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연을 예매하기 전까지 이런 생각을 하고있었던거 같다. 돈도 없고 자리도 없는데 공연을 어떻게 보러다녀. 그렇게 2024년 대부분의 작품들을 보지 못했고 지금도 그걸 후회하고있다. 아직도 안본걸 깊게 후회하고 있는 하데스타운으로 시작해서 디어에반헨슨, 헤드윅, 일 테노레, 그레이트 코멧, 프랑켄, 어햎, 이프덴 등등... 그래도 나름의 위안이라면 킹키부츠 커튼콜데이 3열 잡아서 보러간거?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번 틱틱붐도 이런 생각으로 못보고 놓칠뻔했다. 그런데 1월 20일 갑자기 어떤 연유에서인지 나는 인터파크 예매창에 들어갔다. 고민없이 내 손은 틱틱붐으로 향했고 프레스콜, 시츠에서 인상깊게 본 지후배우님, 수하배우님 회차로 향했다. 정신차려보니 1층 중블 13열을 예매했다. 단 1분만에
청소년 할인을 받아서 수수료포함 단돈 79000원에 예매했다. 예매를 하고 막심한 후회를 했다. 생각보다 비싸지도 않고 자리도 많네. 왜 안봤지?
이유는 뻔하다. 지금은 한달에 두세번씩 주기적으로 공연을 보지만 이때의 나는 뮤지컬을 좋아하긴 했지만 지금처럼 열정적으로 관극을 하지 않았고 제대로 알지도 못했다. 그래서 뮤지컬은 원래 비싸고 자리도 없다는 일종의 고정관념이 있었다. 틱틱붐이 고정관념을 깨는데 큰 영향을 주었던거 같다. 이때 이후로 대학로, 중극장, 대극장 가리지 않고 여러 작품들을 경험했으니까 말이다.
나는 보통 보러가는 공연이 있으면 관극을 하기 전에 그 작품을 자세히 공부하고 보러간다. 그래서 틱틱붐도 프레스콜과 시츠프로브, 여러 공연후기를 읽고 듣고 또 반복했다. 월요라이브도 보았다. 물론 내가 정말 좋아하는 린 마누엘 미란다가 감독한 틱틱붐 영화도 그때 보았다.
그때부터였을거다.
내가 수하배우님에게 입덕한 시기가.
틱틱붐 관련 영상에서 나오는 수하배우님은 너무 잘하시고 너무 아름다우셨다. 평생 아이돌이나 연예인에 빠져서 팬이 되거나 덕질한 적은 없었다. 근데 수하배우님의 영상을 보고 또 보다보니 어느새 나는 이미 배우님에게 빠져버렸다.
예매 얘기만 했는데 너무 말이 길었던거같다. 이제 관극 당일 얘기를 해보겠다.
나는 보통 공연시작 두시간전에 도착해서 사람들 없을때 포토존 찍고 캐보를 미리 찍는다. 그래서 4시 반까지 도착하기 위해 용인에 사는 나는 2시쯤에 출발했다. 작년 여름 블퀘 갔을때 너무 고생해서 이번엔 좀 더 일찍 출발했다.
너무 일찍 도착한 탓인지 캐보는 아직 해준배우님이였다. 한 5분 정도 지나더니 직원분이 지후배우님으로 바꾸셨다.
캐보를 찍고나서는 포토존을 찍었다.
제가 생각해도 너무 잘찍은 사진들이라서 여기서 몇개는 지금 제 핸드폰, 아이패드의 배경화면으로 쓰고있습니당.
그러고나서 MD들을 보는데 진짜 너무 이뻣다. 그래서 또 정신줄 놓고 뱃지 두개랑 키링이랑, 플북 구매;;;
돈은 녹아 사라졌지만 약 9개월 정도 지난 지금도 후회는 하지 않는다
그렇게 1시간동안 죽치고 기다리다가 티켓 수령하고 30분 기다리고 바로 입장을 했다.
들어가자마자 틱틱소리가 들리니까 내가 정말 틱틱붐을 보러왔구나가 확 체감됐다.
솔직히 13열이라 너무 멀어보이진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는데 생각보다 단차가 너무 좋고 거리감도 엄청 멀진 않아서 꽤 좋았다. 근데 막상 공연을 보니까 수하배우님 얼굴이 너무 작으셔서 배우님 얼굴이 자세히 안보였다.. 이땐 지금처럼 오글도 없어서 그저 아쉬움만 ㅠ
작품을 직접 보기 전까지는 그냥 수하배우님은 수잔이랑 카레사만 하시는줄 알았는데 문댄스 식당의 진상, 주디라이트, 로사 스티븐스등등... 특히 주디는 진짜 보면서 감탄했다.
또한 see her smile 전 존과의 대화에서 하는 말들은 작품 내내 존의 말에 공감했던 나였지만 이때는 수잔의 말에 공감됐다.
