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매료시키려면 상황에 따라 적절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타고난 연설가였던 히틀러는 악센트가 강하고 톤이 높은 목소리로 청중들을 선동했다. 연설을 할 때는 듣는 이가 긴장 하도록 톤을 높여 강하게 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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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카운슬러나 컨설턴트는 부드럽고 중성적인 목소리로 말해야 안정감 을 준다. 면접 때에는 원래의 목소리와 속도를 유지하면서 톤을 일정하게 하되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먼저 말하면서 약간 악센트를 주어야 한다.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는 목소리를 다양하게 구사해야 한다. 데이터를 말할 때는 소리를 높이고 성과를 말할 때는 짧게 끊듯이 강하게 말해야 하며 제안할 때는 톤을 낮춰 부드럽게 말해야 설득의 효과가 커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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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많이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이런 전략을 토대로 목소리를 구사한다. KBS 김경란 아나운서는 "오락 프로그램인 '스펀지'에서는 본래 목소리대로 편안하게 말하고 뉴스를 할 때는 톤을 낮추고 힘을 실으며, 청중이 많은 '열린 음악회'를 진행할 때는 소리를 더 크게 내면서 소개하는 음악에 따라 톤과 속도를 바꾼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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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라디오 '57분 교통정보'의 김희조 리포터는 "1분 남짓 짧은 시간에 많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톤을 높여서 빨리 말하며 정보가 귀에 잘 들어오도록 콕콕 찍어주듯 발음한다"고 말했다. 대형 사고가 나거나 심한 정체구간이 있으면 악센트를 주는 것은 기본. 114 안내를 운영하는 한국인포서비스 서울본부의 교육담당 박정숙 대리는 "안내원들은 고객에게 상쾌한 느낌을 주기 위해 목소리를 약간 높여 '미'나 '파' 음을 낸다"며 "전에는 '솔'에 가까운 음을 냈지만 부자연스럽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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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할 때는 낮은 목소리로 부드럽게 하는 것이 기본 이지만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설득은 다르다. 홈쇼핑의 쇼호스트들은 매우 주파수가 높은 목소리로 톤을 다양하게 변화시키면서 말을 빨리 한다. 시청자를 자극해 '꼭 사야 할 것 같은' 구매욕을 끌어 내기 위한 전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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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남성은 부드러운 저음의 목소리, 여성은 비음이 살짝 섞이거나 허스키한 듯 착 감기는 목소리가 섹시하다는 선입견이 있다.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 파트리크 르무안 씨의 책 '유혹의 심리학'에 따르면 네덜란드 레이덴대의 연구진이 남성들의 음성만 여성들에게 들려주고 신체적 특징을 연상하게 했더니 높은 테너보다 저음의 바리톤 남성이 키가 크고 근육질일 것이라고 대답했다. 르무안 씨는 남성들은 변성기를 거치면서 목소리가 낮아지는데 테너는 사춘기의 변화를 겪지 못한 미성숙한 남성이라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여성들에게 성(性)적 매력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
올해 5월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실시한 온라인 투표 결과 영국인들이 가장 섹시하다고 생각하는 목소리의 소유자는 부드러운 저음의 숀 코너리였다.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로버트 그린 씨는 '유혹의 기술'에서 나폴레옹의 아내 조제핀은 이국적인 냄새를 물씬 풍기는 나른한 목소리를 가졌으며 20세기 섹스 심벌인 메릴린 먼로는 속삭이는 듯한 어린아이 목소리를 가졌지만 나중에 목소리를 더 낮게 깔아 유혹적인 음성으로 변화시켰다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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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초적 본능'의 섹시 스타 샤론 스톤 목소리로 유명한 성우 강희선 씨는 "샤론 스톤의 목소리를 연기할 때는 톤을 낮춰 약간 늘어지게 표현한다"고 말했다. 명료하고 톡톡 끊어지는 소리보다 여운을 남기는 듯한 소리가 섹시하다는 것.
그러나 음성 전문가들은 섹시한 목소리가 꼭 이성에게 호감을 주지는 않으며 현대의 좋은 목소리에 대한 정의와도 거리가 있다고 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은 데이트를 나누고 있는 남녀의 대화를 분석한 결과, 한 가지 톤보다 목소리의 높낮이를 다양하게 변화시키며 말하는 여성이 남성에게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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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생활관리법도 필수. 특히 목을 피로하게 하는 습관 대신 목의 부담을 덜어주는 습관을 갖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면 성대점막이 촉촉해져 쉽게 상처가 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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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카페인 음료·유제품은 체내에서 수분을 빼앗아 건조한 성대를 만드는 원인이 된다. 말을 많이 하거나 노래를 부르기 2~4시간 전에는 이들 음료를 피해야 한다.
여성의 경우 생리직전, 생리 중 그리고 임신기간에는 성대의 혈액이 뭉치게 되므로 말을 많이 하거나 노래를 하는 등 성대에 지나친 자극이 가해지는 것을 피해야 한다.
큰 소리로 호탕하게 웃는다거나 헛기침도 목에 무리를 준다. 헛기침을 하게 되면 일시적으로 성대 점액이 빠져나가 목이 깔끔해지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곧 다른 점액이 그 자리를 메워 다시 헛기침을 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다.
큰 목소리, 속삭이는 목소리는 모두 성대에 무리를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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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이고 훌륭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본기를 닦는 것이 필수다. 그 첫째는 목의 건강이다. 악기가 좋아야 소리가 좋은 것처럼 목이 건강해야 좋은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둘째는 목소리를 이루는 요소를 잘 파악하고, 그에 걸맞은 힘을 길러야 한다. 운동할 때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몸을 안 움직여 근육이 붙어 있지 않은데 과도한 운동을 하게 되면 오히려 병을 얻는다. 자기 몸에 안 맞은 운동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사람들은 기초 체력이라는 말로 기본기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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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목소리가 변한 뒤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혹시 목에 이상은 없는지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후두염, 성대결절, 후두암 등 질환이 생기면 목소리가 쉬는 등의 문제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목의 질병은 아니지만 위산 역류도 목소리를 변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위산이 거꾸로 올라오게 되면 목소리가 잠기고 잘 쉬게 된다. 위산 역류를 막기 위해선 담배, 술, 기름진 음식 등을 삼가는 것이 좋다. 또 말을 많이 하기 전 커피를 마시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목소리를 좋게 하기 위해선 후두를 진동시키는 에너지원인 산소의 공급이 충분해야 한다. 숨을 깊이 들이마시는 복식 호흡은 흉식 호흡보다 30% 정도 많은 폐활량을 확보할 수 있다. 폐활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폐에서 성대로 가해지는 공기의 압력이 높아져 성대가 힘들이지 않고 손쉽게 소리를 낼 수 있다. 소리는 들숨보다 날숨에 의해 만들어지므로 복식 호흡시 가능하면 들숨보다 날숨을 길게 갖는 것이 좋다.
소리가 입 밖으로 나오기 위해선 성도를 통해 후두의 진동이 공명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당연히 충분히 공명이 일어나면 일어날수록 좋은 목소리가 나온다. 이를 위해 평소 입술을 다문 채 '음~' '흠~' 등 공명음을 반복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에게 가장 편안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를 찾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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