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한 해를 결산하고 새해 노선을 결정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26일부터 시작됐다.
최근 관례대로 12월 31일까지 이어진 뒤, 1월 1일에 발표되는 결정서로 신년사를 대체할 전망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6차 전원회의가 2022년 12월 26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소집되였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참석하시였다"고 보도했다. 북한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정치행사는 노동당 대회다. 중요한 만큼 자주 열리지 않는데 2016년 5월, 2021년 1월에 각각 7차와 8차 노동당 대회가 열렸다. 6차 노동당 대회는 김일성 주석 집권기인 1980년에 열렸었던 점을 감안해 보면 36년만에 재개된 셈이다. 노동당 규약에 따르면 당 대회는 5년에 한 번 열리는데, 그 대신 당 대회가 열리지 않을 때는 당 중앙위원회가 전원회의를 소집해 국정의 전반적인 사항을 논의하고 발표한다. 지난 1일 노동신문은 11월 30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2022년도 당 및 국가정책들의 집행정형을 총화(결산)하고 2023년도 사업계획과 현 시기 당과 혁명 발전에서 나서는 일련의 중요 문제들을 토의결정하기 위하여 12월 하순 당 중앙위원회 8기 6차 전원회의를 소집할 것을 결정한다"고 보도했었다.
북한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2019년 말 전원회의를 열어 국정 운영의 전반적인 방향을 논의한 뒤, 이 회의 결과를 2020년 1월 1일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하는 방식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대체했다. 2021년에는 노동당 대회가 열렸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도와 김 위원장의 연설이 사실상 신년사를 대체했다. 2022년도 2020년과 같은 방식이었다. 이번에도 이 방식을 따른다면 전원회의는 6일 동안 계속돼, 역대 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시작된 전원회의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간고한 행정에서 쟁취한 성과와 함께 최근 조성된 대내외적 환경의 특수성을 깊이 파악하고 앞으로의 국가사업 발전 방향을 명확히 한 것, 이것이 2022년의 시련의 투쟁을 통해 우리가 얻은 고귀한 경험으로 된다고 하시면서 고난 속에서 모든 것을 인내하며 실제적 전진을 이룩한 사실을 소중한 바탕으로 하여 더욱 격앙되고 확신성 있는 투쟁방략을 세울 데 대하여 강조하시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날 전원회의 1일차에선 "2022년도 주요 당 및 국가정책들의 집행정형 총화(결산)와 2023년도 사업계획에 대하여와 2022년도 국가예산 집행정형과 2023년도 국가예산안에 대하여를 비롯한 5개의 주요의정을 전원일치로 승인하였다"고 보도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첫 의정에 대한 보고를 하면서 "유례 없이 간고하고 격렬했던 올해의 투쟁을 통하여 정치, 군사, 경제, 문화의 각 방면에서 우리의 국력이 강화되고 당 중앙위원회 8기 4차, 5차 전원회의가 제시한 방대한 과업실현에서 성과와 전진이 이룩된 데 대하여 언급되고 이 과정에 축적된 경험과 교훈들이 전면적으로 상세히 분석평가되였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이날 보고에서는 "금속, 화학, 전력, 석탄, 기계 등 기간공업과 건설, 농업, 경공업을 비롯하여 인민경제 여러 부문에서 2023년도에 달성하여야 할 중점 목표들과 실행 방도들을 밝히였다"고 하는데, 보도 맨 끝에 "전원회의 참가자들은 (김정은) 총비서 동지의 보고를 경청하고 있다"는 내용이 있어 다음 날에도 회의가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북한대학원대 양무진 교수는 "안건은 5개로, 당과 국가정책들의 2022 집행정형과 2023 사업계획, 2022 국가예산집행정형과 2023 국가예산안 등 예년과 유사하다"며 "나머지 하나, '혁명 발전에 나서는 중요 문제'가 조직과 인사 관련 부분인지, 아니면 김정은 생일(1월 8일) 기념일 선포인지 등 별도사항이 있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전대미문의 도전과 시련을 격파하였으며 건국 이래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사상 최악의 위기들을 극복했다'고 자평하면서 이번 전원회의에서 전략전술적 방침과 실천행동과업들을 제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며 "의식주 중에서는 건설을 가장 먼저 언급해 건설 관련 성과를 제일 강조할 것으로 유추하고, 농업 생산이 작년보다 잘 안 되어서 실제 건설 외에 내세울 큰 성과는 없다"고 덧붙였다. 노동신문은 같은 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헌법 제정 50돌 기념 보고대회가 12월 26일 저녁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되였다"며 김 위원장이 대회에 참석했다고도 보도했다. 이는 김정은 집권 이후로 처음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주년(5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 즉 50주년이라는 측면과 최근 북한이 법과 제도에 따른 통치를 강조하고 있는 2가지 측면을 함께 고려한 것이 아닌가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북한은 관영매체에 전날 한국 서해안 영공 무인기 침투 사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았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