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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고시마
韓國岳 트레킹
가라쿠니다케(韓国岳)
해발 고도 1700m인 기리시마 화산의 최고봉으로 지름 900m 깊이 300m에 달하는 대화구가 있다. 산정에서 바라보는 경관은 장관이다. 韓國岳은 가라노쿠니(韓国)까지 한눈에 내려다보일 정도로 높은 산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대체로 에비노고원 등산로 입구에서 출발하는 등정코스를 많이 이용하지만 다카치호가와라에서 역종주하는 코스와 오나미이케에서 출발하는 등정코스도 있다. 5부 능선까지는 길이 험해 산행에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산중턱을 지나고 나면 돌층계가 잘 만들어져 있어 비교적 수월한 편이다.
오나미이케(大浪池)
해발 고도 1411m를 비교적 쉽게 등반할 수 있는 코스. 산정에 있는 둘레 1.9km, 수심 11m의 화구호는 '오나미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화구호로 유명하다. 해발 고도 1239m에 위치하며 화구호로서는 일본에서 가장 높다. 현도 1호선 연변의 신유온천과 신토코전망대의 중간지점에 위치한 등산로가 일반적으로 이용된다. 이밖에 에비노고원에서 출발하는 등정 루트와 산정과 종주 코스를 잇는 루트가 있다.
일본 가고시마현 활화산 트레킹
일본 남쪽지방 규슈(九州)의 가고시마(鹿兒島)현은 한국과 인연이 깊은 곳이다. 규슈올레 12코스 중 2개 코스가 가고시마현에 있다. 그중 기리시마(霧島) 묘켄(妙見) 코스(11㎞)를 품은 기리시마시에는 韓國岳이라는 묘한 이름을 쓰는 산 가라쿠니다케(1700m)가 있다. 산 이름에 ‘한국’이 들어 있는 사연도 궁금하지만 활화산의 위협적인 자태를 피부로 느낄 수 있어 국내의 많은 산악인들이 마음에 품고 있는 산이기도하다.
‘신들이 깃든 일본 신화의 대지’
가고시마공항에서 만난 가이드맵에선 기리시마를 이 한 줄 글로 요약하고 있다. 일본인이 기리시마를 거창하게 여기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일본 신화의 발상지이자 활화산을 품은 대자연의 땅이 기리시마다. 잠깐 숨을 죽이고 있는 기리시마의 화산은 산자락 곳곳에 온천이 둥지를 틀고 있다. 화산 현장이 휴양지로 거듭난 셈이다.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宮崎)현에 걸쳐 있는 화산군을 기리시마 렌잔(連山)이라고 한다. 일본 최초의 국립공원이다.
기리시마 렌잔의 최고봉이 가라쿠니다케다. 가라쿠니다케는 2년 전만 해도 함부로 오를 수 없는 금단의 땅이었다. 아직도 멈추지 않는 화산활동 때문이다. 기리시마 렌잔 등산로 입구에 붙어있는 수많은 경고문에서 이 산 밑이 아직도 용암으로 들끓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기리시마 렌잔에는 현재 활동 중인 화산이 20개가 넘는다. 하여 화산이 활동하는 정도에 따라 오를 수 있는 산이 바뀌곤 한다. 가라쿠니다케는 1991년부터 2004년까지 13년간 입산이 금지되었던 산이다.
가라쿠니다케 정상에서 눈앞에 보이는 신모에다케(新燃岳)는 2011년 폭발 이후 지금까지 입산금지 상태다. 기리시마 렌잔의 산을 오르는 건 살아 꿈틀대는 뜨거운 지구를 밟는 일이다. 가라쿠니다케에 오르기 전에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한자 표기가 ‘韓國岳’이 된 이유인데 여기에는 여러 설이 전한다. 한반도가 보일 듯이 높이 솟아 있기 때문이라는 설부터 가야의 후손이 건너와 이 산자락에 자리를 잡았다는 설까지 있다. 깊이 파고들면 일본 고대 신화를 적어둔 고사기(古事記)에서도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하나 굳이 그 까마득한 시절의 이야기까지 이방인이 헤아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한나절 산행의 피로를 보상해 주고도 남을 장엄한 풍경과 산행 뒤 즐기는 아늑한 온천만으로도 가라쿠니다케를 찾을 이유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가고시마현 관광연맹에서 나온 나카무라 가나코(中村加奈子)도 현실적인 대답을 내놨다. “가라쿠니다케 이름만 보고 오는 사람은 드물다고 봐요. 한국에서 올 때 항공편이나 선박요금이 저렴한 편이고 무엇보다 산행 코스가 재미있기 때문이죠.”
