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지금으로부터 꼭 34년전으로 시계바늘을 거꾸로 되돌려 1976년도 늦은 가을로 되돌아 가고 있읍니다!
어둠이 깔린 그해 11월의 어느날에 서울특별시 용산구 동자동의 서울역에 저 금향이 도착했을때~~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알수 없는 수많은 낯선 사람들은 저마다 서로의 갈길을 가기에 바빠~~
네온사인 불빛을 가로질러 차갑게 불어오는 11월의 늦 가을의 차가운 밤공기를 갈라가며~~
어디론가 분주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읍니다!
70년대 초반 고향을 등지고 서울로 올라 왔다가 이제 군입대 신체검사 영장이 나와 본적지에서의 신체검사를 받으러
고향으로 내려가기 위해 한해가 저물어가는 그해 11월에 고향으로 내려가는 경부선 하행선 야간완행열차를 잡아 타기 위해
저 금향이 서울역 기차역전에 도착한 것입니다!
저 금향 모든 티켓팅을 끝내고 역전 개찰구를 고향으로 내려가는 수많은 사람들틈에 끼여 떠밀리리다시피하며
겨우 빠져나와 마침내 서울발 부산행 경부선 하행선 야간완행열차에 이 작은 한몸을 실었답니다!
열차내에는 개나리 보따리짐을 머리에 인 사오십대로 보이는 몸뻬이를 하체에 걸친 두리 뭉실한 아줌마 부대들!
칭얼거리며 징징거리는 어린애를 달래기 위해 부풀어 오를대로 부푸른 오른 젖 가슴을 조금도 부끄럼없이 훤히
드러다 내놓고 젖을 물리고 있는 이삼십대로 추정되는 젊은 여인네들! 좁은 열차 통로를 따라 "오징어 있어요! 땅콩 있어요! 다갈! 닭알! 하면서 귀를 쫑긋안하면 불란서 말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일본 쪽바리놈들 말로서 계란을 팔고 있는지 영리한(?) 저 금향도 도저히 알아 듣기 힘든 말로서 먹고 살겠다고 있는 목청 없는 목청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며 왔다 갔다하는 열차내 행상인들의 정겨웠던 그 옛모습이야말로 바로 우리들의 지난날의 배고팠던 60년~70년대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야말로 우리네 시골 장바닦의 저잣거리를 그대로 달리는 야간완행열차에 옮겨 놓았다면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
원래가 말이 없는 저 금향은........(지금이야 우리 그리운 길동무님들을 만나 있는 말! 없는 말! 때로는 말 같지도 않는~~한마디로 말해 웃기지도 않는 시시껄렁한 말들을 지껄여 가끔씩 우리님들을 의하하고 어리둥절하게 만들때도 많지만은....?? 그러나 그렇게 하지않고 허구헌날 카페에 들어와서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와요! 내일도 좋은 하루 되시와요!" 우리 그리운 길동무님들 500명이 넘는 모든 분들이 그런 인사 말씀만 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진짜로 재미없고 카페가 무미 건조 할것 아닙니까? 그렇게 생각 안 드십니까? 우리 그리운 길동무 모든 회원님들! 원래 옛부터 병신자식이 멀쩡한 자식 놔두고 부모님께 효도한다고 저 금향같이 약간 덜 떨어진 회원도 카페에 있어야지 재미있지 허구헌날 공자왈 맹자왈만 하고 있으면 누가 밥갔다 주는 것도 아니고 정말로 재미가 없답니다! 그렇잖아요! 우리 산들바람님! 우리 푸른하늘님!)......... 열차에 몸을 실은후로 누구에게도 말을 걸지 않고 열차 차창밖으로만 고개를 돌린채 말없이 차창밖을 응시하기 시작했읍니다
열차는 드디어 "부우웅" 하며 기차 화통을 삶아 먹었는지~~? 귀청이 찢어질 정도로 우렁찬 기적소리를 울리며 드디어 부산을 향해 미끄러지듯 서울역 플랫포옴을 빠져 나가기 시작했읍니다! 청운의 푸른꿈을 안고 서울로 혼자서 야반 도주 했던 경상도 상주 촌놈 금향이 상경 5년만에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 가고 있는 중입니다!(요즈음엔 행세께나 하고 돈좀 있는 꼴같지 않은 인간들은 요리 조리 뺀질거리면서~~어떻게든 군대를 안보낼려고 그 부모들부터 먼저 뭔가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 되었다는 생각을 저 금향은 해 보고 있답니다! 돈 생기는 일에는 온갖 나쁜짓을 마다 않고 골라가면서 하면서도 그런 마땅히 해야 할 국방의 의무라든가 납세의 의무를 미꾸라지 빠지듯 빠지는 그런 나쁜 놈들은 저승사자가 하루라도 빨리 잡아 갔으면 십년 묵은 체증이 확 뚫리겠는데...! 저 금향이 이런 기생충 같은 인간들 어떻게 한번 손좀 볼까요? ㅎㅎㅋㅋㅋ)
얼마쯤 달렸을까? 열차는 수원역에 도착했고 제법 많은 사람들이 내리고 다시 탑니다!
