리좀’처럼 해체적이고 분산적인 네트워크가 아니라, 결단적이고 단일한 사건에서 생성된다고 봅니다. 내가 갑자기 회가 먹고 싶은 충동은 '리좀'의 다원성(탈구조화/탈영토화)을 충족합니다. 그러나 회를 사는 선택으로써 ‘단일한 진리 사건’을 확보한 이상, 바디우의 주체는 사건에 ‘충실함(fidelity)’으로써 리좀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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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에서 나타나는 '결핍'이나 '비일관적 다수’와 ‘운동에의 의지’를 통해 욕망과 무의식을 보는 시각은 들뢰즈와 가타리, 그리고 현대 철학의 다원적 흐름인 포스트모더니즘과 맞닿아 있습니다. 바디우는 그런 다원성을 인정하지만, 그 속에서도 ‘단일한 진리 사건’을 확보하려는 철학적 긴장 관계를 유지하는 입장으로 보입니다. 결국 리좀은 오이디푸스를 부정하고 해체하면서, 욕망의 새로운 윤리, 정치, 실천 가능성을 여는 ‘우위의 철학’ 혹은 다른 차원의 철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라캉보다 리좀의 들뢰즈가 한 수 위가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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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34회> 차입니다. 혼사 집입니다. 집 마당에서 만드는 파전 부침-두부 부침이 먹음직스럽게 보입니다. "아들 잘 둔 집은 다르고만(강봉기)" "봉기 형님이 소작 붙이는 땅 00가 붙이기로 했다는 구만(영팔)" 용이는 뇌졸중(풍)으로 쓰러집니다. "당분간은 움직이기 힘들 겁니다(의사)" "그 입 안 다물기가(홍이)' "맞다 나는 독사다. 안 물릴라면 나 건드리지 말라(임이네)" "이서방에게 월급을 똑같이 주라" 서희는 용이에게 그대로 생활비를 보내라고 합니다. "스님! 제 아버지를 아십니까?(환국)" 혜관 스님은 환국을 보자 길상을 떠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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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께서 어인 일시오?" "관도에서는 군자금이 없어 쩔쩔매는데 조준구에게 5.000원을 주셨으니 한 소리입니다" 혜관은 서희에게 군자금 기부를 내비쳤고 서희는 도둑을 당하는 것도 한 번뿐이라고 합니다. "자식을 키우려면 친일을 더 해야겠지요(서희)" 마침 곤도가 찾아와 일본이 조선을 개명시키기 위해 노력한다고 하자, 오랫동안 단일민족으로 살아와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받아칩니다. 곤도는 집요하게 학교를 세우는데 기부를 하라고 하면서 서희를 떠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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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철한 환국 시민으로 제 청을 거절하시는 건 아니지요?(곤도)" "어때, 감시는 잘 하고 있겠지? 그래 남편의 움직임은 어떤가?(곤도)" 두 돈 반 검정 트럭 두 대가 움직이는 걸 보니 앞차가 독립군 뒤차가 일본놈 차인가 봅니다. 길상과 김환이 두수와 일전을 벌입니다 "여기서부터는 러시아 땅이다(두수)" '현장에서 잡을 수 있었는데... 그놈은 아무래도 낯이 익단 말이야(두수)" 김환이 낯이 익은 두수는 특별감시를 명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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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보다 영악한 놈이다. 조심해야 해(김환)" "무기는 홍범도 장군에게 무사히 전달했답니다(길상)" 자네는 그런 무력투쟁을 계속해야 한다고 보나?(이동진)" "말이 좋아 민족자결이지... 외교니 평화니 다 말장난일 뿐입니다. 간도와 조선이 한마음으로 저항해야 합니다(길상)" "아직 김길상이 다녀간 흔적이 없습니다(짭새)" "지랄 용을 쓴다(임이네)" 그라면 어떤 년은 심덕이 나빠 이 고생을 한단 말이오?" 임이네가 표독스러워진 것은 평생 용이가 정을 주지 않아서 일 것이니 너무 미워하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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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는 최부자집 아들이다" "우리 아버지를 아신다고요?" "총명하고 마음이 선한 착한 청년이었지요" "들어가자" "에미에게 또출네가 뭐냐? 