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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1017 (월)
- 윤달 - “손 없는 날”과 “살(煞)”과 “윤달” (3)
- 문화, 여행 (23)
깊어가는 가을, 티 없이 맑은 하늘아래서 차츰 물들어가는 단풍보기에 흠뻑 빠져듭니다.
산과 들판을 가득 메우던 온갖 들국화들 - 벌개미취는 이미 지나갔지만, 쑥부쟁이, 구절초,
산국, 감국, 빗자루국화, 망초, 개망초 그리고 각종 취나물 류(참취, 곰취 등등)
- 지금은 한창이지만 곧 이들도 사라지겠지요......
오늘은 “윤달”에 대하여 이야기하려는데, 이는 즉 “해”와 “달”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분의 말씀을 옮겨봅니다.
“ 햇볕에 바래면 역사(歷史)가 되고, 달빛에 물들면 신화(神話)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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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번에 “손 없는 날”과 “살(煞)풀이”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 그런데 우리나라 풍습에는 또한 음력으로 “윤달”을 “군 달”, “덤 달”, “공달”,
“공 월”, “빈달”, “여벌 달”, “썩은 달” 등등으로도 부르면서, 이때에는
“결혼”, “건축”, “이사“ 등등 무슨 일을 하여도 지장이나 부작용 즉,
재액(災厄)이 없는 달로 되어 있어, 모든 일을 꺼리지 않고 하였습니다.
* 그런데 요즘에는 윤달에 결혼을 하지 않는다는데 어디서 나온 근거인지 모르겠습니다.
- 또한 이 달에는 ”묘(墓)의 이장(移葬)“에도 좋은 달이며, 또한 민간에서는
이 달에 ”수의(壽衣)“를 미리 만들어 놓습니다.
- 그리고 전국적으로 이 달에 불공(佛供)을 드리면 극락세계에 간다고 하여
한 달 내내 절집 출입이 많고 또한 전북 고창에서는 “성 밟기”라고 하여
머리위에 작은 돌을 얹고 성 둘레를 도는 풍습이 있습니다.
< 전북 고창군 고창읍성-모양성(牟陽城)에서의 성 밟기(=답성-踏城) >
- 전북 고창에서는 성(城)을 밟으면 병이 없이 오래살고 저승길엔 극락문(極樂門)에
쉽게 당도한다는 전설 때문에 매년 “성 밟기 = 답성놀이” 행사가 계속되고 있으며,
성 밟기는 저승문이 열리는 윤달에 해야 효험이 많다고 하며, 같은 윤달이라도
3월 윤달이 제일 좋다고 합니다.
* 내년인 2012년에 “윤3월”이 들어있습니다.
- 고창사람들에 의하면, “성을 한 바퀴 돌면 다리 병이 낫고, 두 바퀴 돌면 무병장수하며
세 바퀴 돌면 극락승천 한다."고 합니다.
- 성을 돌 때는 반드시 손바닥만 한 돌을 머리에 이고 성을 돌아 성 입구에 다시 그 돌을
쌓아 두도록 되어 있습니다.
- 전설에 의하면 고창읍성이 아낙네들의 힘만으로 축조되었다는 사연으로,
답성도 부녀자들만의 전유민속이 되었지만 흙 한줌, 돌 한 개도 모두가 부녀자들의
손과 머리로 운반, 구축되었던 당시의 대역사(大役事)를 되새겨 보는 뜻으로
돌을 머리에 이고 도는 풍습으로 남아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 또한 돌을 머리에 이고 성을 도는 관습은 여인네들의 체중을 가중시켜
성을 더욱 단단히 다지게 하는 의도였을 것으로도 봅니다.
- 그리고 가장 깊은 뜻은 이 성곽의 축성 배경이 왜침(倭侵)을 막기 위한 것이었으므로
유사시의 석전(石戰)에 대비하는 유비무환의 예지로서 머리에 이었던 돌을 성안에
쌓아 두고 갔다는 전설도 모두가 호국의 예지를 빛내 주는 이야기들이라고 하겠습니다.
- 고창군에서는 답성 민속을 기리기 위해 음력 9월 9일인 중양절(重陽節)을 “군민의 날”로
정하고 [ 모양성제 ]와 함께 [ 답성놀이 ]를 재현하고 있습니다.
< 고창 모양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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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과연 “윤달”이란 무엇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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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달 ]
1. 윤달이란 무엇인가?
(1) 용어 미리보기
(ㄱ) “윤(閏)”이라는 글자
- 문(門) 안에 임금(王)이 서 있는 글자입니다.
① 임금이 궁(宮) 안으로 들지도 못하고 궁(宮) 밖으로 나서지도 못하니 답답할
노릇입니다. 이를 일러 “윤(閏)”이라 합니다.
즉, 임금마저 불안해서 문간을 서성대었다고 하는 것이 “윤달(閏月)”이라고 합니다.
② 옛날 황제가 연말에 제후(諸侯)들에게 이듬해의 달력을 나누어주고 겸하여 명령이나
법령도 함께 내리는 의식을 거행할 때, 임금은 일반적으로 종묘(宗廟)에 거처하였는데,
윤달이 있는 해에는 침문(寢門 = 침실을 드나드는 문) 안에 머물렀다는 데에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 “윤(閏)”이라는 글자는 다음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리 많이 쓰이지는 않습니다.
