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묵주 기도 성월입니다.
'용소막 성당(龍召幕 聖堂)'
[루르드의 성모 마리아 성당]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용암2리 719-2 ☎ (033)763-2343)
[2018. 10. 13]
흰눈 내리던
겨울날,
배론 성지에서 미사드리고 묘재성지를 순례 후..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 111곳을 따라서~ 53번째
(2015.01.16)로 순례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100년 풍상 이겨낸 신앙 못자리'
*
성당 표지석과 야외 제대
이제 막 단풍이 들기 시작,
가을빛과 함께 물들어가는
시월에
용의 형상을 닮아 붙여진 이름
용소막(龍召幕)
고요하고
한적한 시골 마을에 있는
나즈막한 언덕 위에 살포시 자리를 잡고 앉은
용소막 성당을
가을에 와보고 싶었는데
희망의 모후 꾸리아(Cu)에서 주관한
레지오 전단원 야외 행사에 따라가서
다시 순례할 수 있었습니다.
기온이 많이 내려갔죠.
패딩 자켓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가을비가 몰고온 성급한 쌉쌀함이건만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모두 함께 하는 시간은 참 좋았습니다..
본당 건축 100주년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스스로 부여하고 있다는
고딕 양식을 변형시킨
소규모 벽돌조 성당의 전형적 형태인 성당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가진 용소막 성당
뾰족한 첨탑을 장식한 십자가와
만개한 코스모스
어느새 스며든 가을을
짊어진 듯한 나이든 느티나무들과 어우러져
찾아오는 이에게 평안함을 나누어주는 듯 하네요.
많은 세월이 흘렀음을 말해주는 듯 한
작고 아담한 용소막 성당입니다.
야외 제대 뒤로 멀리 중앙선이 지나갑니다.
용소막 성당은
1904년에 강원도에서는
풍수원 성당, 원주 성당에 이어
세 번째 본당으로 설립되었답니다.
주차장에 내리면,
성당을 둘러싸고 있는
커다란 느티나무들이 우리를 반겨줍니다.
*
수령이 150년이 넘는다는 느티나무 5그루가
성당의 건물과 잘 어우러져
가을 색깔로 함께 물들어가고 있네요..
날이 많이 쌀쌀해졌습니다.
성급한 추위에 옷차림이 두툼해져야 될 듯 합니다..
가을 문턱을 이미 넘어섰지만
그래도
뜨거웠던 지난 여름에는 이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 순례객들의 쉼터가 되었겠죠(..
)
하지만 초창기에 2,000명이 넘던 신자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지금은 그 10분의 1이나 될까말까 한
"시골 성당"이 되었다고 합니다..
용소막 본당은
춘천교구에서 원주교구로 관할 지역의 분할과
주민들의 도시 진출 현상으로 말미암아
교세가 크게 감소되어 갔다고 합니다.
일본군에 의해 종(鐘)이 공출되고,
6.25 전쟁 때 성당은 공산군들의 식량 창고로 전락되었고,
성당 내부의 성모상이 총탄을 맞아 목과 전신이 파손되었으며,
성당 천장도 총탄의 세례를 받아 많은 피해를 입는 둥.
수난을 겪었고 성당이 일부 파손되었으나..
1953년 8대 주임 '이종흥' 신부가
성당과 사제관을 원상 복구하였답니다.
《1866년 병인박해를 피해 이주해 온 신자들에 의해서
원주 용소막 지역에 처음으로 천주교가 전해졌다.
신자들은 용소막에서 멀지 않은 황둔에 처음 자리를 잡았다가
충청북도 제천군 송학면의 오미로 옮겼고,
다시 용소막으로 이사하면서
1898년 1월 13일 용소막 공소를 설립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용소막성당 [龍召幕聖堂] (두산백과)
100여년이 되어가는 용소막 성당이
2014년 3월 29일 성당 마루 제거 작업을 시작으로
'손용한(요셉)' 신부님의 이끄심에 복원 공사를 마쳤답니다.
