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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때 소풍가는 날처럼 6월6일 두타-청옥산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설레는 마음을 달랜다.
드디어 6월 5일 땡 퇴근을 하고 집에 와서는 채마밭 주위에 저절로 나서 저절로 자라는 씀바귀를 뜯고, 동생네 포도밭 옆에 심어 논 상치랑 쑥갓을 뜯어다 씻어 놓고 이때를 위하여(?) 보관하고 있던 황악산 바람재 참나물도 씻어 가지런히 해 놓고....
배낭 옆에 잊어 버리지 않기 위해 플래시, 무릎보호대, 새 신발, 새 모자, 손수건, 장갑, 양말 등등....을 주욱 늘어 놓고... 야생화한테 전화해 볼까? 뭘 준비해야 하는지... 옆지기가 준비짱이라는데... 빠진 건 없을까? 이것저것 생각만 하다가....
딸아이 먹을 음식...ㅎㅎㅎ 이게 최고죠! 먼 길 가기전엔... 카레~~~ 밥과 이것과 새콤한 김치만 있으면 다른 거 필요 없으니... 자-- 이제 준비 끝!!!
오후 9시 20분에 집결지에 도착했는데 우리가 맨 먼저인가 했더니 속속 다른 분들도 도착하고 버스도 오고.... 서로들 인사 나누고 버스에 오른다. 회장님과 총무님의 불참 인사에 함께 가지 못하는 섭섭함과 함께 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교차하고 버스에서 푹 자 두리라 맘 먹고 일찌감치 눈을 감아 보지만 쉬이 잠이 오지 않는다. 설레임 때문에.....
경부고속도로 -- 중앙고속도로 -- 영동고속도로로 해서 강릉을 경유 동해시 무릉계곡 입구에 도착하니 3시 30분. 내리자마자 전열을 가다듬어 바로 산행을 시작한다. 이마에 목에 손에 불이 켜지는 돌연변이된 반딧불이 인가(?) 달빛 희미한 새벽길을 불빛들이 줄지어 산을 오른다.
쉬지도 않고 새벽 여명이 사방을 밝혀줄 때까지 오르고 또 오르니 불빛 없이도 길을 갈 수 있을때 쯤 커다란 바위가 쉬어 가라 발길을 붙잡는다. 가쁜 숨을 고르며 간식을 나눠 먹고 또 다시 간다. 거기 두타가 있기에....
이 두타산을 올라보면 머리를 때리는 무엇이 느껴질까? 지금껏 살아온 내 인생이 헛된 것이 아니었다고 위로해 줄까?
가도 가도 오르막길... 선두는 저만치 앞서가고 우리는(장미와 옆지기) 서로 격려하며 두타에 땀으로... 내뿜는 입김으로... 흔적을 남기며 한 발 한 발 위로 나아간다. 두타산 정상이 가까워질 무렵 한백회원 몇 분을 만나니 무척 반갑다.
두타산 !!!! 주위에 구비구비 수 많은 봉우리를 거느리고 우뚝 솟아나 기암절벽으로 자신을 감싸고 봉우리 사이엔 구름처럼 숲이 우거져 계곡을 이루고 하늘 향해 쭉쭉 뻗은 아름드리 소나무들과 나지막한 관목들 크고 작은 야생화로 치장한 아름다운 산.
정상 주위로 많은 등산객들이 끼리끼리 모여 아침을 먹는다. 초여름이지만 해가 짙은 구름에 가리워 춥게 느껴지는 날씨다. 김밥에 차거운 식혜를 마시곤 모두들 옷깃을 여미며 어서 길 떠나자 한다.
자~~ 이제 靑玉山으로......... 하산길처럼 내리막길을 한참 내려와 다시 거슬러 오른다. 이번엔 셋이 아니라 여섯명이다. 귀연 소녀같은 야생화 부부와 올려놓고 흔들기의 명수가 합세 화기애애하고 사뭇 가축적인(?) 분위기다.
실속 산행의 명수 장미 옆지기에게 참나물에 한 눈 팔지 말라는 다짐을 하고 빠른 걸음으로 간다. 컴맹이 그렇게도 말 하지 말라는 "종주"를 해야 하기에... 그냥 간다....... 그렇게 산은 우리를 위해 말없이 등 내밀고 있으므로.....
청옥산은 맑은 푸른 구슬이야! 왜? 수많은 봉우리 속에 유독 봉긋하니 솟아 있거든..... 산 정상에서 주위를 조망할 수 있는 기쁨은 없어도 그래도 청옥에 마음을 남긴다. 이름이 깨끗하니까.........
차가운 맥주로 캬아~~ 목을 축이고 찰칵찰칵 청옥산을 담은 뒤 하산을 시작한다. 일출을 보려고 냅다 산을 달려 두타에 올랐더니 구름만 보았다는 울트라맨 목표달성 적토마님의 얘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산을 내려간다.
무릎이 새곰새곰 아파온다. 이러면 안 되는데.... 아직도 날 기다리는 산이 수 없이 많은데... 조심조심 발자국을 내 딛으며 행여 나 때문에 지체되면 어쩌나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청옥산 오르는 길도 힘들긴 매 한가지일터. 가파른 길이다. 그래... 어느 산인들 자신을 쉽게 내어줄까?
