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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MH, VF 등 M&A로 글로벌 그룹 도약 |
패션 외 리테일, 향수, 와인 등 영역 확장 |
미국, 프랑스, 일본 등의 해외 패션 업체 및 유통에서도 사세 확장을 위한 M&A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으로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M&A 시장이 약세를 보였으나 낮은 프리미엄의 소규모 거래가 꾸준히 이뤄졌다. 프랑스의 LVMH 또한 합병 이후 14년간 꾸준히 M&A를 진행, 현재 50여개 명품 브랜드로 100여개 나라에 진출, 1,250여개 매장을 보유하게 됐다. 일본은 유수 백화점의 경영 통합으로 연간 매출이 1조엔을 넘어서는 초대형 백화점 2곳이 탄생했다.
LVMH, 50여개 명품 브랜드 보유한 글로벌 그룹 LVMH는 1987년 코냑으로 유명한 Moet Hennessy사와 피혁 제품 전문 Louis Vuitton사의 합병으로 탄생해 현재 50여개의 명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거대 패션 그룹이다. 10개의 브랜드로 출발한 LVMH는 합병 이후 14년간 활발한 M&A를 전개, 5개 사업 부문에 총 50여개의 명품브랜드를 소유하고 있으며 100여개 나라에 진출해 1,250여개의 매장을 보유한 글로벌 그룹으로 자리 잡았다. 이 그룹은 1984년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파산 위기에 놓인 크리스찬 디오르의 모기업인 부삭(Boussac)을 인수한 이후 시계, 보석, 유통 등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주식 인수를 통한 공격적인 미국식 경영법으로 가족 기업 형태로 운영되던 유럽의 명품 브랜드들을 흡수한 것. LVMH 그룹의 한 해 매출은 2005년 기준으로 150억 유로(약 18조7600억원)에 달한다. 이 그룹은 매출의 84%를 해외에서 거두고 있다. 1987년 11,625명이었던 직원수는 2001년 53,000명에 이르렀으며 이 중 64%가 프랑스 이외의 지역에서 일하고 있다. 지역별 매출액을 보면 미국에서 26%, 아시아 32%, 유럽 34%, 기타 8%로 전세계에 분포되어 있다. 이처럼 거대해진 LVMH 그룹은 자사가 보유한 여러 브랜드를 조합시키는 이른바 패키지 딜을 통해 유통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 등 M&A를 통한 이점을 톡톡히 활용하고 있다. 또 운영 전략은 각 회사의 주체성과 문화를 유지시키고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주며 유통, 마케팅은 기업 본부가 지역별로 현지화 사정에 맞는 전략을 전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매장 또한 100% 직영점만을 운영해 일관성과 통일성을 극대화시켰다. 국내에서도 LVMH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2004년 FnC코오롱은 ‘마크제이콥스’에 이어 ‘크리스찬라끄르와’를 도입했다. FnC코오롱은 LVMH 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으며 앞으로 LVMH가 보유한 브랜드를 차례로 국내에 도입할 계획이다. 또한 데코를 이끄는 박성경 대표가 최근 공격적인 M&A를 통해 사세를 확장한다는 목표를 세우면서 그 본보기를 LVMH로 삼았을만큼 LVMH는 기업의 인수·합병 분야의 모범적 케이스로 꼽히고 있다.
미국 패션 M&A 시장 미국은 지난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경매 증가 등으로 M&A 거래가 둔화된 가운데 낮은 프리미엄의 소규모 거래 등이 꾸준히 이뤄졌다. VF그룹이 속옷 부문을 워렌 버핏의 버크셔헤서웨이사의 후룻 오브 더 룸(Fruit of the Loom)사에 매각한 것과 클로락스(Clorox)사가 천연화장품 업체 버트비(Burt’s Bee)를 인수한 것은 미국 M&A의 대표적 사례. 또한 바니스뉴욕백화점이 일본 ‘유니클로’, ‘띠어리’의 패스트 리테일링사와 인수 계약을 파기하고 두바이의 이스티스마르(Istithmar)사로 현금 9억4,230만 달러(8,900억원)에 매각되기도 했다. 디자이너 부문의 M&A에서는 아제딘 알라이아가 프라다 그룹으로부터 자신의 브랜드를 인수한 뒤 3개월 만에 리치몬드사에 매각한 것이 화제가 됐다.
