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초등학교 5학년 여름방학 무렵에 뒷집 사는 친구의
권유로, 시골 예배당을 처음 찾게 되었습니다.
동네 한 가운데 있는 교회이기에, 맘만 먹으면 아무때나
들어 갈 수 있는 곳이었지만, 그때가지만 해도 이곳은 제게
너무 낯선 곳이었습니다.
처음 예배당에 들어가니 만국기로 실내를 장식하고, 자못
실내가 북적거렸지요.
뒤에 알고 보니 여름성경학교 기간이었습니다.
이무렵 부터 저는 착실한 신자로 하루하루 성장해 갔습니다.
그후 대전에서 고등학교 진학을 하며, 정말 성실하게 교회
출석을 하였고, 마침내 1967년 11월에 세례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후에 직장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유감스럽게도
저에게는 상당한 종교적인 갈등이 생겼고, 이후 몇년간을
사상적으로 방황하며 지내면서, 동양의 고전들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비록 확고한 인생관을 정립하지 못하고 방황하였지만, 그래도
내 마음의 좌표를 찾아 갈망하든 무렵에 "교육" "인성" 公" 등의
개념을 떠올리며 만들어 본 시 한편이, 바로 아래에 소개하는
5언 절구입니다.
내면적으로는 치열한 갈등을 겪으며 방황하든, 한 20대 젊은 이의
고뇌가 묻어 나는 설익은 작품으로, 그 부족함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題 : 四海爲公 (공의로운 세상을 꿈꾸며)
世 風 唯 從 利 (세풍유종리)
明 德 何 處 逢 (명덕하처봉)
人 皆 有 天 心 (인개유천심)
善 育 四 海 公 (선육사해공)
세상 풍조는 오로지 이득만 따르려 하니,
밝은 덕을 지닌 사람을 어디서 만나리오.
사람마다 하늘이 주신 착한 마음 있다 하니,
이를 잘 갈고 닦으면 세상은 좋아지겠지.
<어 휘>
從利 : 물질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려는 황금만능 주의 세태
明德 : 사람들이 추구해야 할 진정한 가치를 상징
天心 : 하늘이 사람에게 주신 본 바탕
종교마다 표현과 성격이 다르기는 하지만
기독교는 하나님의 형상, 불가에서는 佛性, 유교에서는
착한 성품(善性) 등으로 유추해 봄.
善育 : 좋은 교육 四海 : 온 세상
公 : 공평무사의 개념에 정의의 개념이 더해진 公義의 의미로서,
현실속의 부도덕하고 불공평함을 버리고, 가장 이상적인
질서와 정의가 확립된 세상을 그 핵심 가치로 추구함.
오늘 기묘년 첫 날에 호암다도의 모든 다우들께, 하나님의 은총과
평안이 충만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