칠성폭포다. 계곡 전체가 한 개의 바위덩어리인 듯 ....... 장관이다. 깎아 놓은 듯 수직으로 떨어지는 폭포수가 얼마나 아름다울까? 지금은 가뭄이 계속되어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이라 해야겠다.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하산길은 반짝이는 바위계곡에 눈이 시리다. 선녀의 속살인가? 저리도 하얗게 반짝이는게.... 가녀린 나무가 받치고 선 곧 굴러 내릴 듯 커다란 바위하나.... 가지말라 붙잡는 나무의 기원이 애닯다.
그 뒤로 보이는 -- 커다란 바위가 켜켜이 놓인 모습이 사람이 서 있는 듯 따로 또 같이 우뚝 솟아 있다 선녀를 훔쳐 보다 돌이 되었나, 무릉계곡에서 노닐던 선녀들의 지킴이인가?.
발은 길을 가지만 계곡이 시선을 잡고 놓아 주지 않는다. 곳곳에 맑은 물이 모여 소를 이루고 바위가 둘러 앉아 사람들을 유혹한다. 저기서 살았으면.... 이 계곡을 옮겨 갔으면.... 탄성과 탄식이 메아리를 남긴다.
쌍폭포로 가는 길... 장미의 목욕타령에 일행들은 저마다 한 마디씩 속내를 보이고 양쪽 계곳에서 흘러 내려온 물이 한 곳으로 떨어지는 모습이 시원스럽다. 솜씨좋은 석공이 멋지게 잘라 올려 놓은 반듯반듯 네모진 바위위로 투명한 물줄기가 흘러내린다.
각기 다른 곳에서 날아오른 수증기가 하늘에서 만나 구름으로 하나되어 다시 세상에 내려와 온갖 이야기 보따리 풀며 내려와 폭포수로 떨어지는 곳.... 사라져라! 세상시름이여~~~ 솟아나라! 삶의 희망이여~~~
돌아오는 길.... 사람들이 어렵다고, 힘들다고 하는 종주산행을 해냈다는 기쁨을 안고... 두타산-청옥산의 정기를 한 아름 안고... 산행길 동행의 이야기 가슴에 안고...
버스안에서 재미나는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까르르 하하 호호 행복한 시간이었다.
한백님들과 함께한 시간 즐거웠습니다. 늘 오늘만 같으시길..... 담에 함께 할 기회..... 주실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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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슴님 인제 종주야기 하셔도 된다니깐요,,저도 엄청 종주했어요 황악산 두타 청옥 곧이어 영남알프스까징,,,,,,.....헤헤헤
사슴님 종주 산행기 넘잘보았어요 글을 일는동안 새로운 산행이 시작되는 기분입니다???
사슴님 청옥산을 내려 오면서 무릎이 불편해 하시든데 이제는 괜찮은 지요 비단결 같은 산행기 잘~~보고 갑니다
에구... 아직 안되는디... 벌써 무릎이 새곰새곰 아프면 어쩐대유!!!!! 아직 가야할 산이 수두룩 널려있는디....
휘유~~~ 인자 맘 놓고 종주 야그해도 되겠구만..ㅎㅎ 무릎은 괜찮은데 무릎위가 뻐근~~~~~~~~~ 괜찮겠지 뭐.... 주말에 지리산 가야하는데.... 빨리 낫지 않으면 땟찌 할꼬야!!!
이런~~또 지리산 까정~~내친김에~~무릎 더 아푸기 전에~~열심히 댕겨 보셔여~~글고~~댕겨보고 남은거~~확실히 이자리에서 발켜ㅈ놓으시길!!그래도 내도 마이 댕겨 보지여~~
사슴님도 참으로 대단 하십니다요 종주 축하드립니다 글솜씨도 넘좋으시구요
일어나~~뛰어라~~눕지 말고 날아라...이땅의 산을 다 가볼때까지......
요즘 안팎으로 왜이런겨~~~아예 여기서 사누만.....ㅋㅋㅋㅋ 어쩜 표현도 얄밉도록 깜찍하다.......ㅎㅎㅎ 넘 구여버~~나 그래도 괜찮쳐!!
하이고나!!! 이젠 꼬리글도 쌍으로 다누만 ㅋㅋㅋ 부럽다 부러버............
사슴님!! 산행후기 잘 보구 갑니다..
사슴님 수고 하셨네요 그리고 화~~이~~팅 입니다.
글보고있는동안 저도 무릉계곡에 함께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꼬리글 다신 분들 좋은 꿈 꾸세요... 회장님 꼬리글 감사합니다. 같이 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이화님 어떤 분인지 궁금??? 만나고 시포,,,,,,
사슴님, 어떤분인가 많이 궁금했엇는데, 황악산과, 두타산을 함께하여 방갑습니다,^ 0^//정말멋있는분 이시너l요>ㅅ<//
ㅎㅎㅎ 등산님 황악산에서의 red girl trio... 기억해? 므흣;;; 자주 보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