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우그려진 밥그릇
김세영
위암은 우리나라에서 모든 암 중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위암은 40대 이상에서 많이 생기지만 20대, 30대 젊은 층에서도 발병할 수 있다. 오래 전이지만 20대의 국가대표 유도 선수가 위암으로 사망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최근에는 <슈퍼스타K 시즌3>에서 우승한 젊은 보컬팀인 울랄라세션의 30대 초반의 한 멤버가 위암4기 판정을 받았다는 기사도 봤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필자의 경험에서도 30대 초반의 여성에서 위염 정도로 생각하고 위내시경을 한 결과 진행성 위암으로 진단한 경우가 있었다. 요즈음엔 정기적 검진에서 위내시경이 필수검사로 포함되어있어서 조기에 위암이 진단되어 완치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졌다.
짙은 안개 속에 갇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상항을, 허공을 나르는 용의 위속에 갇힌 상태로 비유적으로 표현한, 필자의 시 「안개의 길을 가며」의 부분을 소개한다.
빛의 조각들이 사금파리처럼 박힌 위축성 점막에/
반흔조직의 이형성異形性으로 돋아나는 시신경 돌기들을/
수만 개의 홑눈 다발로 묶으면/
잠자리 눈빛으로 안개의 길을 빠져나갈 수 있을는지///
위산과다로 범람하는 위액 속에 빠져 허우적대다/
안개의 뒷길로 휩쓸려 내려가서/ 안개 설사로 허공 속에 배설될지도 몰라./
원인
위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에는 위 선암, 림프종, 위 점막하 종양, 평활 근육종 등이 있는데, 이중 98%가 위 선암이다. 위암의 원인으로는 만성위축성 위염, 장이형성, 위소장문합술, 식이요인, 헬리코박터균(Helicobacter pylori)감염, 유전요인, 기타 환경적 요인 등을 들 수 있다. 만성위축성 위염은 위암으로 진전하는 위험도가 높은 전구병변이며, 위암으로의 진행소요 기간은 16~24년 정도 된다. 위점막 세포의 장이형성(위장에 소장의 선세포가 나타나는 현상)도 위암의 전단계 병변으로 알려져 있다. 위와 소장을 연결해 주는 위소장문합술을 받은 경우 위산도가 떨어져 세균의 증식 결과로 20년이 경과하면 3~5배의 위암발병위험도가 높아진다.
위암발병의 중요한 원인으로 식이요인을 들 수 있다. 질산염 화합물(식품처리제, 염장식품, 가공육류, 훈제식품)의 섭취, 염분이 많은 식품(염장채소, 염장생선), 불에 태운 음식, 술, 담배 등도 위암의 발생위험도를 높인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있을 시 위암발병 위험도가 2.8~6.0 배 증가한다. 선종성 대장폴립은 우성유전 질환으로 위암 발병 빈도를 약 7배 정도 증가시키므로, 직계가족에게 위암이나 대장암이 있을 시는 위암에 대한 정기검진이 필요하다. 기타 환경적 요인으로는 석면, 철가루 먼지, 공해, 방사선, 흡연, 산업폐기물, 방부제, 농약, 산업폐기물 등이 있다.
진단과 치료
위암의 진단은 방사선 검사인 위장조영술 또는 위내시경으로 가능하며, 조직 검사로 최종 진단한다. 위내시경 검사는 직접 위장 내부를 관찰할 수 있으며 의심되는 부위에 대해선 조직 검사를 시행하여 위암과 헬리코박터균 감염 여부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위암의 치료는 수술로 암 병소를 제거하는 것이 일차적이고도 가장 중요한 치료법이다. 조기 위암이나 국소 림프절에만 약간 전이되어 있는 3기 초기의 암일 경우는 근치적 절제수술이 가능하다. 그 이상의 병기에서는 대개 완치보다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하거나 화학 요법의 반응을 좋게 하기 위한 고식적 수술을 하게 된다. 조기 위암의 경우에는 내시경 끝의 집게 칼로 암조직을 절제하는 치료 내시경수술을 시행한다. 심장이나 폐의 기능 이상이나 합병증 등으로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 특히 효율적이다. 이 시술법은 융기성이거나 평평한 형태의 2cm 이하 조기위암이면서 림프절 전이가 없는 경우에 한해 시행이 가능하다. 위암에 대한 항암제의 사용은 수술이 불가능한 4기 진행 암이거나, 수술 전 후로 암세포의 활동을 억제하기 위해 사용한다.
진행된 위암은 이미 미세 전이를 했거나 수술 시 암세포를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완전 섬멸을 위해 항암치료가 필수적이다. 빠르면 수술 후 10일 정도부터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대개 6개월 정도 실시한다. 그 효과는 약 20%정도로 보고되고 있으며, 여러 가지 약부작용이 있으나 항암요법을 중단하면 대개 사라진다.
예후
위 절제술 후에는 식후 복통, 설사, 식은땀, 현기증 등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위의 상실 때문에 발생하는 증상이다. 그러므로 수술 후에는 소량 씩 자주 음식을 나누어 섭취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를 최소화 할 수 있다. 위를 모두 제거한 후 5년 후에는 비타민 B12 흡수 결핍에 따른 빈혈과 신경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비타민 B12를 투여받아야 한다.
점막층에 국한된 조기위암의 경우에는 수술로 95% 이상에서 완치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진행성 위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30% 내외로 비교되지 못할 만큼 나쁘다. 또한 정기적인 위장검사를 시행하는 경우 위암으로 인한 사망율을 50%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2년에 한 번 이상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를 하여 조기에 위암을 찾아내어 치료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오늘의 한국』 2012년 11월호
첫댓글 선생님 멋지세요 짝. 짝. 짝~~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