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 년 동안 행복했습니다. 2013년 한 해 동안 각 대학을 순회하며 대학생 재능기부 한 포토북을 들여다 볼 때마다 뿌듯하고 황홀했습니다."
김일웅은 새로 만들어온 2014년 포토북을 넘기며 또 황홀하다고 한다. 졸업앨범 같다고 한다. 싱글벙글이다. 권 당 61페이지의 포토북 두 권의 편집 시간은 대략 200시간. 끊임없이 눈과 마우스를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프로도 아닌 아마추어가 작업했으니 결과물 역시 아마추어 작품이다. 전문가적인 시선으로 보면 사진도 포토북도 모두 허점투성이겠지만 그래도 팀원들을 황홀하게 만든다. 그것은 작품의 수준 여부를 떠나 우리의 혼이 실린 결과물이라는 의미부여 때문일 것이다.
2014년 비트로팀 송년모임은 분당의 만강홍, 12월 10일 오후 6시에 집결했다.
부산에서 오신 최창국 상무님은 팀원들을 위해 두툼한 겨울 티셔츠를 선물로 주셨다. 비트로팀에서는 정성들여 만든 포토북 두 권으로 답례. 한 권은 2014년 비트로팀의 활동이고 또 한권은 대학생초청대회만을 따로 뽑은 것. 한꺼번에 비트로팀의 활동상황을 알 수 있으니 그야말로 2014년 졸업앨범이라는 말이 맞다.
송년회의 사회는 이순규의 진행으로 시작되었다.
최 상무님은 "이동영부장의 결혼식에 참석해 주신 것에 대한 고마움을 이원목 회장님을 대신해서 인사를 전한다"며 "이 회장님께서는 비트로 팀원들이 왜 재능기부 하는지 매번 궁금하다고 하셨다. 최근 각 지역별로 비트로팀을 만들겠다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이처럼 비트로팀이 전국적으로 확산이 되고 있는 것은 오리지널 비트로팀의 역할이 크다"고 했다.
왜 비트로 팀원들이 재능기부를 하는 것일까? 그에 대한 팀원들의 답변은 간단했다.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재능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꾸준히 실천해 나가고 있다는 자부심. 그리고 기회에 대한 감사다. 덧붙여 팀원 각자 돌아가면서 느낀 소감을 이야기했다.
이순규는 "맨 처음 비트로팀에서 재능기부를 한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해 낼 수 있는지 지켜보겠다는 시선을 따갑게 느꼈다. 재능기부 3년을 해 온 지금, 대외적으로 비트로팀 하면 재능기부하는 팀으로 수식어가 따라온다. 스스로 뿌듯하고 대견하다. 대학생들에게 테니스 가르치는 법도 이젠 자연스러워졌다. 이렇게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비트로와 팀장님 그리고 팀원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이순규는 2014년 카타 헤드부 연말 랭킹2위를 했다. 그동안 1위를 했기 때문에 2위여도 만족한단다. 아름다운 양보라는 것이 테니스계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총무를 맡은 윤해경은 매 번 만날 때마다 철저하게 준비했다. 대회를 마치면 당일로 결산까지 다 마무리 지어 밴드에 올리는 성의를 보였다. 일 년간의 팀원들 성적과 결산까지 모두가 깔끔하다. 윤해경은 "일반 클럽에서는 편안한 마음으로 운동만 했는데 팀원으로 활동하면서는 긴장을 했다. 재능기부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했고 좋은 분들과 더불어 보람 있는 한해가 되었다"고 했다.
양파처럼 다양한 표정을 가진 정진화, 은평구사무국장으로 최근 테니스장을 맡게 되었다. 그 코트에 방문했을 때 펜스에 모두 비트로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비트로팀 활동을 하면서 비트로에서 또 다른 도움을 받게 되었다는 감사의 인사를 했다.
잠재된 열정으로 똘똘 뭉쳐 그 끝을 알 수 없는 장재혁. 맨 처음엔 선배님들 돕는다는 생각으로 재능기부를 했으나 차츰, 어떻게 하면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이제는 스스로 주인의식이 생겼단다. 재혁씨가 학생들 지도하는 모습을 누구나 한번쯤 지켜볼 일이다. 스며들지 않을 수가 없다. 발산하는 그 열정에 놀란다.
안승희, 김서희, 김여희 모두다 여성스러운 이야기로 매듭을 지었다. 팀원으로써의 자부심을 느끼고 더욱 몸가짐에 신경을 쓰겠다는 다짐이다.
바쁜 중에도 찾아오셔서 늘 지켜봐 주시던 안희동 과장님, 일 년 동안 사고 없이 마무리 해 주심에 대한 감사 인사와 함께 성심성의껏 도우려고 했는데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다는 말씀이시다.
최상무님은 내년은 비트로 20주년으로 테니스에 더욱 관심을 쏟겠다는 이 회장님의 뜻을 전달했다. 이는 비트로팀이 재능기부를 해 오면서 긍정적인 이미지 확산에 많은 도움을 주었고 새로운 기폭제가 되었음을 시사했다.
마무리는 송선순 팀장이 했다. 매 달 재능기부 할 대학 선별하는 것부터 기사를 쓰고 사진을 편집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으나 든든한 비트로의 후원과 팀원 여러분들의 열정적인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시사했다.
각자 의견 발표가 끝나고 나서 상품 전달식을 갖았다. 먼저 2014년 재능기부에 한 번도 결석하지 않은 팀원들, 김일웅 이순규 윤해경에게 상을 주었다. 윤총무와 최상무님, 그리고 안과장님께도 작은 선물을 따로 챙겼다. 팀원들은 팀장을 위해서도 선물을 마련했다. 처음으로 받아보는 감동적인 선물이었다.
시상식이 끝나자 잔에 술을 채웠다. 부드러운 꼬냑 향기가 심장까지 파고들었다. 최상무님께서 가지고 오신 헤네시는 혀끝에서 시작되어 금방 온 몸 구석구석을 적셨다. 세상은 아름다워지기 시작, 창밖에 추척추적 내리는 겨울비조차도 달리 보였다.
저녁 식사는 맛있었다. 한 끼에 일만 칼로리 이상을 섭취할 수 있다는 중국식 메뉴가 두렵지 않았다. 다음날 긴 후회를 하게 될 지라도 마음껏 배를 채웠다. 식사를 마련해 주신 최상무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2차 찻집으로 이동했다. 최근 혼합복식 대회에서 아리까리한 준우승을 한 순규씨가 따끈한 차로 대접했다. 우리가 서로 나눈 웃음은 연기가 되어 하늘로 솟아올랐다. 아름다운 마무리다. 나이 한 살을 더 먹는다는 것은 어른 대접을 받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에 대한 도전을 하라는 뜻이라고 한다. 우리 비트로 팀원들은 충분히 새로운 세상을 향해 도전해 가고 있으니 늘 젊게 살 것이다. 이렇게 2014년은 마무리 되었다. 내년 2015년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일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