*
*
"청동문에는 묵주기도를 담아
"
환희의 신비, 빛의 신비,
고통의 신비, 영광의 신비를 묵상하여
성당의 주보가
루르드의 성모마리아이기에
청동 문에 묵주기도 20단을 넣어
예수님의 생애를 요약해주고..
청동부조를 통해 우리를 성모자와 네 천사가
기도로 보호해주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청동 문에 묵주기도 20단을 부조로 넣는데,
"환희의 신비와 고통의 신비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고,
빛의 신비와 영광의 신비는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구조로 만드는 이유는
주님 탄생 예고로 천사가 마리아에게 내려오고,
성모님의 승천과 대관으로 성모님이 하늘로 올라가잖아요.”
- 작가의 의도랍니다
청동 문 위 반원 모양의 팀파늄에 성모자상과 천사상
그 기도가 천사들을 통하여 성모자께 바쳐지면
아기예수님은 강복을 내리시는 형상으로 묘사하였다네요.."
『성당 정면 파사드와 청동 문은
미사를 드리는 제대 다음으로 중요하다.
사람들은 청동 문을 통과하면서
성(聖)과 속(俗)의 경계를 넘나든다.
성당 문을 들어가면서
성수를 찍고 성호경으로 그으며
구마경을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용소막성당은
철저히 예수님의 나이인 '33'으로 꾸며졌다.
3개의 성당문, 3개의 정면 창..
성당 전면 제단은
크게 회중석과 독서대석과 제대 3단으로 계단을..
그리고 창문도 33개로 만들었다.』
- 성당 복원 시 주임 사제였던
'손용한(요셉)' 신부님의 설명입니다.
*
벽체는 붉은 벽돌, 기둥과 아치등 버팀벽은
회색 벽돌로 쌓았어요.
아치형 현관 위 소박한 십자가와 울퉁불퉁한 벽돌들이
오히려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듯 푸근한 느낌이 듭니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요
아무도 없는 성당에 들어서니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습니다..
나만 그랬었는지요(..
)
미사 준비를 하는 수녀님과
눈인사를 하고는 2층 성가대석부터...
성당 내부 중앙 제대 / 2층 성가대석에서.. 바라본..
하얗게 칠해진 벽
무척이나 밝고 아름다운 성전 내부입니다..
잠시 앉아서 묵상
내부 사진도 살짝 담고..
용소막 성당은
정면 중앙부에 높은 첨탑을 갖춘 고딕식 건물로,
성당의 평면은 삼랑식(三廊式)이며,
내부 공간은
목조의 열주에 의해 신랑(身廊)과 측랑(側廊)이 구분되고,
정면에 제대가 있는
서양식 성당 건축의 일반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다.
내부기둥은 가는 팔각형 목조 기둥으로
벽돌 문양으로 칠을 하였어요.
성당 내부 이곳저곳에
우리의 삶과 주님께 찬미드림이 느껴집니다.
"미사는 십자가의 희생 제사를 뜻하는 것이기에
미사를 드리는 제대의 스테인드 글라스는
골고타 언덕을 형상화하여
예수님의 죽음으로
구원의 빛이 온세상으로 퍼져나가게 했다는"
*
성당 사목을 할 때 복원을 담당했던
그림 읽어주는 신부로 유명한
'손용한(요셉)' 신부님의 설명..
*
*
제대 위의 십자고상과
좌우 회랑의 루르드 성모님과 예수님
제대 뒤의 스테인드 글라스는,
유럽의 여느 성당들 처럼
거대하지 않아도
프레스코화가 없어도..
오색찬란한 장미의 창이 없어도..
섬세한 천사의 조각상 등등
아무것도 없지만..
충분히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주듯 아름답습니다.
