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09 - 서영남
해피빈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허영만 화백의 선물을 보내주신답니다. 겨울 점퍼 150벌과 세면도구 150꾸러미 그리고 매트 50장이나 됩니다. 우리 손님들께 필요한 겨울 옷을 전부 나눠주지 못해서 마음 아팠는데 성탄 선물로 아주 좋겠습니다.
겨울이 되니까 손님들이 정말 많이 늘었습니다. 한동안 보지 못했던 우리 손님들도 겨울에 다시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나는 이제 노숙 안 해요! 그러던 손님들도 많이 옵니다.
오늘은 커다란 솥으로 돼지고기 김치 볶음을 만들었습니다. 봉화에서 가져온 묵은지를 듬뿍 넣고 돼지고기도 스무 근이나 넣고 커다란 주걱(고추장 만들 때 쓰는 삽같은 주걱보다는 조금 작은)으로 힘들게 볶았습니다. 작년 이맘 때 같았으면 이틀은 우리 손님들이 드실 수 있는 분량인데 하루를 겨우 버팁니다. 반찬을 만드는 양이 작년에 비해서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콩나물도 4킬로 상자로 두 개는 해야 하고요. 숙주 나물도 두 상자는 있어야 하고, 시금치도 10킬로는 무쳐야 하루 쓸 수 있을 정도입니다. 아가다 자매님과 바울라 자매님이 반찬을 만들기가 이젠 힘 겹습니다. 양이 너무 많아서 입니다. 그래도 기분 좋습니다. 고마운 분들의 도움으로 손님들이 마음껏 드실 수 있게 대접할 수 있으니까요.
어제는 화도진 도서관 선생님께서 오셨습니다. 또 우리 손님들이 도서관에서 민폐를 끼치지나 않는지 걱정스러웠습니다. 그런데 화도진 도서관이 최우수상을 받아서 상금을 우리 손님들 대접하는데 쓰시고 싶다고 하십니다. 맛있는 닭을 사 달라고 했습니다. 이번 토요일에는 닭백숙을 해서 손님들께 대접하면 참 행복해질 것입니다. 닭 한 마리에 오천 원이니까 마흔 네 마리를 네 토막으로 해서 백숙을 하면 170 그릇 정도는 나올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석남동 성당 자매님께서 쌀 한 포와 김치 한 통을 선물해주셨고요. 만석 성결교회 3여전도회에서 후원금을 주셨습니다. 분도 형제님께서도 후원금을 주셨습니다.
일산의 안젤라 자매님이 종합 감기약과 쌍화탕 그리고 달걀을 많이 보내주셨습니다. 일산 봉사자이신 임 선생님께서 배달해 주시는 수고를 해 주셨습니다. 다음 번에는 고추장아찌를 선물해주신다고 합니다. 고맙습니다.
두현씨가 치아가 흔들려서 며칠 고생을 하셨습니다. 치과에 가자고 했더니 괜찮다고 합니다. 전에는 아프면 어떻게 하셨는지 물어보았습니다. 그냥 아픈 것을 참았다고 합니다. 저녁 식사 전에 혈당을 재어보았습니다. 134가 나왔습니다.
주헌씨는 어제부터 설거지도 거들고 밥도 잘 드십니다. 이젠 정말 술을 끊겠다고 합니다.
정근씨는 고정선 정신과 의원에 입원해 있습니다. 2주가 지나야 면회할 수 있습니다.
문규 씨가 보름 이상을 쉬었습니다. 잔소리 하고 싶은 것을 꾹 참았더니 오늘 일하러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호범&인옥 씨는 계속 일자리를 찾아보지만 없는 모양입니다. 천천히 조급해하지 말고 지내자고 했습니다. 오늘도 국수집에 올라와서 채소 다듬는 것 거들고 강아지운동을 시켜주었습니다.
첫댓글 정근씨가 아직도 속을 썩이고 있군요... 어떤 일을 해도 수사님은 그저 지켜보고 기다려주시니 정말 대단해 보입니다. 성질 급한 저에겐... ^^;; 진짜 민들레 식구분들은 수사님께 감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