일본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호수
가고시마공항에서 가라쿠니다케 입구 에비노고원(1200m)까지는 자동차로 약 1시간 거리다. 꼬불꼬불한 산길을 오르다 보니 곳곳이 온천이다. 가고시마현에는 온천이 2700개가 넘는다. 일본에서 두 번째로 온천이 많은 고장이다. 가라쿠니다케를 오르는 길은 여러 개가 있다. 이 중에서 에비노고원에서 가라쿠니다케 정상을 오른 뒤 화구호(火口湖) 오나미노이케(大波池)를 한 바퀴 돌고 원점으로 돌아오는 9.7㎞ 코스가 등산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길이다.
에비노고원에서 가라쿠니다케 정상까지는 2.5㎞ 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험준한 돌산이라 산행이 녹록지만은 않다. 안산암 현무암 등 화산암으로 이루어진 산이라 발을 디딜 때마다 돌이 미끄러졌다. 가라쿠니다케에서는 사슴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볼거리는 많은 편이다. 나무가 적어 삼림욕을 하는 기분은 덜했지만 시야가 탁 트여 산야의 너른 풍광을 감상하기엔 그저 그만이다. 평화로이 풀을 뜯는 사슴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기리시마 렌잔에는 사슴 2만 마리를 비롯해 흰뺨검둥오리 너구리 토끼 여우 등 다양한 동물이 살고 있다. 산행 가이드가 사슴은 기리시마 렌잔에만 자생하는 일본의 천연기념물 야생화 노카이도우(ノカイドウ)를 먹어 치우는 골칫덩이라며 절대로 먹이를 주지 말라고 했다. 2.5㎞ 산길을 1시간 30분에 걸쳐 올랐다. 정상에 올라 내려다보니 폭탄이라도 맞은 것처럼 가운데가 움푹 파인 분화구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당장 발아래로도 지름 900m, 깊이 300m에 달하는 거대한 분화구가 입을 벌리고 있었다. 지금도 뜨거운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활화산 신모에다케는 물론이고 저 멀리 화산섬 사쿠라지마(櫻島)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가라쿠니다케에선 일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화구호 오나미노이케(1239m)도 한눈에 내다보인다. 푸른 숲으로 겉을 두르고 안으로는 호수를 품은 오나미노이케의 자태는 장관이다. 정상에서 오나미노이케까지 내려오는 데는 약 1시간이 걸린다.
오나미노이케로 내려오는 길은 돌 더미 가득한 가라쿠니다케와 달리 꽃과 나무가 울창하다. 5월 중순의 오나미노이케 주변은 붉은 산진달래가 지천이다. 오나미노이케는 녹색으로 포장한 콜로세움이 연상될 만큼 규모가 크다. 화구호의 안 둘레는 1.9㎞지만 바깥 둘레는 4.2㎞에 달해 한 바퀴 돌아보는 데만 1시간 30분이 걸린다. 물이 고여 있는 한라산 백록담과 달리 오나미노이케의 못은 수심이 12m에 달한다.
백록담에선 볼 수 없는 물에 비친 푸른 장벽의 그림자도 볼 수 있다. 한국에서 가고시마까지는 비행기로 1시간 30분 거리다. 대한항공이 주3회(수·금·일) 가고시마 직항노선을 운행한다. 배편을 이용하는 3박4일 일정(6월 19일 출발)이 어른 45만9000원, 어린이 43만9000원. 항공편을 이용하는 2박3일 일정(6월 20일 출발)은 어른 59만9000원, 어린이 53만9000원(유류세·가이드비 불포함)
에비노고원 화산이 만든 아름다운 자연, 日 최초의 국립공원 에비노고원
굽이굽이 흙길 따라 한참을 올라 도착한 정상. 온몸은 땀으로 젖고 숨은 목젖까지 차오른다.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피니 새하얀 구름이 눈앞을 가리고 있었다. 발밑으로 깔린 구름 사이로는 거대한 물웅덩이가 시원하다. 이곳은 일본 미야자키의 에비노고원이다. 미야자키현과 가고시마현 경계에 자리한 에비노고원은 일본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계절별로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 에비노고원은 해발 1200m의 고원지대다.