스테인드 글라스 창문 사이로 십자가의길 14처
십자가의 길은 석고 부조로 새겨놓았네요.
이 후 초대 주임 프와요(Poyaud, 表光東) 신부가 매입하여
개조한 초가집을 성당으로 사용해오다가,
1914년에 제3대 주임으로 부임한
시잘레(Chizallet, 池士元) 신부 때에
현재의 새 성당이 건립되었다고 합니다.
성지 순례 미사
부임한지 한달 되었다는
신우식 주임신부님은
강론 중에
용소막 성당의 유래와 성당 건축 내용들을
간단간단하게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아울러
나름대로의 순례할 곳으로
1. 이스라엘(예수님이 태어나고 돌아가신 곳)
2. 성모님께서 발현하신 곳들..
(아마도 용소막성당이 루르드의 성모님게 봉헌해서인지(..
)
3. 천사가 나타난 이탈리아 어느 성당..
(여기는 구체적으로 설명은 없었는데요,
아마도 성지순례하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었나 봅니다)
이어서
순례를 하는 목적으로는
첫째, 죄의 용서를 청하기 위하여..
둘째, 각자의 소원을 청하기 위하여.. 라고
생각한다고 하시더군요..
미사가 끝난 후에
많은 인원으로 유물관에 한꺼번에 못들어가서
형제님조와 자매님조 둘로 나누어
자매님조는 선종완 신부님 유물관에서 수녀님의 해설을 듣고
형제님조는 십자가의길 기도와 묵주 기도를 드리게 하고
식사 후 오후에는 오전과는 반대로 한다고 하네요..
로사리아와 나는
3년여전에 둘이서만 수녀님의 설명을 이미 들어서..
유물관에 들어가지 않고
순례 미사 때까지
성모상앞에서 촛불 봉헌과 기도도 드리고..
성당 내부와 외부를 여유롭게
다시 돌아볼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
성당 창에도 가을이 물들었어요.
그는 본당에 부임하자마자 직접 성당을 설계하고
중국인 기술자들을 데려다가 성당 건축을 시작하여.
1915년 가을에는
건평 100평의 벽돌조 양옥 성당을 완공하였다고 합니다.
*
평화의 모후 Pr. 옛 종루
성당 뒤로 돌아가면
옛 종루가 있습니다.
느티나무들과 함께
시간의 흔적들을 보이면서
정말 오래된 성당이라고 과시하는 듯 합니다.
*
프랑스 ‘루르드(Lourdes)의 성모님’을 주보(主保)로 하여
축성식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희도 성모상 앞에서 촛불
봉헌과 기도를 드립니다.
*
*
촛불 5개는
우리 가정, 마르타(딸) 가정,
요셉(아들) 가정, 세실리아(처제) 가정
그리고 '초 1대에 1명의 영혼'이라던
어느 분의 건강과 가정의 성화를 위하여 기도드렸습니다.
성체 조배실
돌담에 싸인 토굴 속에
성체 조배실이 자리하고 있어요.
*
성체 조배실, 조배실 벽면에 기도문(3년 전 순례기 자료 인용)
황토벽이 아늑한게
치유의 향기가 피어나는 듯
잠시나마 은혜로운 시간이 됩니다.
용소막 성당에는
신*구교의 성경을 공동 번역한
선종완(라우렌시오) 사제가 평생을 보냈고,
선종완 신부님 유물관
1988년 11월에는 용소막 출신 사제로
성모영보수녀회를 설립하였고
성서 번역에 힘썼던
선종완 신부의 공적을 기리는
유물관을 건립하였다.
(선종완 신부가 설립한 '성모영보수도원'에서 관리하고 있구요.)
이번 순례에는 유물관에 들어가지 안았습니다...