슈퍼비아 뒤에 숨어버리는 존에게 질려버리는듯한 나 택시탈거야 는 아직도 그때 극장의 습도, 배우님의 호흡등 전부 기억이 난다.
이 장면 직후에 나오는 come to your senses를 부르는 수하배우님을 보면 내 마음의 눈이 번쩍 뜨이는것 같다.
그렇게 두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희준배우님, 수하배우님의 퇴근길을 보고 나도 집으로 돌아갔다.
비록 순삭된 두시간이였지만 이 두시간이 내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틱틱붐 때문은 아니지만 이 관극 이후 나는 뮤지컬 학원을 끊고 다니면서 뮤지컬 배우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며 내년에 있을 입시를 준비하고 있다.
지금 <렌트>는 내 인생작이고 너무나도 사랑하는 내 마음속 넘버원이지만 사실 이렇게 된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중학교 수업시간때 ‘seasons of love’ 합창을 했는데 그때 기억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때 틱틱붐을 보고나서, 조나단 라슨에 빠지고나서 그제서야 다시 들었다. 그때 렌트에 매료됐다.
그러고나서 조나단 라슨에 대해 엄청난 공부아닌 공부를 했다. 피날레비의 렌트 동창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고 불안해하지말라디오도 다 듣고 황석희 번역가님과 이지영 연출가님이 출연하신 고마워요, 라슨 LIVE도 다 보는등 완전히 조나단 라슨, 렌트, 틱틱붐에 미쳐서 살았다. 지금도 내 플레이리스트는 렌트, 틱틱붐이 가장 맨위에 있다.
그리고 지금, 우리 고등학교 뮤지컬 동아리 부장인 나는 학교 축제에 틱틱붐을 올리기 위해 무진장 노력중이다. 나는 그저 이 작품을 좋아해서 이것을 하고 싶은게 아니다. 틱틱붐의 진정한 메시지인 꿈은 포기하면 안돼. 왜? 그래야 결국 뭔가 이루어지니까 가 아니라 꿈을 포기하면 안돼. 왜? 네가 사랑하고 널 행복하게 하는 길이니까. 라는 깊은 메시지가 우리 학생들에게도 뭔가 큰 도움과 조언이 될수있을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린 고등학생인데 어떻게 이 작품을 공연해? 라고 말하는 친구들에게 이 작품의 주제의식을 설명해주며 매번 설득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틱틱붐을 계기로 수하배우님에게 완전히 입덕한 나는 올해 외쳐조션만 수하배우님 회차로 두번 보았다. 자랑좀 하자면 자둘에서는 무려 OP석으로 보러갔다.
근데 이 날엔 배우님이 퇴근길을 안하셔서 너무 아쉬웠다. 나중에 외쳐조선 후기도 써보도록하겠다.
그리고 5년만에 돌아온 수하미미를 보기위해 벌써 첫공포함 이미 두개를 예매해버렸다.
고작 관극 후기 하나를 쓰는데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해버린것같다. 가장 마지막에 본 수하배우님 관극이 엄청 더웠던 날이였던거 같은데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제법 많이 쌀쌀해졌다. 이 말은 즉슨 렌트의 계절인 겨울이 다가온다는 소리다. 작년 겨울엔 틱틱붐으로 채우지 못했지만 이번 겨울엔 수하미미와 렌트, 그리고 조나단 라슨으로 나의 겨울을 채워야겠다. 이 긴 글을 전부 읽으실진 모르겠지만 이 글을 읽으신분들 모두 2025년 따뜻한 겨울을 보내셨으면 좋겠다.
첫댓글 틱붐 수하수잔 세미막공이 제 자첫이었는데요, 진짜 공연을 보는 내내 이 뮤지컬을 이제서야 본 것을 엄청 후회했었어요.. 결국 막공 자리 남는 곳 잡아서 한번 더 보고 저도 라슨에게 완전히 빠지게 되었어요ㅠㅠ
저도 사실 렌트라는 뮤지컬은 그냥 단순히 락 뮤지컬이라고만 생각하고 관심이 없었는데, 틱붐을 본 후 다시 렌트를 보니 정말 라슨의 많은 이야기가 담긴 것 같아 엄청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ㅎㅎㅎ:.
그리고 저도 존사모님처럼 연극&뮤지컬동아리 배우부장이라서 이번 뮤지컬은 진짜 무조건 틱틱붐으로 한다!! 하고 여름방학 내내 열심히 각본을 해보았지만,, 저희 배우부가 많은 탓에 렌트로 극을 정하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렌트 연습할때마다 숨은 라슨의 디테일들을 보며 매번 감탄을 하고 더 삐져버리고 있습니다 ㅎㅎ 저도 뮤지컬배우 지망생이고 아직 학원은 못다니고 있지만 열심히 독학중이에요!! 뭔가 저랑 사연이 비슷하셔서 정말 신기했어요! 헤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5.10.19 2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