이곳에는 다양한 원시림이 형성돼 있으며 각양각색의 고산식물이 자라고 있다. 에비노고원이라 불리게 된 이유는 과거 화산가스가 분출되는 가혹한 환경 때문이다. 당시 억새가 새우 색깔로 변하는 모습을 보고 '에비노'라고 불렀던 것이다. 고원은 크게 북쪽의 시라토리야마, 북동쪽의 코시키다케, 남쪽의 에비노다케, 동쪽의 가라쿠니다케로 둘러 싸여있다. 초행이라도 한글로 된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어 길 잃을 염려는 없다.
어느 산이나 산행에는 여유로움이 있어야 한다. 평탄한 길을 천천히 오르다 보면 숲을 빠져나오게 되는데 이때 숲 속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황금 억새가 드넓게 펼쳐진다. 거친 바람에 흩날리는 억새는 금빛 은빛 물결로 일렁인다. 정상으로 향하는 길에는 야생동물을 종종 만날 수 있다. 이를 지나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바위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는 이오야마라 불리는 지난 1768년에 분화해서 생긴 산이다.
에비노고원에서 가라쿠니다케 정상까지는 3km 남짓한 거리로 고도는 약 500m다. 산을 오르다 보면 지나온 등산로가 한눈에 펼쳐지는데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하다. 작은 화산호와 분화의 흔적이 남아있는 봉우리, 멀리 보이는 화산 등 하나하나가 그림 같다. 가라쿠니다케에서 바라본 호수는 웅장한 자연미를 뽐낸다. 이곳이 가라쿠니다케라 불리게 된 이유는 정상에 오르면 한국이 보인다고 해서다.
실제로 한국이 보이지 않지만 과거 한국이 보일 정도로 높은 산임을 그렇게 말한 것이다. 정상은 약 1700m로 날씨에 따라 보이는 풍광이 다르다. 트레킹은 6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트레킹이 끝난 뒤에는 인근의 간고노온천을 찾을 것을 추천한다. 삼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조용한 간노고온천은 분당 2t이라는 온천수로 자연 속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게 한다. 온천 후 지역 음식인 미야자키규와 지도리정식을 맛볼 수 있다.
온천수는 만성 소화기 질환과 신경통 관절통 만성 피부병에 효과가 있고 온천수를 마시면 당뇨병과 간 질환, 통풍 등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단다. 온천은 대중탕과 가족이나 커플끼리 즐길 수 있는 온천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특히 해발 1200m에 위치한 에비노고원(えびの高原)은 다양한 원시림으로 계절마다 독특한 풍광을 만날 수 있다. 크게 북쪽의 시라토리야마(白鳥山), 북동쪽의 고시키다케(甑岳), 남쪽의 에비노다케(えびの岳), 동쪽의 가라쿠니다케(韓國岳)로 나뉜다.
검은 화산암·푸른 야자수… 달리다보면 南國 정취 가득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의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아오시마섬은 도깨비 빨래판과 어우러져 독특한 자연경관을 뽐낸다. 규슈 남동부 지역에 있는 미야자키(宮崎)현은 일본의 건국신화가 시작된 곳으로 일본 고유의 전통문화와 역사, 때 묻지 않은 자연이 살아 숨 쉰다. 녹음이 우거진 산맥과 끝없이 펼쳐진 태평양의 쪽빛 바다가 일본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기리시마야쿠국립공원(霧島屋久国立公園)
기리시마야쿠국립공원(霧島屋久国立公園)은 지난 1934년 일본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특히 이곳의 최고봉인 가라쿠니다케는 '정상에 오르면 한국이 보였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에비노고원 입구에서 가라쿠니다케까지는 약 3㎞ 남짓한 거리다. 산을 오르다보면 걸어왔던 등산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크고 작은 화산 분화구와 10여개의 푸른 칼데라호수는 한 폭의 그림이다. 살아있는 화산 덕분에 이곳 주변으로는 온천이 발달해 있다. 만성 소화기 질환과 신경통, 관절통, 피부병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경계를 알 수 없는 '푸른 바다와 하늘' 남국의 정취 가득한 미야자키
산행과 온천이 끝난 뒤 미야자키 드라이브 여행을 떠난다. 약 400㎞에 달하는 미야자키의 해안선은 드라이브나 자전거 코스로 손색없다. 니치난해안(日南海岸)을 따라가면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아오시마(靑島)가 나온다. 이암과 사암이 겹쳐진 형태인 호리키리(堀切)라는 독특한 침식해안이 펼쳐져 있다. 울퉁불퉁한 바위가 우리에게 익숙한 빨래판 모양이어서 일본에서도 오니노센타쿠이타(鬼の洗濯板) 즉 '도깨비 빨래판'이라 부르고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정경도 절경이다. 해안선을 따라 길게 뻗은 바위와 하늘 높게 솟은 야자수 등이 남국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밀물과 썰물 시간대를 맞춰 방문하면 사진을 찍는 실력이 없더라도 카메라 셔터만 누르면 작품이 된다. 해안 드라이브여행의 마지막은 크로스노우미(クルスの海)다. 미야자키 해안 북쪽으로 과거 화산 폭발로 용암이 굳어 형성된 주상절리 해안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십자가 모양의 바다로 유명하다.
