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대다리집에서 보신탕을 먹는다
분별이 불행을 자초한다는
삶의 꾀는 벌써 간파했을 듯
석대다리집 여주인
묵묵한 선사처럼 미소 머금었다
날마다 개 몇 마리씩 노릿노릿 삶아서
머리/ 갈비/ 다리/ 거시기/ 뱃공살 부위별로 갈라
신나게 칼질하던 손으로
애완용 강아지를 안고 쓰다듬는다
죄 될 게 없어 아무렇지 않은 손이
머리통을 출발하여 매끈한 목덜미깨를 미끄러져
꼬랑지까지 능란하게 훑는다
그때마다 개기름이 번질거린다
식용과 애완을 철저히
분별해서일까?
분별을 넘어서일까?
수십년간 개를 잡아 삶는 데 이골이 났으려니
어찌 그 까짓거 경지에 이르지 못했으랴
술 좌석에서는
유시민이라는 사람이 국회위원 신고식 치루는데
정장 차림이었어야 옳다고
자유주의자가 맞다고
지엄한 국회를 모독했다고
저 잘난 정치를 조롱했다고
사람 주가를 조작했다고
순수한 인간이라고
정력 넘치는 수육 한 사라 핏대를 세운다
시시비비 튕기는 입 입 입
문득 길이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