수원역을 잠시 정차한 열차는 다시 남으로 남으로 부산역을 향해 출발했읍니다!
차창밖만을 응시하고 있던 저 금향에겐 수많은 상념들이 머릿속으로 파노라마처럼
고향으로~~고향으로~~달려가고 있는 열차와 함께 스쳐 지나가기 시작했읍니다!
지금쯤 고향의 초등학교 그 계집애 동기는 상급학교로 진학하여 공부를 계속하고 있을까?
아니면 부모를 잘못 만나 남들 다가는 중학교도 들어 가지 못한채 간신히 초등학교만 졸업한뒤에~~
영등포 구로공단 어느 여공 기숙사에서 피곤한 한몸을 누이며 저 금향 생각이라도 혹시나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착각은 자유이기에 혼자서 금향이 자기 도취에 빠져 봅니다! ㅎㅎㅋㅋㅋ
기차는 또 다시 천안역에 도착했읍니다! 천안역에 도착하니 언제 올라 탓는지 "호도 과자 있어유" 하면서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마음씨가 좋게 생긴 호두까기 아저씨 한분이 지나갑니다! 밤이라 천안삼거리 수양버들은 보이지를 않고
기차는 이번엔 또 다시 대전역을 향해 달려 가기 시작했고 차창밖으로 군데 군데 모여 있는 농촌의 한옥들에서 흘러나오는 불빛들로서 어둠을 가로 질러 희미하게 비쳐올뿐 사방은 어둡고 적만만이 스쳐 지나갈 뿐이었읍니다!
마침내 열차는 대전역에 도착했고 대전역은 경부선과 호남선이 갈리는 분기점이 되는 큰 역전이어서 열차는 5분간 정차한다고
곧 바로 안내방송이 흘러 나오더군요! 저 금향은 재빨리 하차하여 역전 기찻길옆에서 팔고 있는 김이 모락모락나는 손가락만한 굵기로 퉁퉁 불어빠진 각기우동 한 그릇을 500원짜리 지폐 한장 주고 사서 열차가 출발하면 큰일이기에 "후루룩~~후루룩~~"
그야말로 번개불에 콩 꾸어 먹듯이 그냥 단숨에 먹어 치웁니다! 그리고는 재빨리 열차에 다시 몸을 싣습니다!
이번에는 드디어 가랑비 날리는 추풍령 고개를 향하여 열차는 "부웅" 기적소리를 내며 출발합니다!
역마살이 끼어 고향을 떠나 서울로~~서울에서 다시 미국으로 건너온 저 금향은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그때 대전역에서 자정이 가까워 온 시간에 그냥 선채로 먹었던 그 손가락굵기만한 퉁퉁 불어빠진 그 맛있었던 각기우동은
두번 다시 먹어 보지를 못했읍니다! 아마도 추운날씨에 경부선 야간완행열차를 타고서 여행도중에 잠시잠깐 먹었던 것이라
추억이 서려 있어서 그렇게 맛이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건 그렇고 이제부터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답니다! 왜냐하면 각기우동 한 그릇 먹고 식후 졸음증이라도 와서 추풍령 고개를 지나 경북 김천에서 깜박 졸다가 내리지 봇하고 그냥 갔다간 열차는 동대구를 거쳐 부산까지 가기 때문입니다!
저 금향이 고향 상주를 가기 위해선 반드시 경북 김천에서 내려 상주를 거쳐 영주로 가는 경북선 열차를 갈아타야 하기 때문입니다!
첫댓글 **^^** <<< ^^,,,,
70년대의 모습ㅎㅎ...그 시절을 산 사람들은 다 공감되는 얘기지요~광주발 부산행 야간열차 타고 친구들과 부산에놀러갔던 일생각나네요~~해운대,태종대,용두산 공원등을 돌아 다니다가 다시 밤기차 타고 광주에 왔던 일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