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낙네는 오늘도 나와 있을지 모르겠다
장터 골목길 한편에서 수레 끌고 건어물 팔던 아줌마
말린 홍합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남도 고향의 먹 거리. 갯냄새는 어디서건 항상 그립다
한 봉다리 만원에 새조개 말린 것 덤으로 보태준다
장터 발길은 별 하릴없이 내 닫는다
딱히 하나 있다면 그것 하나, 그 아낙과 말린 홍합
넉넉한 마음, 한참을 돌아다니다 만나면 되겠다
편강파는 아줌마는 오늘도 푸짐하다
한 바구니 썰어놓고는 맛 보라 한다
몇 개를 집어먹어도 눈길 한번 안 보낸다
지난 번에 산 건 아직도 냉장고에 많다
낭태는 못 생긴 생선이다. 말린 낭태가 또 나와 있다.
장터에서 횟집을 하는 아줌마
장사 수단이 좋다. 팔다 남은 생선은 말려서 판다
낭태를 알아보았더니 눈길이 따뜻하다. 남도 말이 더 그렇다
매운탕 거리로만 알았던 낭태다.
역설. 말린 모습이 그로테스크해 구미를 끌었다
오늘은 필요 없다. 세 마리 샀는데, 두 마리 아직 남아있다
말린 홍합이건, 편강이건, 낭태건 마누라는 별로다
마늘쫑 장아찌는 빠뜨릴 수 없다. 집에 아직 남아있지만
오늘은 다른 가게다. 두 묶음에 오 천원. 파 김치 한 근해서 합이 만원
고기굽는 연기로 불난 것 같은 천막 고기집
참새 방앗간 같은 곳이다
항상 빠뜨리지 않는다. 다만 들다만 본다. 그리고 지나쳐 간다
넉살좋게 생긴 아줌마는 연신 손짓이다. 어여 오소
어찌될 줄 잘 안다. 저리 들어갔다가는 고주망태가 될 것이다
거나해지면 장터에서 산 물건은 내 물건이 아니다. 풀풀 날아다닐 것이다
자, 이제 홍합 아줌마를 만나러가자
5일 장터니 5일만이다. 항상 그 자리에 있던 아줌마다
없다. 잘못 왔나 싶어 부러 장터 반 바퀴를 돌아가도 없다
그럴 리가 없다 싶어 다시 한번 돌아가도 없다
말린 홍합과 새조개만 팔았다. 그게 떨어져 남도 바닷가로 내려갔나
말린 홍합이 있어야 했다. 완결이 되지않은 장터 발길이다
그래도 마무리는 해야 한다
가래떡에 어묵을 묻힌 것, 천 오백원이다. 캐첩은 안 묻힌다
어적어적 씹으며 다시 일산 역으로 가는 길은 그것으로도 풍성하다
어적어적 씹으며 간다
(2016.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