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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관리자와 리더들은 현재 하고 있는 일과 조직에 충실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맡은 일에 개인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면 단기적인 성과를 서둘 수 있다.
그러나 수천 명의 임원들을 살펴보며 연구를 진행한 결과, 그런 사고방식은 개인의 장기적인 발전과 커리어에 방해가 될 수 있다. 기업 내 교육 부서 등 전통적인 교육기관들은 현실의 빠른 변화에 발맞춘 커리큘럼을 운영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조직에서 성공하고 싶고 조직의 번영에 기여하고 싶은 리더라면, 일상 업무를 수행하는 동시에 시야도 넓혀야 한다. 지식과 업무 능력과 인적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리더십을 위해 앞장서는 사람들'을 창업한 켄 밴타 대표는 HBR 5-6월 호에 기고한 글
리더들은 현재의 성공뿐만 아니라 미래의 성공에도 외부 활동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필자들이 다양한 분야 고위급 기업 임원 122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모두가 외부 활동의 중요성에 동의했다. 또, 한 명을 제외한 전원이 자신의 부하직원들도 외부 활동을 하면 조직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업계 관련 콘퍼런스나 네트워킹 행사에 참여하거나 대학에서 강의를 듣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새로운 사람과 정보와 문화를 접하되, 개인적 관심사는 물론 현재 혹은 미래의 주요 업무와 시너지 효과를 내는 외부 활동에 의미 있게 참여해야 한다.
공공단체, 민간단체, 비영리단체 등에 참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교육, 펠로십, 출판, 영화제작 등도 마찬가지다. 그 외에도 중앙 정부나 지자체 업무 돕기, 스타트업 지원, 스타트업에 투자, 특정 전문분야의 협회·클럽 대표직 맡기, 포럼·축제·컨퍼런스에서 연설 또는 직접 주최 등 다양한 외부 활동을 고려해볼 수 있다.
본업을 중앙에 두고 다양한 외부 활동을 하면서 각 영역에서 배운 내용을 다른 영역에서 사용하면서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가야 한다.
시간을 내라
기업인이 외부 활동을 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꽉 들어찬 스케줄에서 시간을 내는 것이다. 여러분이 회사에서나 개인적으로 해야 할 일들을 전부 감안할 때, 지금의 스케줄에 뭔가를 추가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워 보일 것이다. 하지만 외부 활동을 우선순위로 삼으면 시간 내기가 마냥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외부 활동을 위해 일주일에 한 시간 정도는 낼 수 있을 것이다. 친구, 배우자, 가족처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과 활동을 하면 사람들도 만나고 활동도 하고 효과적인 윈-윈이 될 수 있다.
또 마음이 잘 맞는 동료나 관심사를 공유하는 젊은 직원들로 구성된 소규모 그룹에 들어갈 수 있다면 의욕도 높아지고 생각을 나눌 친구를 얻을 수 있다. 직장 상사의 승인을 얻으면 근무시간의 일부를 외부 활동에 할애하도록 배려해 줄지도 모른다.
이런 과외활동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내야 할까? 매일, 매주, 매월 똑같은 만큼의 시간을 할애할 필요는 없다. 때로는 외부 활동을 쉬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직장과 가정생활이 몹시 바쁠 때는 외부 활동의 비중이 2%로 낮아질 수 있고, 그렇지 않을 때는 30%로 높아질 수 있다.
다시 말해 추가적인 책임을 부담하기 전에 먼저 일과 가정에 충실해야 한다. 그러다 여유가 생길 때 기회를 붙잡아야 한다.
역할을 제대로 찾아라
올바른 기회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먼저 소문을 내자. 지금 현업과 관련이 있거나 필요한 업무능력을 키울 수 있는 외부 활동을 찾고 있다고 조직 내부 사람들과 신뢰하는 사람들에게 얘기하자.
내가 열정을 불태우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관련 단체를 찾아서 나의 발전과 배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빈자리가 있는지 알아보자. 강연, 소셜미디어, 출판 등을 통해 나의 이름, 관심사, 전문적 자질을 알려서 사람들이 나에게 기회를 주도록 만들자.
비영리단체를 돕는 일처럼 여가시간에 할 수 있는 일도 있을 것이다. 이런 기회에서 부가가치가 될 수 있는 경험을 얻을 수 있다.
탐색을 마쳤다면 진지하게 시간을 투자할 일을 골라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자신이 열정을 느끼고 에너지를 얻는 일을 찾아야 한다.
외부 활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라
전략적으로 외부 활동을 할 때 회사나 가족의 허락을 구하는 게 현명하다. 핵심은 외부 활동이 개인이나 조직에 이득이 된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일에 대한 의욕과 활력이 높아지고, 조직적 차원에서는 유용한 인적 네트워크를 확대할 수 있다고 말해야 한다.
외부 활동이 회사와 자신의 발전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와 어떻게 맞아떨어지며 왜 시너지 효과를 내는지 설명하자.
외부 활동이 자신이나 회사에 부가가치를 가져다줄 거라고 주장했는데도 회사가 참여를 막는다면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펩시코의 전 글로벌 R&D 책임자이자 현재 라이프 바이오사이언스 CEO인 메흐무드 칸은 말한다.
“당신이 일하는 조직이 외부 활동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조직은 도태될 위험이 큽니다. 왜 거기에 남아있으려고 하죠?”