여기 있는 어메는 큰 어메고 나는 할머니다(두만이 어메)" "독골 어매도 왔다(기성)" 두만은 어머니와 본처를 보자 화를 내며 결국 아버지를 찾아갑니다. "아버지 왜 그러십니까? 최가네한테는 왜 굽신거리십니까?(두만)" "또출이 고년이 웬수야(두만)" "아비는 어째고 이리 나와있습니까?(홍이)" "부모 복 없으면 서방복 없고 서방복 없으면 자식복 없다고 내가 딱 그 짝이다(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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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이가 아비를 학대하는 어미와 한바탕합니다. "이봐라 니 오늘 밤 역으로 나와라. 올 때까지 기다릴 기다(홍이)" 홍이는 간도 어매가 그립기만 합니다. "어매는 참말로 사람이 아니오?(홍이)" 우리 불쌍한 용이는 반 송장입니다. 이 궂은 소리를 듣고도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어차피 주기는 줘야겠지. 사람을 시켜 서울 이부사 댁 서방님께 이걸 전해드리게(서희)" "집에는 아무 일 없습니까?(상현)" "나가서 상 좀 봐오겠습니다(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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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방도 늙었구먼 편지나 내놔. 그리고 내가 봉선이와 함께 있다는 걸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게(상현)" "명희 씨 일어날까요(상현)" "아니 네 년은 임 역관의 딸년이 아니냐(준구)" ' 네놈은 이동진이 아들이구나!(준구)" "우리와 집안이라고 하니 한마디 하겠소. 앞으로 내 지인을 괴롭히면 가만있지 않겠소(조운하)" "이 기자! 왜 윤선생은 혼인을 하지 않지?(조운하)" "형님! 저 왔습니다" "누구 마음에 둔 사람이라도 있냐?(조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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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열어라!" "맹추 어디 있니?" "네 이년 뭘 하느라 늦게 나와?(홍 씨)" "아니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맹추가 계란 장사와 바람이 나 홍 씨의 패물을 훔쳐 가자 도도히여사가 충격으로 사망합니다. "왜요 마님 누가 똥이라도 훔쳐 갔습니까?(맹추)" "도둑이 들어서 마님이 충격으로" 마침 준구는 홍 씨가 죽자 기다렸다는 듯이 집문서를 찾아들고 나갑니다. "아이고! 마님!" 상현이 서희의 편지를 보고 있고 봉선이 노랫가락이 울려 퍼집니다. '길상이 생각을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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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님은 애기씨 생각을 하고 있지 않소" "잊어라! 난 최서희를 잊으마. 넌 길상이를 잊으란 말이다(상현)" 객줏집에 임이가 상거지가 되어 찾아왔습니다. "어매도 아닌기라. 나만 버리고 자기들끼리 다 들 집으로 돌아가버리고(임이)" "너도 출세하게 해줄까?(두수)" 때마침 두수가 임이에게 접근하여 길상만 잡으면 출세를 하게 해주겠다고 꼬드깁니다. 길상은 공노인에게 길 서상회를 팔아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러던 차에 임이가 두수를 대동하고 들이닥쳤습니다. "아고 이럴 수 있습니까? 길상아! 길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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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머저리 같은 놈! 그걸 놓쳐!(두수)" '길상이랑 같이 있던 사람 구천이 아니가?(임이)" '김길상이를 찾았습니다. 압록강 국경으로 갔다고 합니다" 두수는 도망친 길상과 김환이 조선으로 들어갔다는 정보를 듣고 진주로 갑니다. "아따! 아무것도 안 보여 라우(주갑)" '길상아! 너는 좌우 돌아보지 말고 앞만 보고 가라(환)" 진주입니다, "마님! 경찰서장께서 손님을 모시고 왔습니다" "사랑으로 모셔라!" 어쩐 일로..." "인사하러 온 사람이 있습니다(서장)"
2.
