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두 게시물은 축구장에서 야구를 그리고 야구장에서 축구 경기를 하는 경우였다.
그런데 이번 게시물에서 보여드리는 내용은 축구장인지 야구장인지 불분명한 경우의 경기장에 관한 것이다.
좌석 배치도에 따라 축구장으로 보이기도 하고 야구장으로 보이기도 하는 경우이다.
여기서 축구장은 미식축구장(American football)을 주로 뜻하는데 축구장(Soccer)으로의 전환도 가능하다.
외형상 공통점은 하늘에서 볼 때 원형의 모습이며 외야석도 내야석만큼 관중석이 많다는 게 일반 야구장과 다른 점이다.
그렇다고 축구장으로 보기에도 관중석 모양이 이상하며 필드도 원형 내지는 타원형 모습이어서 축구장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다.
축구와 야구를 동시에 치를 수 있는 겸용 구장은 경비 절약 측면에서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가 있어 과거 미국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1960~70년대 미국에서는 야구와 축구를 같이 할 수 있는 겸용 구장이 대세였는데
특히 건축비가 많이 드는 돔구장은 1965년 개장한 Houston의 Astrodome을 필두로 대부분이 겸용 구장으로 지어졌다.
이와 같은 형태의 경기장을 미국에서는 Dual-use MLB and NFL stadium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런 경기장은 선수들이나 관중들 모두에게 불편을 초래함은 물론 경기장 유지비도 많이 든다는 문제가 있다.
필드 역시 문제점이 수반된다. 미식축구는 인조 잔디에서 경기하도록 규정에 못 박혀 있으므로 이런 경기장에는 인조 잔디를 설치한다.
따라서 이런 경기장에서는 야구도 인조 잔디에서 치러야 한다. 그 당시에는 미식축구와 야구가 대세였으므로 큰 문제가 없었다.
반면 축구는 천연 잔디에서 경기하는 게 원칙이다. 1980년대 들어 축구가 미국에서 관심을 받으면서 경기장 하나로 미식축구와 축구를 함께 치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따라서 1980년대 들어서 미국은 돔구장을 제외하곤 이런 유형의 다목적 겸용 구장을 건립하지 않는다.
1960~70년대 지어진 노천 겸용 구장은 Oakland에 있는 McAfee Coliseum을 제외하고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