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의 초원지대에 사는 비서새는 머리 뒤에 난 관모들이 비서가 연필 을 꽂고 있는 것 같아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독수리 과에 속하는 맹금류로 2m가 넘는 큰 날개로 날다가 두더지나 뱀을 발견하면 쏜살같이 내려가 낚아채 먹이를 잡아먹습니다.
그러나 이 새가 바닥에 내려있다가 맹수를 만나면 독특한 행동을 하게 되는데, 두 다리로 힘차게 달려서 도망친다는 것입니다.
결국은 맹수에게 잡혀 먹히고 맙니다.
그 큰 날개가 이때는 방해가 되어 제대로 달릴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너무도 당황한 나머지 자신이 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조류가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가 흔히 하는 말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과연 비서새만의 일일까요?
우리도 혹시 이렇게 어리석은 결정이나 행동을 하지는 않는지요?
단순히 지식이나 경험이 없기 때문에 그런 실수를 한다고 어물쩡 넘어가려 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문제나 사건 앞에서 당황한 나머지 자신이 가진 능력이나 노력을 제대로 발휘해 보지도 못하고
그대로 주저앉았거나 포기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마치 '신포도야' 를 외쳤던 여우처럼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요.
시도조차 해 보지 않고 결론을 미리 내린 적은 없는지 돌아봅니다.
그래도 여우는 포도를 따기 위해 해가 질때까지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 노력했는데 말입니다.
신포도라고 외쳤던 여우의 마지막 모습 보다는 포도를 따기 위해 애쓴 여우의 몸짓을 봤으면 합니다.
그 큰 날개를 휘휘 저어 날아갈 생각은 하지도 못한 채, 맹수만 생각하다가 잡혀 먹히는 비서새가 되진 말아야 합니다.
내가 가진 날개에 집중해 아무리 사나운 맹수를 만나더라도 유유히 날아갈 수 있는 비서새가 되어야 합니다.
자신의 능력을 믿었으면 합니다.
어떤 경우라도 자신감을 잃지 않았으면 합니다.
내가 가진 역량을 펼쳐 볼 시도도 하지 않은 채 포기해 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랍니다.
혹여 지금이 때가 아니라면 언젠가 내게 찾아올 그 때를 위해 버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럼 해낼 수 있습니다.
교사가 되기 위해 임용시험을 치뤘습니다. (중등시험은 아직 10여일 남았습니다.)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대부분 자신의 점수를 예상하고 2차 시험을 준비합니다.
하지만, 상당수의 선생님들이 지레 포기하거나 부정적으로 결론을 내리는 모습을 보게 되어 안타깝습니다.
그동안의 노고에 대한 보상은 커녕, 허탈과 낭패로 몸과 마음이 아프고 쓰립니다.
불꺼진 방처럼 깜깜하기만 하고, 도무지 의욕이 생기지 않습니다.
함께 아파하지 못해, 그 아픔을 온전히 나누지 못해 미안합니다.
그래도 자신을 탓하진 마십시오.
열심히 노력한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니까요.
그리고 여러분에게는 2m도 넘는 멋지고 튼튼한 날개가 여전히 있습니다.
머지않아 그 날개를 활짝 펼쳐 저 창공을 자유롭게 훨훨 나는 날이 분명이 올 것임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