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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브론병원의 무료진료 모습. | 낮은 의료수준과 가난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들에 대한 한 의사의 사랑이 인도차이나반도 남동부에 위치한 캄보디아에서 3개의 수술실과 30여 개의 병상을 갖춘 무료병원 설립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3년 전, 53세의 나이로 캄보디아에서 의료선교를 시작한 헤브론병원 김우정원장은 국내에서 20년 간 소아과병원을 운영한 중견 의사다. 그러나 우연한 기회로 다녀오게 된 캄보디아 의료선교가 그의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모든 것이 보장된 한국에서의 편안한 노후보다 자신을 필요로하는 수많은 환자들에게 마음을 빼앗긴 그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6년 1월 부인과 함께 캄보디아 여행길에 나섰다.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 자리를 잡은 부부는 일단 작은 공간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것으로 그들의 섬김을 시작했다. "병원은 많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갈 수 있는 병원은 없었습니다." 헤브론병원이 위치한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 시내에는 다섯 곳의 대형병원을 비롯해 수많은 개인병원들이 있었지만 가난한 서민들이 의료혜택을 받기란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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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 헤브론병원 김우정원장 | "사람들은 뼈가 부러졌는데도 병원에 가지 않고 고통을 참으며 그냥 낫기를 기다리더군요." 그러나 헤브론병원의 무료진료가 알려지면서 이제 병원 앞 마당에는 매일 3백명에 가까운 환자들이 모여들고 있다. 대부분 장기간 고통을 참다가 병이 진전된 후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지만 동족보다 따뜻한 타국인의 손길이 크고 작은 기적을 만들어냈다. "환자를 데리고 왔던 선교사가 그러더군요. 누워만 있던 사람이 병원에 다녀온 후 걸어다니게 됐다고요. 그러나 제가 해준 것은 간단한 응급처치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환자는 신앙인이 됐지요" 이처럼 열악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효과(?)가 나타나는 의료선교에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헤브론병원은 설립 1년 6개월 만에 5명의 의료선교사, 2명의 간호사, 10명의 한국인 봉사자, 20명의 현지인 직원을 둔 병원으로 성장했다. "모든 의료선교사들이 진료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합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셔야 환자들에게 진정한 위로와 사랑을 전하며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음을 매일 깨닫고 있습니다." 아침마다 기도로 업무를 시작하며 환자들의 고통뿐 아니라 삶을 나누기 위해 노력해 온 김 원장과 헤브론병원 가족들은 최근 심장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한 어린이의 수술 후원자를 찾던 중 본보의 새생명ㆍ새빛 운동을 통해 치유의 길을 열어주기도 했다. 김 원장은 이번에 수술 받은 아이 외에도 현재 다운증후근 어린이 한 명도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 다운증후근 아이의 가정을 방문해 보니 쓰레기 더미 위에 함석으로 집을 짓고 살고 있습니다. 다운증후근 때문에 수술을 해도 오래 살지 못할 수도 있지만 부모들은 수술을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통 아이들보다 더 많은 수술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아직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열악한 의료 환경과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삶을 포기하는 많은 사람들을 접하면서 헤브론병원은 지난해 11월 수술실과 병상을 갖춘 연건평 4천3백㎡ 규모의 병원 건축에 착수했다. 병원이 완공되면 간염, 폐렴, 설사, 열병, 말라리아 등 장기간의 치료를 통해 효과를 볼 수 있는 환자들의 회복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한 수술실을 통해 맹장, 탈장, 백내장, 치질 등의 치료가 가능해져 더 많은 환자들이 헤브론병원을 통해 새 삶을 얻게 될 것이다. "많은 분들이 중보기도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병원 가족들도 매주 금요일 함께 기도하며 하나님을 의지하는 공동체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통받는 이방인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한 선한 사마리아인의 섬김처럼 헤브론병원 가족들의 수고와 헌신도 많은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도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 30여 병상 갖춘 병원 건축 진행, 캄보디아 의료 발전 기여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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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 건축 현장에서 기도하고 있는 관계자들. | 헤브론병원은 새 건물 건축과 함께 간호대학 설립, 의대생 장학사업 등 캄보디아 의료발전을 위한 비전을 세워놓고 있다. 또한 캄보디아를 넘어 인접국인 라오스와 미얀마 등에로도 섬김의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이러한 큰 꿈의 첫 발판인 병원 신축건물도 지난해 11월 25일 기공식을 갖고 현재 건축이 진행되고 있다. 무료진료에도 불구하고 헤브론병원이 지속적으로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데는 국내와 해외에서 전해진 다양한 도움의 힘이 컷다. 한국에 있을 때 서울노회 충무교회(이기엽목사 시무)에서 장로로 시무한 김우정원장은 "지금도 서울노회 소속 교회들을 중심으로 하는 후원회와 국내외의 지인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전하며, "특별히 최근에는 국제사랑재단(총재:김삼환 이사장:이승영)까지 협약을 맺고 병원을 도와주고 있어 많은 캄보디아인들에게 한국인들의 사랑이 전파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인력과 약품을 지원하고 있는 단기의료선교팀들과 초교파적으로 구성된 캄보디아 현지선교사회와 후원 교회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제69회 총회장 고 박종렬목사의 사위이기도 한 김 원장은 모국을 떠나는 쉽지 않은 결정에 동의해 준 부인 박정희 씨에게도 감사를 전하며, 하나님과 많은 사람들에게 받은 은혜를 평생 이웃들을 위해 사용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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