3년전에 왔을 때에는 문이 잠겨 있어서
성당과는 별개로
문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하니
관리하고 계시던 신금순 요세피나 수녀님이 오셔서
유물관내의 자료들, 신부님의 일대기,
성경 공동 번역 등등 자세하게 설명해 주어서
지나간 세월을 함께 되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3년 전 흰눈 내리는 날 순례할 때,
수녀님께서 차분하게 설명해주셨는데요..
▲ 당시에 찍었던 사진들입니다. ▼
신부님께서 번역하신 공동번역 성서(사진 오른쪽 성서)랍니다.
이 당시 개신교와 함께
성경을 번역하는 작업을 선두에서 진행하셨다네요.
*
신부님께서 사용하던 책상과 메모지들
그 원고본도 고스란히 보관되어 있어서
또 다른 성전(聖殿)이 되었다고 하네요.
*
↖십자가로 조경된 나무,
신부님은 메주 집을 마련하여
신자들이 메주와 된장을 제조하여 도회지 신자들 및 수녀원에 판매해 왔다고 합니다.
원주가
가톨릭의 성지(聖地)요 중심지로 자리 잡은 것이
복되신 동정녀 Pr.
결코 우연이 아님을 나타내 주는 듯..
미사도 드리고, 점심 식사 후에
십자가의 길과 묵주 기도의 길이 있는
성당 뒷산으로 갑니다.
거의 4년이 되어가는 종전에 왔을 때에는
눈이 쌓여 미끄러워 올라가더 말았었던 곳이죠.
100주년을 기념하며
성당 뒷산에 마련한 십자가의 길과 묵주기도의 길이랍니다.
은총의 동산으로
십자가의 길과 성모동산을 꾸몄다고 합니다.
예수부활상과 성모상도 만나볼 수 있어요..
*
피정의 집 뒤로 십자가의길을 오릅니다
십자가의 길을 만들어낸 조경 솜씨가 돋보입니다.
예수님이 사형선고를 받고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에 이르기까지의 사건을
청동 조각상으로 담아 놓았습니다.
*
*
십자가의 길은 청동 조각상으로 꾸며져....
십자가의 길 기도를 드리며
분주했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드는 시간이 될 듯 합니다.
*
또한 이 길은
십자가의 길과 묵주 기도의 길이 함께 있는 곳으로
가을 단풍 색상 보다는
이미 수분을 빨아들이지 못함을 알고
저절로 떨어진 낙엽들이 수북히 쌓여 있었습니다.
*
*
푹신한 가을 낙엽길이
일상에 지친 발걸음과 우리 마음에
평온을 안겨주는 듯합니다.
*
겨울을 준비하는
낙엽 떨어진 아름다운 가을 길도 좋지만
녹색의 여름 길이
훨씬 더 어울리는 길인지도 모르겠군요(..
)
오늘은
출발 시간이 임박해서
이사야 수녀님의 인도 하에
십자가의 길 기도도 바쁘게 드렸습니다.
우리를 맞아 주시는 예수님 부활상
이곳에서 다시
성모 동산으로 오르면서
묵주기도길이 연결 됩니다.
첫댓글 와 —-대단하세요. 미카엘 형제님 !!
이많은 자료와 글 쓰시느라 많은 정성과 시간을 보내시고 ...
존경드립니다
감사하구요
아, 예전 성지 순례기가 있으니,
사진 과 내용만 수정 보완하면 되니까요..
물론 의림지는 처음이지만... ^&^*~
와~~역쉬 하늘땅님이십니다ㅎ 가을에 너무 어울리는 성지순례길이었네요.오랜 역사만큼 성당의 많은 이야기를 수녀님께 듣고 또 이렇게 하늘땅님의 설명을 보면서 너무도 감사한 마음입니다.오래 오래 기억하겠습니다.
모니카 자매님,
강원도에서 가을에 꼬~옥 다시 가고픈 성지가 2곳이었는데요..
그중의 하나가 '용소막 성당'이었죠..
나머지 하나는 횡성의 '풍수원 성당'인데요..
내친김에 어제 다녀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