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 속에서 빚어내는 하느님 나라의 진주
마태 13:31-33, 44-52
관할사제 조정근 프란시스 신부
사랑하는 원주성당 교우 여러분,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오늘 본기도에서 우리는 "하느님 나라의 소망을 간직하게 하시고, 그 은총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 믿음을 주소서"라고 기도했습니다. 오늘 말씀들은 바로 이 '하느님 나라의 가치'를 보여주며, 주님을 향한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 말해줍니다.
1. 사랑하면 고생도 기쁨이 됩니다
1독서 창세기의 야곱은 품삯으로 소금 대신 라헬을 요청하며 7년의 머슴살이를 나섭니다. 성경은 “칠 년이라는 세월이 며칠밖에 안 되듯 지나갔다. 그만큼 라헬을 좋아했던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사랑하면 고통이 즐거움이 되고 지루함이 사라집니다. 새벽 맹추위속 어물 시장의 할머니들도 자식 학비와 손주 용돈을 줄 생각에 “하나도 안 힘들다”며 웃으십니다. 우리 교우님들도 꽃꽂이, 교사, 봉사 등으로 피곤할 때가 있지만,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기에 그 노고가 기쁨이 되는 것입니다. 야곱이 외삼촌에게 속아 시련을 겪고 또 7년을 일했듯, 사랑만이 시련을 기쁨으로 바꿉니다.
2. 우리는 하느님의 황금사슬에 묶여 있습니다
2독서 로마서에서 바울로 성인은 구원의 ‘황금사슬’을 말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미리 정하신 사람들을 불러주시고(소명), 당신과 올바른 관계에 놓아주시고(의화), 영광스럽게 해주셨습니다(영화).” (로마 8:30)
이 황금사슬에 묶인 사람은 흔들리지 않으며 다음 네 가지를 고백합니다.
모든 것에 감사합니다: 좋은 일도, 안 좋은 일도 다 합쳐져 선을 이룹니다. 영국 영성가 줄리안 수녀님의 고백처럼 “결국 모든 것은 다 잘될 것입니다.”
내 가치를 압니다: 하느님이 내 편이시니 당당해집니다.
시련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환난과 위험도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놓을 수 없습니다.
넉넉히 이깁니다: 나를 사랑하시는 그분의 도움으로 시련을 극복합니다.
3. 거친 바다에서 영롱한 진주가 만들어집니다
복음에서 예수님은 하늘나라를 겨자씨와 누룩, 밭에 묻힌 보물, 그리고 진주로 비유하십니다. 30년 전 우리 원주교회와 나눔의집도 아파트 거실에서 몇 명이 모여 시작된 작은 겨자씨였습니다. 하느님은 서두르지 않으시며 주도권을 쥐고 당신의 뜻을 이루어 가십니다.
또한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석으로 묘사되는 진주는 조개가 몸속에 들어온 모래알의 통증을 이겨내려 생명즙을 짜내며 수만 번 감싸 안을 때 비로소 만들어집니다. 맹자도 “하늘이 큰일을 맡기려 할 때는 마음을 괴롭게 하고 고통을 준다”고 했습니다.
거친 바다 같은 세상에서 상처를 입더라도, “하느님이 나를 부르셨다”는 믿음으로 견뎌낼 때 내 안에 하느님 나라의 진주가 만들어집니다.
4. 나를 개밥그릇으로 쓸 것인가 ?
“모르면 팔만대장경도 빨래판이고 고려청자도 개밥그릇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옛날 신안 앞바다에서 발견된 엄청난 가치의 송나라 유물이 한때 어느 섬마을 마당의 개밥그릇으로 쓰였던 적이 있습니다. 자기 가치를 모르면 자신을 개밥그릇처럼 막 쓰게 됩니다.그러나 하느님은 “너는 천하보다 귀하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맺음말
사랑하는 원주성당 교우 여러분! 오늘 복음의 그물 비유처럼 세상 끝날에는 심판이 있습니다. 세상의 고통을 이겨내고 내 삶 속에서 영롱한 진주를 만들어내는 것은 내 힘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오늘 미사 안에 성찬의 제단을 차려놓으셨습니다. 우리가 모시는 성체는 세상의 죄와 고통을 십자가 수난으로 감싸 안으신 하느님 나라 최고의 보물이자 가장 값진 진주,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이 성체를 모실 때 주님의 생명이 내 안에 들어옵니다.
내가 개밥그릇이 아니라 '천하보다 귀한 진주'임을 성체성사를 통해 매주 재확인하십시오. 오늘 주님의 몸을 기쁘게 모시고, 그 거룩한 양식의 힘으로 내 삶의 시련을 주님의 사랑으로 감싸 안아 세상에서 넉넉히 승리하는 거룩한 성도들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