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기묘라,
메시아의 기묜 ㄴ가, 모사 ㄴ가?
별주부전에서 토생이 자라를 보며 외치던 그 기묜가?
길동이 천둥번개를 부르던 그 솜씨의 기묜가?
혜성처럼 눈 앞에 나타난 그 기묘자는
애써 오르던 사패길이 다소 routinous해져서
무슨 뚱딴지라도 없나 궁금턴 차
우리 앞에 모습을 보였던 천바우보다도 더
소산자의 가슴을 설레게하네그려
무덥고 지리한 장마끝에
잠시 드러난 서편 하늘에
문득 고갤 들어 보게되는 잠자리 무지개같은
신선하고 궁금한 충격으로
오늘
자판을 치는 소산자의 손가락을 떨리게 하네
그대는 누군가
가을 지는 석양에 홀연히 나타난
철 늦은 반딧불인가
울화든 샤라르왕의 심로의 불을 잠재우며
천일야화를 감칠맛있게 들려주던
샤러샤데인가
눈 덮인 평원을 떠나며 지바고를 지붕에서 망연자실 바라보게 하던
신비의 여인 라아라인가?
그도 저도 아니면
피 끓던 젊은 장교를 정염으로 몰아쳐
질투의 화신으로 변화시켰던
정열의 카르멘인가
기묘라니..
아무튼 반가우이
그대가
마농이든
심순애든
캐드린이든
그저 반가우이
더구나
내 연약하고 가늘어 볼 품없는 쉰 목소리를
걸쭉타고 추켜올려주기까지하니
어지러워 정신을 잃을지경으로
고맙네
영문과로 간다니
더우기 반갑네
혹은 내 보던 껍데기에
손 때 묻은 영시집이라도
한 번
뒤져 줄 마음이 있네
언제 그 기묘의 사라를 벗고
같이 산에라도 한번 같이 가보세그려
사패쟁이들과 같이 말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