이곳을 방문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내려오는데 전망대에서 바라본 바다 모양이 '실현되다'는 의미의 한자 '叶'와 닮았기 때문이다. 미야자키는 연중 따스한 기후와 풍부한 토양을 품어 산해진미의 고장이라 불린다. 미야자키 규(宮崎牛)는 일본 3대 와규(和牛)로 2007년 10월 일본에서 열린 ‘와규올림픽’에서 최고점을 얻었다. 향토 음식으로는 치킨 남방(チキン南蛮)이 있다. 기름에 튀긴 닭고기를 식초에 적신 뒤 타르타르소스에 얹어 먹는다. 인천에서 미야자키 간의 직항은 수·금·일요일 주3회 운항 중이다.
가라쿠니다케 등반과 기리시마 묘켄 올레 트레킹
일본 남규슈의 가라쿠니다케(韓國岳)는 일본 최초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에비노고원에서 해발 고도 1700m의 가라쿠니다케에 이르는 트레킹 코스는 장엄한 화산 봉우리의 장관이 이어져 가슴이 뻥 뚫리는 대자연의 파노라마를 감상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가라쿠니다케(韓國岳)는 한자로 ‘한국악’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이유에 대해 삼국시대 신라에 복속된 가야 유민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올랐다는 설과 화창한 날이면 산꼭대기에서 한국이 보인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설이 전해진다.
가라쿠니다케 등반은 에비노고원(1293m)에서 출발, 가라쿠니다케(1700m), 오나미노이케 등을 거쳐 에비노고원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코스로 6시간 정도 소요된다. 또 제주올레를 수입해 정비한 ‘기리시마 묘켄 올레’ 트레킹은 맑은 개울과 거침없이 뻗은 삼나무, 편백나무 숲을 산책한 후 그 아래 온천마을에서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닦을 수 있다.
트레킹 시작점인 묘겐온천은 깊은 골짜기 사이에 자리 잡은 유명한 온천지대로 하늘을 향해 거침없이 뻗어 자라는 삼나무 숲들이 인상적이다. 도착지점인 시오히타시 온천 료마공원에는 족탕이 있어서 지친 발의 피로를 풀 수 있으며 일본 근대화의 초석을 다진 ‘사카모토 료마’의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는 기념관이 있다.
일곱 빛깔 가고시마의 매력에 빠지다
도시의 색을 검정이라고 말하는 가고시마 사람들. 하지만 그것은 다양한 색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빛깔이다. 따뜻한 날씨만큼이나 온화한 색과 매력을 품은 가고시마에 흠뻑 빠져볼 수 있다.
뉴카멜리아와 신칸센 타고 떠나는 규슈
오후 5시가 넘자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 사람들이 속속 모이기 시작했다. 부산에서 하카다(후쿠오카) 항으로 배가 매일 출항하기 때문에 여객터미널은 항시 바쁘다. 일행들과 선내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저녁식사를 마치니 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부산항대교의 야경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갑판에 모인다. 정겨운 부산 시내의 모습과 오색 빛의 조명이 여행의 시작을 알렸다. 뉴카멜리아호에서는 부산항대교와 부산 시내의 야경을 볼 수 있다.
