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2005~2020]/정기산행기(2009)
2009-03-23 10:19:11
236차 광교산 백운산 모락산 산행기
1. 일시 : 2009. 3. 22(일)
2. 곳 : 광교산-백운산-모락산
3. 참가 : 길래(대장), 광용, 인섭, 상국, 문수, 은수, 해정, 경림, 병욱, 경호, 모철, 재봉, 택술(13명) + 부종, 펭귄, 철우(뒷풀이 참가)
믿거나 말거나 지금부터 꼭 5년 전
배추보다는 조개냄새가 폴폴 풍기는 저 가락시장 근처에서
광용, 신림, 재봉 이렇게 셋이
시간나면 가까운 산에나 다니자고 도원결의인지 조개밭 결의인지는 몰라도 뭘 하기는 했는 기라.
그 다음 순서는 정확히 모르겠다만
택술이, 병효, 민영이가 거기 붙고, 거기에 또 누가가가가..... 붙고 또 붙어
출석부 한 페이지로는 이름 다 적을 수 없을 만큼 방대해진 조직, 오늘의 30산우회가 된 기라.
236차 산행은 광교산-백운산-모락산 3개의 산을 연결할 예정이며
참가자 모두에게 5년차 기념품 제공에 뒷풀이 금액 초과분도 신경 쓸 것 없다는 5공대장 은수의 공지에
중간에 이빨 몇 개 빠졌지만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내가 듣기좋은 5빠를 신청했더니 뱅욱이는 한 술 더 떠 아예 10빠를 자청한다.
나이 들면 다들 애가 된다더니 공짜로 뭘 준다 카니 우루루 모이는데
저 멀리 목동에서 나타난 갱호를 필두로 기념품에 마음이 혹해 나타난 친구들이 많다.
세상에 바쁠 게 없고 나팔 말고는 챙겨줄 짐도 없는 권박까지 아침부터 정신없이 허둥대다 미금까지 오는 ktx를 놓치고 무궁화호를 탔는지 하여간 모자 옆으로 삐져나온 은발을 휘날리며 나타나, 몇몇 친구들은 지하철 내린 지 30분이 지나 마을버스 환승도 안 된다며 찌푸린 얼굴이었지만 버스 안에서 나오는 WBC 야구 중계를 듣다 금방 까마귀가 되어버리며 얼굴을 편다.
수지, 이 동네는 도로가 요상해 버스가 이리 갔다 저리 갔다 돌고 돈다. 이 동네 처음 오는 도다리는 오늘따라 눈이 더 돌아간다.
30분 먼저 떠난 A팀은 이미 산을 오르고 있을 끼고, 광교산에서 백운산 가는 길은 외길이라 나중에 저절로 만나질 거라 느긋한 마음으로 10시 30분에 산행을 시작한다.
봄이 오는 호젓한 산길. 좋다, 좋다, 그냥 좋다.
30분쯤 오르다 길이 갈라지는 곳에서 2년 전에 왔던 그 코스, 왼쪽 길을 택해 토끼재에 올라선다. ‘무조건 돌격 앞으로!’를 외치던 길래 대장이 이끄는 A팀은 직진했고, 나중에 정상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너무 오래 쉬느라 시루봉에는 오히려 늦었다
증명사진 하나 찍고 백운산으로 이동하다가 경기대쪽에서 백운산을 거쳐 시루봉 방향으로 오던 문수를 만나 이제 총 13명, 대군이다.
12시 5분, 자리를 깔고 점심을 먹는다. 다들 많이도 가져와 확보대장 인섭이가 오늘은 좀 느긋해도 되겠다며 여유를 부린다. 도다리는 구석에 낑겨앉아 좁다가 투덜거리더만 그래도 음식 냉장고 병욱이 옆자리라 불만은 곧 잦아든다. 길래는 아침부터 집에서 김밥을 말았다며 하나씩 먹어보라고 재촉하고, 재봉이가 가져온 과메기가 인기다.
12시 50분, 다시 길을 재촉하고 백운산에서 사진 한방,
이젠 저 멀리 보이는 모락산까지 가잔다. 몇 번 이 코스 시작했어도한 번도 제대로 탄 적이 없던 터라 오늘 대장 길래의 각오가 대단타.
모락산, 약수터에서 밧줄을 잡고 힘들게 오르니 눈에 익은 능선길, 광용, 인섭, 경림은 모락산 정상을 향해 왼쪽으로 가고 우리는 오른쪽으로 틀어 바로 계원예대를 향한다.
오후 4시30분, 산행을 마치고 펭귄을 만나 평촌 수산시장으로 간다.
횟감을 주문하는데 독도수산 사장님, 아줌마 말씨가 부산말투다.
“아줌마, 부산이라고요? 부산 어뎅교?”
“동랜데예.”
“아이구, 나도 동래에 살았는데, 동래 어뎅교?”
회를 다 떠 배달하러 왔는데, 남자들 부산사투리로 왁자지껄한 이 횟집에서 그간 고팠을 부산 사투리에 정이 오간다.
“어마 우짜꼬? 지는 마 데레사여곤기라예. 다음에 오시몬 꼭 우리집에 들러주이소.”
“그랍시다. 우리도 고향사람 도와주고, 우리... 단골합시다.”
회를 맛나게 먹고 있는데 길래가 술잔을 채워주며 자기는 교육 들어가야 한다고, 부탁인지 명령인지 어정쩡하게 산행기 얘기를 꺼낸다. 줄을 잘 서야하는데, 오늘 자리를 잘못 앉았다.
처음 보는 얼굴, 대전에 문상갔다 온다며 철우가 들어선다. 광용이하고는 잘 아는 모양이다. 배를 몰고 다니는 신랑을 태워 차를 몰고 온 철우 처가 과일을 15인분 올려 넣어준다.
은수가 준비한 기념품은 산에서 사용하는 간이 지갑이다. 모두들 요긴하게 쓰겠다며 박수를 보낸다.
이차는 철우가 낸다며 펭귄이 잘 아는 호프집으로 걸어서 이동, 즐겁게 마시고 일어섰다.
철우야 잘 묵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