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재 감상하며 먹는 숯불갈비맛 최고!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이유가 있다.
일단 서울이 아닌 근교로 나가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일상으로부터 벗어난 곳에서 만나는 자연이 주는 편안함과 설레임 때문일까.
차가 많지 않은 시간을 골라 올림픽대로를 타고 달리는 것은 갑갑했던 도시생활을 잠시 잊기에 좋다. 가양대교, 수색교, 덕은교를 지나 화전네거리주유소에서 우회전하면 ‘화전분재원’이라는 이정표를 따라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런 곳에 뭔가가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찾아가는 길목에는 별다른 힌트를 주지 않는다. ‘길을 잘못 들었을까’ 백미러를 몇 번 들여다 보게 될 쯤이면 비로소 오른쪽에 ‘화전 분재원’이라는 작은 목간판이 보인다. 안에 들어서면 ‘별천지’라는 말이 생각날 정도로 공간이 넓은 데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넓은 주차장 겸 마당을 지나 들어가면 오른편에 식당 별채가 있고 왼편으로 두 채의 분재원이 있다. 제법 더운 날씨인데도 문이 열려 있다. 덥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함께 문을 들어서는 순간 탄성이 절로 나온다.
밖에서 보기와는 달리 굉장히 넓은 규모에 놀라고, 그곳을 가득 채우고 있는 아름다운 분재에 또 한 번 놀란다. 분재원은 5100여 평방미터의 공간에 5000여 주가 넘는 분재가 자라고 있다고 한다. 분재원 천장이 높아서 마치 냉방장치를 해놓은 듯 시원함을 느낀다. 가지런히 골을 따라 놓여 있는 분재의 모습에 푹 빠져 한참을 감상하게 된다.
한 동은 소나무 분재가 많이 보였고 한 동은 철쭉 분재가 많았다. 아주 작은 것부터 제법 키가 높은 예쁜 분재까지 아주 다양했다. 가지가지의 모양으로 자라고 있는 분재를 보고 있자니 작은 소인국에 온 것 같은 착각에 잠시 빠지게 된다.
크고 작은 분재들과 눈 인사를 나눈 뒤라면, 발길은 자연스레 정원으로 이어진다.
유독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많이 볼 수가 있다. 손님 중 대부분이 단란한 가족들 모습이다. 사람들의 얼굴에는 즐거움과 편안함이 묻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널직한 정원 한 켠에는 물이 졸졸졸 흐르는 연못과 넓은 잔디 마당이 아이들을 반긴다. 정원 곳곳에도 역시 예쁜 분재들이 있다. 정원을 한 바퀴 돌다보면 옛스러움을 자랑하듯 장승과 솟대가 정원 입구 쪽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원스럽게 뒤덮여 있는 등나무 아래 커다란 나무를 그냥 통째로 갖다 놓은 듯한 테이블과 의자들이 놓인 야외식당. 한 순간이라도 막힘이 아닌 트인 공간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건 정말 보기에도 행복하다.
유독 작은 통나무에 새겨진 사람 형상의 조각들에 눈이 간다.
좀 더 아늑한 공간을 원한다면 실내 식당으로 들어가면 된다. 야외 못지않은 볼거리와 분위기가 있다. 정말 시원스러운 공간이 결코 막혀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시선을 끄는 다양한 형태의 나무 의자 중 여럿이 앉을 수 있는 긴의자는 너무나 예뻐 앉아보고 싶은 충동이 인다. 널직해서 좋다. 그리고 식당 안쪽에는 옛 생활용품을 정성스레 모은 미니 ‘민속박물관’이 있다.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아이들에게는 낯설기만한 우리의 옛 문화를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다. 또 조금만 눈을 돌리면 1940년대 오디오와 7000장의 LP판들이 또한 즐거움을 준다.
이쯤 돌아보면 식당 앞쪽에서 넓은 철판에 열심히 굽고 있는 돼지숯불갈비에 눈이 가게 된다. 보기만 해도 입에 군침이 돈다. 특히 더운 여름에는 불에 고기를 구우면서 흘려야 하는 땀을 대신해주기 때문에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먹음직스럽게 노릇노릇 익은 고기가 신선한 야채와 함께 놓이면 그 고소한 냄새가 먹기도 전에 시장기를 한 번 더 돋우고 간다. 보기에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했던가. 어디서 먹느냐에 따라 같은 음식이라도 그 맛이 배가 되는 만족을 누릴 것이다. 쫄깃하고 고소한 고기를 배불리 먹고 나면 시원한 멸치육수 국물에 나오는 ‘잔치국수’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면발이 부드럽고 쫄깃쫄깃하면서 깔끔하고 개운하게 식사의 마지막을 장식해 준다.
이 밖의 메뉴에는 삼겹살(1인분_7,000원), 왕소갈비(1대_15,000원), 해물파전(10,000원), 버섯된장찌개(5,000원) 등이 있다. 문의 02-3158-56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