오후 6시 입항해 10시 30분에 출발하는 뉴카멜리아호는 최대 647명이 승선할 수 있는 1만 9천 톤의 대형 페리다. 이번 팸투어를 진행한 스토리투어 대표는 “51%의 지분을 가진 일본에서 매년 정기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일본 선장 2명이 항시 항해를 하고 있다”며 세월호 사고 이후 선박에 대한 안전성을 강조했다. 뉴카멜리아호는 일반실(11·37인)을 비롯하여 일등실(4·6인), 특등실(1·2·3인)로 구분돼 운행된다. 인원과 성격에 따라 예약하면 한결 편리한 여행을 할 수 있다.
또한 선내에는 휴게소, 목욕탕, 매점, 자판기, 노래방 등의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자판기의 천국이라 불리는 일본인지라 배 안에서도 각종 음료와 과자 음식을 맛 볼 수 있다. 일본에서도 남단에 위치한 규슈는 과거 9개의 나라(九州)가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겨울에도 거의 눈이 쌓이지 않는 따뜻한 곳이며 남부지방의 경우 연간 2000~3000mm의 비가 내린다. 하카다항에 내려 잘 닦인 도로를 택시로 하카다역으로 이동했다.
출근길의 번잡함은 한국과 다를 바 없지만 질서정연한 차와 사람들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하카다역에서 200km가 넘는 가고시마까지 1시간 20분이면 닿는다. 가고시마까지는 JR규슈레일패스를 이용하는 것이 저렴한데 외국여행자들에게만 판매되는 승차권은 북부 규슈판과 전 규슈판은 3일 또는 5일권으로 구매할 수 있다. 이 승차권으로 신칸센을 비롯한 특급열차를 기한 내 마음껏 탈 수 있다. 또 자유석은 물론이고 추가 요금 없이 지정석까지 받을 수 있다.
가장 빠른 열차인 신칸센은 하카다역에서 200km 이상 떨어진 가고시마 역까지 1시간 20분이면 도착한다. 가고시마를 가기 위해 신칸센에 오르면 쾌적한 열차의 모습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흡연실 수유실 전화기 등의 세세한 배려가 느껴진다. 그 외에도 자리마다 놓인 전기 콘센트나 좌석의 넓이 등 쾌적한 환경이 눈에 띈다. 지정석의 경우 4~5세 정도의 아이 2명이 앉고 그 옆으로 보호자가 앉아 있었으나 좁게 느껴지지 않는다.
남규슈의 대표 도시 가고시마
가고시마는 규슈의 남쪽에 위치한 현이다. 인구 180만 명이 살고 있다. 서울보다 기온이 7~8도 이상 높아 활엽식물이 많고 울창한 산림을 자랑한다. 1월말부터 피는 벚꽃과 유채꽃은 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으며 겨울에도 거의 눈이 내리지 않는 날씨로 여행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또 사람들은 개방적이고 쾌활한 성격을 가져 훈훈함을 느낄 수 있으며 다양한 먹거리와 즐길거리로 재미를 더할 수 있는 곳이다.
시로야마 전망대
가고시마에 도착해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시로야마 전망대. 해발 107m에 위치한 곳으로 화산섬인 사쿠라지마와 가고시마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야경의 명소로 유명하며 옆에 있는 시로야마 호텔은 숙박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 전망대를 오르기 전 도로에 보이는 사이고동굴은 세이난 전쟁 최후 총공격을 받은 사이고 다카모리가 간부들과 함께 총탄에 쓰러질 때까지 5일을 지낸 곳이다.
심수관 가마터
이곳에서는 장인들이 도자기를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판매점에서는 직접 제작한 도자기를 살 수 있다 1598년 남원에서 일본으로 끌려와 도예기술을 전파한 심당길의 가마터이다. 12대부터 심수관의 이름을 계승하고 도자기 제작에 힘쓰고 있다. 아직도 자손들은 400여 년간 가업을 이어오며 일본 도예계를 이끌고 있다. 현재 15대째 이어진 가문은 오늘날 일본 대표 도자기로 손꼽히는 '사쓰마 도기'를 탄생시켰다. 이곳은 15대 심수관과 장인들이 도자기를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박물관에선 역대 심수관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이케다호 & 나가사키바나 올레길
일본 100명산 중 하나인 가이몬다케는 해발 924m이며, 4시간이면 오를 수 있다.
