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기형 10명 중 4명은 10代 청소년
[척추측만증 환자 크게 늘어]
확실한 원인·치료법 몰라… 40~50도까지 휘면 수술도
컴퓨터·책상 앞 오래 앉으면 일시적으로 뒤틀릴 수 있어 빨리 걷는 게 가장 효과적
10대 청소년들의 허리가 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작년 한 해 동안 척추가 휘거나 굽는 '척추측만증(脊椎側彎症)' 진료를 받은 환자 총 11만6600명 가운데 절반가량인 5만4100명(46.4%)이 10대 청소년으로 조사됐다고 27일 밝혔다. 최근 5년간(2006~2010년) 10대 청소년 척추측만증 환자는 21.1% 늘어, 전체 환자 증가율(12.2%)의 두 배에 가까웠다. 척추가 '기형(畸形)'적으로 생긴 10대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척추측만증이란 곧게 선 자세에서 앞이나 뒤에서 봤을 때 일직선이어야 할 척추가 휘거나 뒤틀린 각도가 10도 이상일 경우를 말한다. 학계에선 유전적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약 85%)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주로 학교 건강검진에서, 또는 부모가 우연히 발견해 병원을 찾는다.
초등학교 6학년 김양도 지난달 학교 건강검진에서 '척추측만증'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고, 집 근처 대학병원을 찾았다. 김양은 "혹시라도 허리 굽은 장애인이 될까 봐 너무 무섭고 학교 가기도 싫었다"고 했다. 김양의 어머니는 "주변에서 얼른 보조기를 채워야 척추가 더 이상 휘지 않고 키도 자란다고들 해서 가슴이 철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이 정도는 일상생활에 별문제가 없어 굳이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며 김양을 돌려보냈다.
김양 척추의 휜 각도가 심각하지 않아서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현재로선 굽은 척추를 똑바로 세워 놓을 확실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이다. 척추가 휜 각도가 10~25도면 특별한 치료 없이 더 나빠지지 않는지 엑스선 촬영 등을 통해 관찰하는 정도다.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청소년의 경우 척추가 25도 이상 휘었을 때 보조기를 착용하기도 하고, 40~50도 넘게 휘었을 경우에만 척추를 바로 잡는 수술을 고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척추측만증은 극심한 경우를 제외하면 특별한 통증이나 증상이 없다. 그러나 휜 척추 때문에 구부정하고 양쪽 어깨 높이가 다르거나 여학생의 경우 양쪽 유방의 크기가 다른 채로 평생을 살아야 하는 문제가 남는다. 척추측만증으로 척추가 40~50도까지 휘어도 일상생활에는 큰 문제가 없다그러나 사춘기 아이들이 척추측만증 진단을 받으면 심리적으로 큰 타격을 받고 특히 여학생들의 경우 자신감 상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이 문제다.
겉보기론 척추측만증이지만 아닌 경우도 있다. 척추측만증이라고 의심해 병원을 찾는 학생 가운데 요통 등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통증을 일으키는 다른 원인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주로 허리 디스크나 나쁜 자세에서 비롯된 근육통 특히 우리나라 청소년은 컴퓨터나 책상 앞에 구부정한 자세로 오랫동안 앉아 있으면서 운동도 부족해 척추가 휘는 경우가 많다. 무거운 책가방, 몸에 맞지 않는 책걸상도 척추를 일시적으로 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기능성 척추측만증'으로 척추측만증과는 다르다. 기능성 척추측만증은 올바른 자세 관리와 운동을 통해 회복이 가능하다.
기능성 척추측만증은 빨리 걷는 운동이 가장 효과적이며 등 근육과 복근을 강화시키면 척추를 바로 세워 곧은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척추측만증이든 기능성 척추측만증이든 최근 시중에서 유행하는 척추교정·물리치료·침술치료는 효과가 없다
☞척추측만증
똑바로 선 자세에서 앞이나 뒤에서 봤을 때 일직선이어야 할 척추가 S자 모양으로 휘거나 뒤틀린 각도가 10도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인구의 약 2∼3%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대부분 특별한 치료는 필요없다. 수술로 휜 척추를 바로잡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