VF, 아웃도어 계열 큰 성장 의류 산업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VF사는 미국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여러 상품군의 의류 회사를 계속 사들여 몸집을 키웠으며 2000년 ‘노스페이스’(The North Face)를 인수하면서 ‘잔스포츠’(JanSport), ‘이스트팩’(Eastpak), ‘키플링’(Kipling) 등으로 구성된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바니스뉴욕백화점이 두바이의 이스티스마르로 원유값 폭등과 아울러 중동 산유국들의 국제적 경제 파워가 거세지고 있다. 최근 두바이의 국영 투자회사인 이스티스마르그룹의 미국 패션의 상징인 바니스뉴욕백화점 인수는 업계의 큰 관심을 불러모았다. 다국적 패션 기업이나 브랜드들의 새로운 개척지로 급부상한 중동의 이 같은 글로벌 패션 기업 사냥은 세계 패션 유통의 중심인 미국은 물론 프랑스와 이탈리아도 긴장시키고 있다. 최근 아랍에미레이트령 두바이(아랍에미리트의 토후국)를 중심으로 산유국 정부와 투자업체들이 글로벌 M&A 시장의 큰 손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얼마전 뉴욕 맨해튼 패셔니스타들의 스타일 중심지로,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백화점의 하나로 군림해 온 바니스뉴욕백화점이 두바이 국영 투자회사인 이스티스마르그룹을 주인으로 맞았다는 기사가 신문의 톱 뉴스를 장식하면서 미국 패션가는 오일 파워의 위력에 충격을 받았다. 이 회사는 바니스뉴욕을 단순히 럭셔리 패션 지향의 소비 시장에서 벗어나 중동과 아프리카를 잇는 가교인 두바이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개발해 ‘루이비통’부터 ‘H&M’ 까지 전세계 하이엔드 브랜드와 하이스트리트 브랜드들을 모두 커버할 계획이다. 또한 유망한 해외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 전담반을 구성, 세계 경제계를 휘어잡기 위한 발판 마련에 나섰는데 바니스뉴욕백화점이 첫 결과물이었던 것. 사실상 두바이 정부를 대변하는 이스티스마르그룹이 미국 패션 유통을 상징하는 바니스를 인수하게 되면서 미국 하이엔드 패션 마켓에서 두바이의 입김은 더욱 거세질 듯 하다. 실제로 이스티스마르그룹은 유통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바니스뉴욕백화점의 성장을 도모하는 한편 전세계 유통 사업에 대한 가지 뻗기를 병행할 의지를 드러냈고 존스어패럴그룹과 헤어져 이스티스마르그룹과 손잡은 바니스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국제 패션 유통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는 데 이스티스마르그룹의 투자가 긍정적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M&A로 초대형 백화점 탄생 지난해 일본 백화점 유통은 80년대 후반부터 할인점 등장과 버블경제 붕괴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M&A 열풍에 힘입어 업계 유수의 백화점들이 경영 통합을 진행하면서 초대형 백화점들이 등장하게 됐다. 다이마루와 마쓰자카야는 J 프런트 리테일링이라는 지주회사를 설립해 M&A를 진행했다. 이로써 다이마루와 마쓰자카야는 총 매출 1조 1,700억엔에 육박하는 초대형 백화점으로 거듭났다. 일본 백화점 업계에서 4위, 5위를 차지하고 있던 미쓰코시와 이세탄 또한 미쓰코시이세탄홀딩스라는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M&A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두 백화점은 각각의 특성과 다양한 고객층을 바탕으로 판매 시너지 효과를 얻었을 뿐 아니라 연간 1조 6,000억엔을 육박하는 매출액과 33개 점포를 바탕으로 업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게 됐다.
공격적 브랜드 매수 회의론 대두 한편 대부분의 럭셔리 그룹은 사실상 한 개의 브랜드에 이익의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루이비통’은 LVMH사 영업이익의 66%를 내고 있으며 ‘카르티에’는 리치몬드사 영업이익의 77%를 차지하고 있다. 구찌그룹의 경우에는 ‘구찌’가 전체 그룹에서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이브생로랑’ 등 대부분의 다른 브랜드가 낸 손실을 충당하고도 141%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프라다 그룹의 경우도 ‘프라다’가 매각 전 몇 년째 적자를 내온 ‘질샌더’, ‘헬무트랭’의 손실을 충당하고도 남는 136%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왔다. 이처럼 주요 브랜드가 기업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양상을 보이자 업계는 대기업의 무분별한 멀티브랜드 구축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집중력이 분산될 뿐더러 타 브랜드가 메인 브랜드의 서포터 역할을 하느라 제 가치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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