나가사키바나의 일몰
광활하게 펼쳐진 호수는 맑고 청명하며 둘레가 15km 이상 되는 규슈 최고의 호수다. 괴물 ‘잇시’가 산다고 해서 잇시의 호수라고도 부른다. 이케다호에선 뱀장어가 많이 자랐는데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잡을 수 없다. 일본의 최남단 마을이라 불리는 나가사키바나. 이곳은 제주올레의 자문을 거쳐 만든 규슈올레 이부스키·가이몬 코스의 일부이다. 이곳 역시 걷는 내내 제2의 후지산이라 일컫는 가이몬다케가 보이며 매년 1월이면 유채꽃이 만발하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이때 열리는 마라톤 대회는 매년 많은 사람을 불러 모으고 있는데 주변의 숙박업소는 빈방이 없을 정도이다.
기리시마 신궁
숲이 울창해 주변에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일본은 많은 사물을 신으로 여기는 풍습이 있는데 신궁의 경우 일본 건국신화와 관련이 있는 신사이다. 하늘에서 내려온 신이라는 니니기노 미코토(일본 왕의 조상)를 숭배하는 신궁이다.
사쿠라지마
가고시마인의 상징으로 통하는 사쿠라지마는 과거 섬이었으나 100년 전 일어난 화산 폭발로 용암이 흘러내려 육지와 이어지게 됐다. 현재도 활화산인 이곳은 기타다케 나카다케 미나미다케로 형성된 화산이다. 방문객센터에선 사쿠라지마의 분화과정과 성장을 볼 수 있다. 한국어 자막 영상이 있으며 무료관람이다. 유노히라 전망대나 아리무라 용암 전망대에선 화산의 모습을 더욱 자세히 볼 수 있다.
이밖에도 매년 불꽃축제, 달리기 대회 등이 열린다. 약 4700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연간 180만 여명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마을 곳곳엔 폭우 때 퇴적물이 흐르도록 깊고 넓은 배수로가 있으며 대피소를 만들어 놓기도 했다. 아이들은 학교를 갈 때 노랑 헬멧을 쓰기도 한다. 가고시마 시내에서 배를 이용해 들어 갈 수 있다. 약 15분이 소요되며 어른 150엔, 어린이는 80엔이다.
가고시마 가는 길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서 후쿠오카(하카다)까지 선박이 운행된다. 고려훼리의 뉴카멜리아의 경우 매일 오후 10시 30분 출항(오후 6시 입항)하여 오전 7시 30분 도착한다.(월 1회 토요일 휴항) 하카다항에서 택시 또는 버스로 하카다역으로 이동하여 JR규슈레일패스를 이용한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주 3회(수·금·일) 가고시마 직항이 있다.
가고시마의 먹거리
따뜻한 날씨로 풍부한 먹거리를 자랑하는 가고시마. 이곳은 전국 제일의 고구마 생산지이자 돈육 생산지이기도 하다. 고구마를 먹고 자란 흑돼지는 식감이 우수하고 기름기가 적어 샤브샤브로 먹으면 일품이다. 흑소 역시 부드러운 육질을 자랑한다. 또 흑식초를 이용한 소스를 함께 하면 맛이 더해진다. 흑식초는 구로즈라 불리는데 쌀과 누룩만을 원료로 만들어지는 검은 식초이다. 과거 도자기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을 땐 항아리를 한국에서 수입했다고 한다.
고구마를 이용해 만든 과자는 빼놓을 수 없는 간식이며 고구마 소주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가고시마 중앙역 주변에 위치한 가곳마후루사토야타이는 25곳의 포장마차가 모여 저렴한 가격과 맛을 자랑한다. 가고시마는 흑돼지 샤브샤브가 유명하다. 이밖에도 흑소, 흑닭도 특산물이다. 흑식초가 발효되고 있는 항아리의 모습. 흑식초 제조도 농사를 짓는 사람처럼 정성이 필요하다.
그 밖의 즐길거리
가고시마 주변에 우뚝 솟아오른 산악 섬. 야쿠시마는 1000년 이상 되는 나무가 많은 원시림이다. 현재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됐다. 매년 8월이면 바다거북의 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주변에 기이한 폭포가 많다. 섬에선 2700년 이상 된 삼나무 ‘조몬스기’도 볼 수 있다. 가고시마는 화산 지역답게 온천이 발달했다. 이브스키 지역의 검은 모래찜질은 보통 온천의 3배 이상에 달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 체내에 있는 노폐물이 땀과 함께 배출되어 건강에도 효과가 있다.