에너지가 재충전된다
키스크라크 국무부 경제담당 차관
연쇄 창업가이자 IT기업 아리바Ariba의 공동창업자, 전직 다큐 사인 DocuSign CEO 겸 회장인 키스 크라크는 최근 미 국무부 경제차관으로 임명됐다. 크라크는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어 외부 활동을 하면 에너지가 고갈되는 걸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바쁠수록 오히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확실히 일을 더 잘하게 됐습니다.” 제너럴모터스 엔지니어링 그룹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커리어 내내 다양한 비영리단체와 기업 이사회에서 활동했다.
또 퍼듀대학의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데 기여했으며, 현재 멘토로 활동 중이다.
“일주일에 한 번 이 아이들을 위해 프로그램을 진행하러 갈 때마다 배터리가 재충전됩니다.” 크라크는 말한다. “기운을 얻죠. 거기 가지 않았더라면 하지 못했을 생각들이 떠오르고요. 또 다른 사람을 더 많이 배려하고 이해하게 됐습니다. 어머니가 늘 말씀하셨듯이, 배움을 얻는 최선의 방법은 다른 사람들과 경험을 나누는 겁니다.”
퍼듀대학에서 강연하는 키스크라크
지식, 업무능력, 자신감이 향상된다. 좋은 외부 활동은 본업을 하는 조직에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준다.
좋은 외부 활동은 본업을 하는 조직에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준다.
시야를 넓힌다
다른 분야에서 중요한 업무를 수행하고, 또 다른 인적 네트워크에 합류할 때 자신과 조직에게 아직 미지의 영역이었던 곳에서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 또 그곳에서 만난 관계를 통해 더 나은 혁신가나 관리자로 성장해 나갈 수도 있다.
아밋 페일리는 워싱턴포스트 신문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7년 동안 기자로 일했다. 오랜 세월 중동의 교전지역을 누비면서도 그는 시간을 내어 본인이 졸업한 대학교의 교지 이사회 멤버로 활동했다. 덕분에 장래가 촉망되는 예비기자들을 돕고, 비영리단체를 운영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이후 워싱턴포스트를 떠나 MBA 과정을 마친 페일리는 컨설팅회사 맥킨지에 컨설턴트로 이직했다. 컨설턴트는 기자만큼이나 힘든 일이었지만, 이번에도 그는 자원봉사 활동에 관심을 뒀다. 페일리는 젊은 성소수자들을 대상으로 자살방지 활동을 펼치는 비영리단체 트레버 프로젝트Trevor Project에서 야간과 주말에 전화상담 일을 했다.
결국 그는 트레버 프로젝트의 이사회 멤버가 됐다.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면서 비영리단체가 겪는 운영과 재정상의 어려움을 알게 됐고, 그래서 맥킨지가 하는 비영리사업에도 더 많이 참여했다.
이런 선순환 덕분에 2017년 그는 트레버 프로젝트의 CEO 자리에 올랐다. 페일리는 말했다.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외부 활동에 시간을 투자한 덕분에 저는 제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들을 배웠습니다. 또 그런 경험 덕분에 리더 자리에 미리 대비할 수 있었죠.”
인재를 유치하고 이직을 막기 위해 회사 밖에서 의미 있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기업도 늘고 있다. 특히 MZ 세대 직원들은 회사가 개인적 발전을 존중해 주길 바란다.
투자회사 KKR은 ’40 for 40’라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매해 40시간의 유급휴가를 줘서 각자 좋아하는 비영리단체에서 활동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시작한 지 4년이 지난 지금까지 해마다 1000명의 직원이 220개의 자선단체에서 1만 1000시간 동안 활약했다.
직원들이 직장 밖에서 구축한 인간관계는 조직에 도움이 됐고 문제를 인식 인식하고 해결하는 다채로운 관점을 가질 수 있었다.
KKR의 외부 활동 장려 프로젝트 40 for 40
몇몇 기업에서도 직원들의 업무 외 활동을 장려한다. 구글의 20% 룰은 기업이 직원들의 외부 활동을 장려하는 문화다.
20% 룰이란 업무 시간의 20%를 자기 업무 외의 다른 분야를 하는 데 쓰도록 장려하는 룰이다. 구글은 20% 룰을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했다. 구글 맵스·지메일 등이 20% 룰 덕분에 만들어진 히트 상품이다.
3M도 기술직 인력이 15%의 시간을 스스로 정한 R&D 분야에 사용한다는 15% 룰과, 매출의 25%를 신규 사업에서 만든다는 25% 룰을 시행하고 있다.
외부 활동을 하면 늘 하고 있는 직선적 사고 대신 상상력을 발휘하게 하는 수평적 사고를 하게 된다. 요즘 중요한 게 여겨지는 건 다른 관점을 가져와 현업에 적용하는 것이다. 기존의 관심과 초점이 속한 조직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불가능하다.
현업을 벗어나 알맞은 외부 활동을 찾는 일이 항상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단 찾게 되면 다른 많은 기회로 가는 문을 열어준다. 외부 활동 경험이 곧 당신의 개인적 경쟁력이 될 것이다. 리더로 발전하려면 아늑한 새장을 박차고 나가야 한다. 그게 바로 성장의 비결이다.
출처 세계적 경영 저널 HBR 20년 5-6월 호
필자 켄 벤타 리더십을 위해 앞장서는 사람들 대표&창업자 올런 보스턴 언스트앤드영 글로벌 보건과학 부문 파트너
인터비즈 김정관 박은애 정리
inter-biz@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