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뽓틸라 테라 이야기♠
부처님께서 제타와나 수도원에 계시던 어느 때,
뽓틸라 테라와 관련하여 게송282번을 설법하시었다,
나이 많은 뽓틸라 테라는 과거 일곱 부처님 시절부터
빅쿠들에게 경을 강의하는 강사였다, 그는 스스로 학식이
높으며 법을 잘 설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자만심이 대단했다,
어느 날 부처님께서는 뽓틸라를 보시고 이렇게 생각하시었디,
<이 빅쿠는 아직까지 자신을 밝혀 생사윤회를 벗어나겠다는
생각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구나, 그러니 여래는 그의 마음을
흔들어 일깨워 주리라,> 이렇게 생각하신 부처님께서는 그때부터
그를 보실 적마다 『뚜짜(머리가 텅빈) 뽓틸라야 이리 오너라,
뚜짜 뽓틸라야 인사하여라, 뚜짜 뽓틸라야 앉아라, 뚜짜 뽓틸라야
저리 가거라』하고 말씀하시었고, 그가 가면 『뚜짜 뽓틸라가 갔다』
고 하시었다,
뽓틸라는 부처님께서 말끝마다 뚜짜 뽓틸라라고 자기를 부르시자
혼자 생각했다,
<나는 삼장을 통달했고 경의 철학적인 해석도 능하며, 또 설법도
잘하여 오백 빅쿠외 열더덟 무리의 빅쿠들에게 삼장을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도 부처님께서 나를 가리켜 머릿속이 텅빈 뽓틸 고 부르시는
것은 의심의 여지없이 내가 좌선 수행으로 마음을 고요히 다스려
선정삼매를 얻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그는 마침내 숲 속으로 들어가 좌선에 매진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그는 그 날 저녁 때 까사와 밧따를 챙겨 두어다가 먼동이 터와 학인
빅쿠들이 각자 자기 방에서 경을 외고 있는 시간에 남몰래 기를 떠났다,
길을 떠난 뽓틸라는 사왓디에서 20요자나쯤 떨어진 숲속에 있는 조용한
수도원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약 30명의 아라한 빅쿠들이 있었다,
그는 수도원의 원장 빅쿠를 만나 인사드리고 자기의 수행을 지도해 달라고
청했다, 그러자 그 원장 빅쿠는 깜짝 놀라며
『테라시여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테라쎄서는 세상이 다 아는 대강사
빅쿠가 아니십니까? 오히려 저희가 테라님으로부터 배워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뽓틸라 빅쿠는
『아닙니다, 그런 말씀마시고 저의 수행의 의지처가 되어 주십시오』
하고 거듭 간청했다,
사실 이 수도원에 머물고 있는 빅쿠들은 모두 아라핫따 팔라를 성취한
최고의 성자들이었기 때문에 누구든지 뽓틸라의 수행 지도를 해줄 수 있었다,
그렇지만 수도원에서 가장 법랍이 높은 테라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이 빅쿠는 학식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자만심도 높다, 나는 먼저 그의
자존심부터 꺽어 놓으리라>
그래서 자기가 직접 그를 지도해 주지 않고 손아래 테라에게 내려 보냈다,
그러자 뽓틸라의 수행 지도를 부탁 받은 그 테라는 다시 손아래 테라에게 보냈고,
그런 식으로 그를 계속 손아래 빅쿠에게 보내게 되어, 그는 결국 수도원에서
가장 나이 어린, 이제 겨우 일곱 살밖에 되지 않는 사마네라에게 보내어지게 되었다,
이때 뽓틸라의 스승이 된 사마네라는 오후 반나절 동안 실과 바늘로 무엇인지 짜고
있었는데, 뽓틸라 테라를 보고도 본체 만체 자기 일만 계속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기고만장하던 뽓틸라의 자존심은 여지없이 짓밟히고 말아다,
뽓틸라는 여러 아라한들을 거치면서 겸손한 태도를 몸에 익히게 되었기 때문에
자존심을 내던지고 사마네라에게 공손히 합장 공경을 표한 다음 이렇게 애원했다,
『스승이시여, 저의 의지처가 되어 주십시오,』
그러자 사마네라가 말했다,
『테라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테라님께서는 나이도 많으시고 아는 것도 많으신
분인데, 어떻게 제가 테라님의 의지처가 될 수 있겠습니까? 마땅히 제가 테라님으로
부터 담마를 배워야 할 것입니다,』
『스승이시여, 제발 사양하지 마시고 저의 의지처가 되어 주십시오,』
『테라님, 정 그러시다면 테라님은 저의 모든 훈계와 경책을 달게 받으시겠습니까?
