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 실무자 등 700여 명, 식약청 앞에서 생명수호 결의대회 전국 생명운동 임시 연대기구 '천주교 생명운동연합회' 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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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에서 모인 생명운동 담당 사제와 실무자들이 '응급피임약 일반의약품 전환 반대' 펼침막을 들고 식약청 앞에서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장광동 명예기자 jang@pbc.co.kr |
"식약청은 응급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을 포기하라! 포기하라!"
"식약청은 여성의 건강과 청소년들의 생명문화 정착을 우선적으로 선택하라! 선택하라!"
5일 전국 생명운동 임시 연대기구인 천주교 생명운동연합회(청주교구 생명위원회 주관)가 개최한 생명수호 결의대회가 열린 충북 청원군 오송읍 식품의약품안전청 앞. 서울ㆍ청주ㆍ마산ㆍ전주교구 등 전국 교구에서 모여든 700여 명이 구호를 외치는 우렁찬 목소리가 보건의료행정단지를 가득 메웠다. 이들은 구호를 외칠 때마다 '응급피임약 낙태약' '응급피임약 여성건강에 이로운가? NO!' '생명 시작은 수정된 순간부터'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도 들어 올렸다.
생명운동연합회는 이 자리에서 응급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을 반대하는 결의문을 발표하고 △인간 기본권인 생명권을 침해하는 시도를 중단할 것 △제약회사 이익이 아닌 여성의 건강과 청소년의 생명문화 정착을 우선적으로 선택할 것 △2001년 응급피임약 수입허가 당시 의사 처방 없이 (응급피임약이) 판매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잊지 말 것 △응급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을 포기할 것 △응급피임약으로 인한 죽음의 문화를 철폐하고 생명 문화를 위해 앞장설 것 등을 촉구했다.
오전 8시부터 식약청 일대를 둘러싼 생명운동 실무자와 신자들은 피켓 시위를 벌이며 응급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이 불러올 죽음의 문화를 개탄하며, 응급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을 포기하고 생명 문화를 선택할 것을 요구했다.
피켓 시위에 이어 참가자들은 식약청 남문을 시작으로 만수성당을 거쳐 다시 남문까지 돌아오는 생명수호를 위한 빗속 행진을 벌이며 낙태약인 응급피임약을 일반약으로 전환하는 것은 윤리적 악행임을 경고했다.
행진에 이은 생명수호 미사는 송열섭(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 총무)ㆍ이준연(청주교구 생명위원회 위원장)ㆍ지영현(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신부를 비롯해 생명운동 담당 등 사제 20여 명의 공동집전으로 봉헌됐다.
오웅진(꽃동네 설립자) 신부는 미사 강론에서 정부의 저출산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우리는 한 생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일하는데 보건복지부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게 아니라 생명을 죽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2011년 한 해 동안 팔린 응급피임약이 59억 원어치"라며 "응급피임약을 일반약으로 전환해 약국에서 박카스를 사 먹듯이 살 수 있게 하는 것은 어둠의 문화를 방치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한국평협ㆍ한국가톨릭여성협의회ㆍ꽃동네대 총학생회 등 단체 대표가 성명을 낭독하고, 응급피임약의 일반약 전환 반대를 주장했다.
최안나(안나) 산부인과 전문의는 "응급피임약의 부작용과 피임 실패에 따른 낙태율을 조사하지 않고 응급피임약을 약국에 풀어놓겠다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왜 정부는 국민이 응급피임약을 먹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쉽게 많이 먹도록 하느냐"고 비판했다.
최씨는 또 "7월 말 보건복지부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는 지금, 응급피임약이 일반약이 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교회가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생명연수에 참가 중인 전국 신학생 40여 명이 동참해 생명수호 목소리에 힘을 더했다.
이준연 신부는 "정부가 응급피임약을 일반약으로 전환하는 것을 강행한다면 주교회의 차원에서 보건복지부 장관과 면담하고, 더 나아가 전국 차원의 반대 서명운동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평화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