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자마자 발길이 저절로 다가갔습니다.
붉게 물든 이파리 사이로
살짝 얼굴을 내민 작고 탐스런 열매,...
제가 알고 있는 어느 여인(?)의 입술처럼
붉고 고혹적인 빛깔...
목석이 아닌 이상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처음 보는 열매였습니다.
한여름의 앵두와 같은 저 열매,
이름도 생태도 쓰임도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럴 때는 네이버 선생이 제일인지라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이미지 검색을 했습니다.
곧바로 백당나무 열매라고 알려주는데
모양을 비교해보니 맞는 것 같습니다.
잎이 다 떨어져도 열매는 남아
눈발이 날리는 한겨울에도 붉게 빛난다고 합니다.
그러고보니 생각나는 것이 있습니다.
이맘때면 보이기 시작하는 <사랑의 열매>,
세 개의 붉은 열매로 된 뺏지 말입니다.
<사랑의 열매>가 정말로
저 열매에서 비롯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모양이 같은데다 상징성도 부합하니
그렇다해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습니다.
한겨울의 눈꽃 속에서도
그대로 남아 있는 빨간 열매가
추운 계절에 주위를 돌아보는 마음과
이웃 사랑을 표상하는데
부족함이 없으니 말입니다.
저 나무의 꽃말이 '마음’이라니
그 또한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겨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헐벗고 가난한 이들에게는
춥고 배고픈 계절이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