그러시다면 제가 스님의 의지처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제발 그렇게만 해주시비오. 저는 스승께서 시키시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다
하렵니다, 만일 스승께서 저보고 불속에 뛰어들라 하셔도 저는 말씀대로 따르겠습니다,』
뽓틸라 빅쿠가 이렇게 말하자, 사마네라는 그기서 멀지 않은 연못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러시다면 테라님, 까사를 입으신 채로 저 연못에 들어가십시오,』
사마네라는 뽓틸라가 아주 고급스런 까사를 입고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마음을
시험해 보기 위해 그렇게 말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미 굳은 결심을 하고 있었던
뽓틸라는 사마네라의 말이 끝나자마자 연못 속으로 풍덩 들어갔다,
사마네라는 뽓틸라가 물 속에서 나와 까사짜락에 물을 줄줄 흘리는 보고 테라를
가까이 오라고 불렀다, 뽓틸라는 그 말을 듣자마자 쏜살 같이 스승에게 달려왔다,
그때 사마네라는 이렇게 가르치는 것이었다,
『테라님 만약 여기에 여섯 개의 구멍이 있는 거미집이 있다고 합시다, 그리고
그 거미집에 도마뱀 한 마리가 기어들어 갔습니다, 그때 도마뱀을 잡으려면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그럴려면 여섯 구멍 중 다섯 개는 다 막고 한 구멍만
남겨 둔 다음 그 구멍을 잘 관찰하며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테라님, 좌선 수행도
이와 갔습니다, 테라님은 이제 부터 여섯 가지 감각 기관, 즉 눈-귀-코-혀-몸-마음 을 다루는데 있어서 나머지 다섯 개의 감각 기관을 다 막아 버리고 오직 마음의 문 하나만을 열어 놓고 그기에 관찰력을 집중시키도록 하십시오, 끈기 있고,
열성적으로 이같이 수행하시면 반드시 좋은 결과 있을 것입니다, 』
뽓틸라는 이미 많은 경을 읽어 아는 것이 많은 사람이었으므로 사마네라의
가르침을 즉시 이해했다, 그것은 마치 잘 준비된 호롱에 불을 붙이는 것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는 『스승님이시여, 그것으로 이미 충분합니다,』하고
말하고, 곧장 한적한 곳에 가 앉아서 자신의 마음을 자기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고 사라지는 모든 현상에 집중시켜다,
뽓틸라가 그같이 위빠사나 수행을 하는 동안 부처님께서는 20요자나나 떨어진
곳으로부터 뽓틸라를 관찰하시고 이렇게 생각하시었다,
,<뽓틸라빅쿠가 내적 현상관찰을 통해 자신의 성품을 깨달아 가고 있구나,
나는 이제 곧 위대한 지혜를 갖춘 마하테라가 되리라>
부처님께서는 그에게 광명을 놓으시며 그 앞에 앉아 계시는 듯이 모습을
나투시어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진정 지혜는 좌선에서 일어나는 것
좌선 수행이 없으면 지혜는 사라진다,
이같이 지혜를 얻고 잃음에 두 길이 있음을
바르게 아는 수행자는
열심히 좌선 수행하여 지혜를 증진시켜야 한다,"
부처님의 이 설법 끝에 뽓틸라 빅쿠는 아라핫따 팔라를 성취하였다,
-사경: 초학인 나그네 정선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