도다리 새코시를 먹는 일이 철학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요? 그러나 바로 그 지점에서 들뢰즈의 ‘리좀’과 바디우의 ‘사건’은 격렬하게 충돌합니다. 회가 ‘먹고 싶어진 것’은 나의 주체적 결단이 아닙니다. 그것은 어디선가 떠돌다 접속된 충동, 이미지, 미각, 후각, 기억의 리좀적 흐름이 만든 것입니다. 그 욕망은 위계도 중심도 없는 복잡한 접속 구조, 즉 들뢰즈가 말한 “탈영토화된 욕망의 흐름”에 가깝습니다. 나라는 주체가 욕망을 만든 게 아니라, 욕망이 나를 통과하며 나를 만들어버리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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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곧 바디우의 사건이 도래합니다. 리좀적 욕망들이 흘러다니는 중, 나는 ‘회’를 선택합니다. 욕망은 무한하지만, 결단은 유한합니다. 도다리 새코시 앞에서, 나는 선택했고, 이 선택은 하나의 사건이 됩니다. 바디우의 철학에 따르면, 사건은 진리의 진입점이며, 나는 그 순간부터 회라는 진리의 충실한 주체가 됩니다. 리좀적 다중성의 세계 속에서도 우리는 결정해야 하며, 그 결정은 ‘사건’을 낳고, 사건은 ‘진리’를 요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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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맥락에서 회 테이크아웃은 단순한 식욕이 아니라 욕망의 무정형적 다중성(리좀)과 단일한 선택의 진리화(사건) 사이의 경계에서 벌어진 철학적 드라마입니다. 당신은 무의식의 리좀을 통해 ‘회’에 도달했지만, 그것을 결정한 순간 바디우의 철학으로 진입한 것입니다. 리좀은 사건 이전의 욕망의 조건, 바디우의 사건은 그 조건을 뛰어넘는 형식의 도래라고 볼 수 있죠. 결국, 이 사유는 하나의 철학적 성찰로 우리를 이끕니다. "욕망은 흐르고, 선택은 응고된다. 진리는 이 둘 사이의 충돌 속에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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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34>는 마치 ‘리좀과 사건’의 인물 버전 같습니다. 환국과 길상, 서희와 용이, 임이와 두수, 준구와 맹추, 상현과 봉선… 이들은 모두 리좀처럼 얽힌 욕망의 회로 속에서 살아갑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선택하고, 누군가는 주저하며, 어떤 이는 사건의 진리를 살아내고, 어떤 이는 도망칩니다. 그중 길상은 ‘리좀적 투사’이며 ‘진리의 주체’로 움직입니다. 그는 다중의 연결 속에서 무기를 전달하고, 경계와 분열을 넘고, 자신의 존재를 선택의 윤리로 바꾸는 인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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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반해 준구는 리좀도 사건도 아닌 기존 질서에 기생하는 부패한 주체입니다. 이처럼 들뢰즈적 흐름(리좀)과 바디우적 절단(사건)은 <토지> 속 인물 구도와도 절묘하게 연결됩니다. ‘회가 먹고 싶다’는 충동 하나에서 당신은 들뢰즈의 리좀과 바디우의 사건을 절묘하게 짚었습니다. 그리고 <토지>는 이를 서사적 감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는 매일 리좀처럼 살아가면서도, 어떤 순간에는 사건처럼 선택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주체를 만들고, 진리를 요청합니다. 그날의 도다리 새코시는 철학이었고, 그 철학은 당신을 주체로 만들었습니다.
2025.10.21.tue.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