이밖에도 바다를 바라보며 느낄 수 있는 바다 온천도 곳곳에 있으며 기리시마에는 숲 속에서 즐길수 있는 온천도 있다. 기리시마긴코만 국립공원에선 다양한 트레킹을 즐길 수 있으며 이부스키·가이몬, 기리시마·묘켄길이라 불리는 2개의규슈 올레도 있다. 가이몬다케(開聞岳·924m)는 기리시마야쿠 국립공원에 속해 있다. 가고시마만의 시작점이 되는 사츠마 반도의 남단에 위치한 휴화산으로 생긴 모양이 마치 후지산과 닮았다고 하여 ‘사츠마후지(薩摩富士)’라고불린다.
높이는 해발 924m이며 일본 100대 명산 중에 99번째로 이름을 올린 산이다. 874년과 885년에 대분화가 있었으며 최근은 2000년 12월 12일부터 하순에 걸쳐 분기가 관측되었다고 한다. 가야 삼한과 관련 있는 지명으로는 나라, 오사카지역에 가라쿠니신사(辛國神社:종전 韓國神社)등을 찾아볼 수 있으며, 규수지역과 대마도 지역에서 많다. 규수지역 가고시마현에는 환웅과 단군을 제신으로 모시는 환단신사(桓檀神社), 가야 김수로왕의 7왕자 유적(七王子 遺跡), 카라구니다케(韓國岳) 등이 있다.
규수 사스마(薩摩)반도 가세다(加世田)시의 니니기노 미코도(藝名) 유적은 가야 김수로왕의 7왕자가 일본에 도래하여 다가치호미네(高千穗峰)에 강림하여 이곳에 궁궐을 지어 나라를 다스렸다는 전설과 일본사기, 고사기를 토대로 ‘일본의 발상지’로 유명한 곳이다. 다가치호미네 인근 가라쿠니다케(韓國岳)는 해발 1700m로 일본 진무천황(神武天皇)의 증조부인 니니기노미코토가 산 정상에 올라가서 고국 출생국인 가야(伽倻)를 바라보며 “여기가 가라쿠니(駕洛國)을 향하고 있으니 좋은 곳이다”라고 한 조칙(詔勅)이 전해지고 있는 곳이다.
그리고 구마소성(熊襲城) 근처에는 가야신을 모시는 가라쿠니우도우미네 신사(韓國宇豆峯 神社)가 있다. 또한 일본의 산 이름도 보통 야마(山)로 부르지만 후지산(富士山), 아소산(阿蘇山), 아오카키산(靑垣山) 등 우리나라와 같이 산(山)으로 부르는 곳도 있다. 하천도 보통 가와로 부르지만 에노센(可愛川), 가수노센(葛野川), 누다센(沼田川) 등 한국과 같이 사용하고 있다. 사찰도 통상 테라(寺)로 부르고 있으나 호류우지(法隆寺), 도다이지(東大寺), 고류지(光隆寺) 등 우리와 같이 절(寺)로 부르는 곳도 있다.
신모에다케 화산
해발 1421m의 활화산이며 정상부에는 직경 750m, 깊이 180m의 원형 칼데라호가 있다.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의 경계에 위치하며 기리시마(霧島)자연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북쪽에 있는 기리시마 산맥의 최고봉 가라쿠니다케(韓國岳 1700m)와 함께 아름다운 자연과 풍광으로 해마다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특히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온천지대는 일본에서도 유명한 곳인데 사카모도 료마(坂本 龍馬)가 이곳으로 신혼여행을 다녀가기도 하였다.
신모에다케 산지는 약 2억 5천만 년 전부터 1억 5천만 년 전 사이에 생성된 지대이며 활발한 화산활동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 남아있는 기록은 1637년에 분화하였던 기록이 남아있으며 근래에는 1991년 11월에도 분화가 있었다. 2008년 화산활동이 다시 시작될 조짐이 포착되었으며 마침내 2011년 1월 19일에 또다시 화산활동이 활발해져 분화가 일어났다. 거대한 화산재와 연기는 2500m까지 치솟았다. 주변을 오가는 항공편이 결항되었고 철도는 모두 운행이 취소되었다. 가까운 산지의 주민들은 대피하였고 학교는 휴교령이 내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