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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장애인운동과 19대 총선 장애인정책 토론회’가 28일 늦은 2시 이룸센터 누리홀에서 99%장애민중선거연대 주최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남병준 정책교육실장은 “99%장애민중선거연대가 요구하는 정책의 3대 핵심은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 발달장애인법 제정”이라면서 “기존 복지에 10~20% 더 얹어주는 공약에 현혹되지 말고 근본적으로 장애인의 권리를 억압하는 제도를 철폐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남 정책교육실장은 “하지만 정부는 장애등급제 폐지에 대해 활동지원서비스 신청 자격을 1급에서 2급으로 확대하는 식의 문제인 것처럼 기만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또한 국가의 책임을 가족에게 떠넘기는 부양의무제가 폐지되지 않는다면 장애가 있는 아들의 수급권을 위해 아버지가 목숨을 스스로 끊었던 비극적인 사건이 되풀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애인정보문화누리 김철환 활동가는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의 이면에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는 농인들의 교육권 문제가 있지만, 이것은 도가니 현상 때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라면서 “이처럼 농인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수화가 법적인 언어로 인정받지 못하고 정부가 정해놓은 서비스양에 묶여 있는 통역서비스로 제공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활동가는 “또한 수화처럼 독립된 언어를 쓰면 자연스럽게 문화도 다르게 만들어진다”라면서 “따라서 농인들은 법적으로 수화를 독자적인 언어로 인정할 것과 함께 농문화를 지원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정신장애연대(KAMI) 석병구 활동가는 “정신장애인은 장애인복지법이 아닌 정신보건법의 적용을 받아, 정부는 복지의 관점이 아닌 보건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라면서 “이에 한국정신장애연대에서는 탈원화의 추진, 당사자의 정책 참여, 정신장애전용복지관과 센터의 설립 등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통합진보당 조윤숙 비례대표 후보와 진보신당 충북 청주시 흥덕구갑 이응호 후보, 전국장애인부모연대(아래 부모연대) 김치훈 정책실장 등이 토론자로 나와 ‘진보적 장애인운동과 2012년 선거’를 주제로 토론했다.
‘장애인정책이 장애인을 위한 정책으로 가야 하는가? 아니면 아동·노인을 아우르는 정책으로 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진보신당 이응호 후보는 “내가 늙으면 노인이 되고 자식들도 크면 성인이 되어 직장을 얻고 밥벌이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넓게 보면 언젠가 장애인 복지도 보편 복지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같은 질문에 대해 통합진보당 조윤숙 후보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감수성은 분명히 다르지만, 장애인의 문제는 하나의 측면에서만 풀 수 없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따라서 보편 복지의 방향을 추구하면서 장애인의 감수성을 녹여내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답했다.
‘진보신당과 통합진보당 모두 99%장애민중선거연대와 정책협약을 체결했는데 두 당의 차이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통합진보당 조윤숙 후보는 “두 당의 장애인공약은 큰 차이가 없지만 현실적으로 지지율의 차이, 장애인비례대표 유무의 차이가 있다”라면서 “아울러 통합진보당은 큰 틀에서 MB정부에 대한 심판이 이번에 꼭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 사람들이 모인 정당”이라고 밝혔다.
진보신당 이응호 후보는 “넓게 보면 진보신당과 통합진보당이 유사한 정책을 추진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진보신당(합당 전 사회당)은 몇 년 전부터 전 국민에 대한 기본소득제 도입을 최우선적 과제로 삼고 이를 주장해왔다”라고 밝혔다.
부모연대 김치훈 정책실장은 "2012장애인총선연대의 활동에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총선연대가 추천한 후보를 배제하고 유력 장애인단체의 장들이 각각 비례대표 2번으로 올렸다"라면서 "이는 도박판에 비유하면 '짜고 치는 고스톱'이자 장애민중을 '호구'로 만든 사건인데, 이번 사건에 대해 장애인들이 제대로 응징하지 않는다면 말 그대로 '호구 인증'을 받게 될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한편, 99%장애민중선거연대는 새누리당 비례대표 김정록 후보와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최동익 후보 측에도 토론자로 참석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두 후보 측에서는 불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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