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산행기>
설 명절연휴의 끝자락,
봄의 서막이 열리는 2월의 첫날이다.
설 명절에 차례상 올리고 남겨진 기름진 산적이나 약과 등을 먹고 더부룩해진 몸을 이끌고 10시에 동대역에 도착하니 한동안 못 보았던 동문들의 환한 얼굴에 반가움이 앞섰다.
동문들과 지하철 역내에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를 필두로 서로 덕담을 나누다 지하철 위로 올라오니 요 며칠 내린 눈으로 남산은 온통 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잔설이 묻어있는 소나무나 나목들의 풍경도 멋지고 바닥에 밟히는 하얀 눈들도 아름다웠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장충단 공원을 시발로 외솔 최현배 기념비를 지나 한양도성길을 통과하여 남산타워로 올라가는 코스로 설 명절 연휴로 인해 더부룩해진 몸을 추스리기엔 제격인 트레킹이다.
장충단 공원에서 이병구 총무의 구령에 맞추어 맨손체조를 하고 남산 타워를 향하여 출발~~
장충단 공원을 지나 외솔 최현배 선생 기념비에서 단체 사진촬영을 하고 계단을 숨가쁘게 오르니 아스팔트가 깔린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횡단 보도를 지나 차도를 좀 걷다 오른쪽을 보니 오늘 등산의 하이라이트인 한양도성길을 오르는 계단과 성벽이 보였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한양 도성 순성길을 오르려고 보니 그동안 쌓인 많은 눈으로 등산로가 폐쇄가 되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 당황스럽긴 하였지만 한편으론 안도의 숨이 쉬어졌다.
도성길이 가파르기도 하지만 도성길 위의 내리막길이 북향에 응달지역이라 지난번 답사 때에도 눈이 녹질 않아 미끄러웠는데 오늘처럼 눈이 쌓이면 위험할 텐데 하는 생각이 미치자 등산로 폐쇄에 오히려 맘이 편해졌다.
차도를 따라 남산 타워를 가기로 결정을 하고 쉬엄쉬엄 오르니 남산 타워가 정면으로 보이는 포토존이 나왔다.
이곳에서 찍은 사진을 보니 정말 청원 산악인의 기상은 남산타워를 찌르고도 남는다.
이 기상과 이 맘으로 남산타워를 향해 출발~~
남산에선 가장 가파른 코스가 도성길인데 도성길이 생략이 되니 등산 시간도 단축이 되고 좀 밋밋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편하긴 한데 아스팔트 차도를 다니는 것이 영 마뜩잖다.
흙 대신에 아스팔트를 달리는 서울 투어버스를 보기도 하고, 군인들의 힘찬 구보를 구경하면서 한참을 오르다 보니 오늘의 정상인 남산타워에 도착을 하였다.
시간은 오전 11시 20분.
남산 최고의 명소이자 서울의 랜드마크인 남산타워도 멋지지만 '맹세의 자물쇠'는 전 세계인의 로망이다.
커플들이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다는 의미를 담아 철망에 매단 자물쇠가 빽빽했다.
이곳에 사랑의 증표로 자물쇠를 매단 사람 중 실제로 결혼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하는 상상을 하면서 올려보니 남산 팔각정 앞 느티나무엔 천년 학이 주렁주렁 달려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보여주었다.
사실 이보다 더 멋진 건 구문모 고문님의 멋진 포즈가 아닐까?
고문님의 멋진 포즈는 모든 풍경을 압도했다.
남산 타워와 팔각정, 남산 봉수대, 서울 시내 조망대 등 남산의 정상에서 이곳저곳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다가 11시 40분에 하산시작~
차도를 따라 국립 극장을 지나고 유관순 동상을 지나니 오늘의 허기를 달래줄 '원조 장충족발집'이 반긴다.
이병구 총무의 씩씩하고 유머스런 진행과 회장님의 멋진 건배사,
성현규 선배님의 구정 덕담과 동문님들과의 화기애애한 담소 등 모든 것이 좋았다.
2월의 첫날이라 좋았고 함께여서 좋았다.
남산이여~ 동문님이여~
그대는 스치는 바람이 아니라 내게 머무는 커다란 산이었습니다.
다음 달 시산제인 청계산에서 뵙겠습니다.
많은 참석 바랍니다.
<산행 개요>
1. 산행지 : 서울 남산
2. 산행일시 : 2025.2.1(토) 10:00~13:00
3. 참석 인원 : 38명
4. 산행코스
동국대 입구역 - 외솔 최현배 선생 기념비 - 남산타워(정상) - 국립극장 - 식당 (6km, 3시간 소요)
첫댓글 처음 올려주셨던 글보다 더 맛깔스러워 진 것 같습니다.
산행기를 읽으며 저도 모르게 겨울 하이얀 눈 덮인 솔밭 숲길속으로 빠져듭니다.
보고픈 우리 동문님들 사진을 아주 예쁘게 잘 올려주셨네요.
우리 양선배님은 귀공자의 용모에, 조용 조용 한없이 부드러운 성품으로 글도 멋지게 잘 쓰시고, 사진도 주변 환경을 한껏 화려하게 돋보이며 찍어 올려주셨네요.
뭐든 잘 하시는 우리 양선배님!!!
존경합니다.
사진으로 보아도 과연 청원 산악인의 기상이 겨울 궁전인 남산타워를 뛰어 넘어 그 기상과 그 맘으로 드높이 솟아 오를 것 같습니다.
바라만 봐도 침이 꿀~꺽 넘어가는 족발에 시원한 탁주 한사발!!!!
몇년전 허리 협착증으로 보강 수술을 하여 아이언맨이 되신 86선배님도 이날 만큼은 마음 편히 20회 선배님들과 함께 즐기다 오셨군요.
이번 산행 내내 마주하셨을 푸르른 남산 솔나무 처럼 변함없이 "뭐든지 다 좋아요"를 외치며 모두 함께하고 싶습니다.
오늘도 선배님의 두번째 산행기를 읽으며 삶의 활력을 받아 갑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번 댓글도 멋지게 달았는데 이번엔 더 멋지네요.
감사합니다.
3월 청계산 시산제에서 뵙겠습니다.~~^^
사람이 멋 있으면 글도 멋 있는것 같습니다
세상은 정말 고평하지 않네요
울 대장님 가장 멋 있습ㄴ디
임성호 선배님도 댓글 너무 풍부 합니다
선배님도 최고네요
임성호 선배님도 댓글 너무 풍부 합니다
선배님도 최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