- 윤위(閏位) : 정통이 아닌 임금의 자리
- 윤집(閏集) : 원본(原本)에서 빠진 글을 따로 모아 엮은 문집(文集)을 말하는데
“유보집(遺補集)”이라고도 합니다.
(ㄴ) 치윤법(置閏法)
시간을 정할 때, 지구의 공전주기와 자전주기 그리고 달의 공전, 자전주기가 정확히
맞아떨어지지 않아서 시간이 지날수록 계절과 날짜가 차이가 나게 됩니다.
이를 보정하기 위해 “윤일”이나 “윤달”을 넣어 보정하는 방법을 “치윤법”이라 합니다.
(ㄷ) 영어표현
- 율리우스력 = Julian Calendar
- 그레고리오력 = Gregorian Calendar
- 태양력(太陽曆) = Solar Calendar
- 태음력(太陰曆) = Lunar Calendar
- 태음태양력(太陰太陽曆) = Lunisolar Calendar
- 윤일(閏日) = 2월 29일 = Intercalary Day = Leap Day = Leap Year day
- 윤달=윤월(閏月) = Leap Month
- 윤년(閏年) = Leap Year
- 평년(平年) = Common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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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양력에서의 윤달
- 현재 우리나라는 물론 거의 모든 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태양력(太陽曆)'은
1년을 약 365.2422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양력에서는 4년에 한번 씩 윤달이 있어 2월 달을 29일로 하고 있습니다.
- 만일 윤년이 없이 언제나 평년이라면 1년의 길이가 365일로 되어 실제보다 0.2422일
짧아지므로 점차 역일(曆日)과 계절이 달라집니다. 그러므로 율리우스력에서는 4년마다
2월을 29일로 함으로써 4년간의 연평균 일수를 365.25일로 정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값을 적용하면, 실제보다 1년에 0.0078일이 길게 됩니다.
- 따라서 그 후의 그레고리오력에서는 이를 보완하여 다음과 같은 “치윤법(置閏法)”을
정하고 시행하였습니다.
즉, ① 서력기원(西曆紀元) 연수가 4로 나누어떨어지는 해는 우선 “윤년”으로 하고,
② 그 중에서 100으로 나누어떨어지는 해는 “평년”으로 하며,
③ 다만 400으로 나누어떨어지는 해는 다시 “윤년”으로 정하였습니다.
- 이런 방법으로 1900년은 평년이었고 2000년은 윤년이 되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4)로 나누어떨어지는 2004년, 2008년, 2012년, 2016년....은 윤년이고
2100년, 2200년, 2300년은 평년이지만, 2000년, 2400년은 다시 윤년이 됩니다.
- 이렇게 하여 1년의 평균길이를 365.2425일로 정하여 역(曆)에 썼는데,
그래도 실제의 1년보다 0.0003일이 길게 됩니다.
- 이 그레고리오력에서는 400년간에 97년이 윤년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896년(건양 1)부터 태양력이 쓰였는데 이때 채택한 역법은
그레고리오력입니다. 이 그레고리오력이 우리가 현재 쓰고 있는 태양력입니다.
* “윤초(閏秒)”라는 말도 있지요?
- “표준시와 실제시각과의 오차를 조정하기 위해서 해마다 7월1일과 1월1일의
0시를 기하여 더하거나 빼게 되는 1초“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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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음력에서의 윤달
* 음력 "윤달“을 한자로 ”윤월(閏月)“이라 쓰는데, ”윤삭(閏朔)“이라고도 합니다.
- 음력의 기준이 되는 '태음력(太陰曆)'은 달이 차고 이지러지는 주기인 '삭망월(朔望月)'의
주기(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를 기준으로 하여 만들어졌는데,
이에 의하면 한 달이 약 29.5일이 되므로 1년이 3백54일 밖에 되지 않습니다.
* 삭망(朔望) : 초하루와 보름 = 음력 1일과 15일
삭(朔) : 초하루 삭
망(望) : 보름 망, 바랄 망
- 그래서 약 19년에 7번의 윤달이 있게 되는 것입니다.
- 이는 중국에서 만들어졌는데 초기의 중국력은 연중 계절과 달 위상을 분명히 나타내고
있습니다. BC 14세기경 은(殷)왕조시대에는 365.25일의 태양년과 29.5일의 삭망주기를
확립했다는 증거가 있습니다.
- 중국인들은 자신들의 역법을 ‘음양력(陰陽曆)’, 즉 '태음태양력(太陰太陽曆)'으로 부릅니다.
이는 달이 차고 기우는 삭망주기의 길이와 함께 태양 때문에 생기는 막대의 그림자
길이를 측정함으로써 동지와 1태양년의 길이를 알게 되었습니다.
- 이로부터 달의 삭망주기인 1삭망월(태음월)과 지구의 공전주기인 1태양년을 역법의
기본단위로 하는 ‘태음태양력’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 1삭망월의 평균치는 약 29.53058일이고 1태양년의 평균치는 365.2422일입니다.
그러나 1태양년의 길이는 12.36827삭망월로 정확히 1삭망월의 정수배가 되지 않고
12삭망월보다는 10.8751일이 길기 때문에 이 나머지 일수가 3태양년간 쌓이게 되면
1개의 윤달을, 그리고 8태양년간 쌓이게 되면 3개의 윤달을 더해주어야만 달의 삭망과
계절이 일치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이와 같이 달의 삭망이 계절에 대하여 복귀되는 주기를 찾아서 그 안에 윤달을 배치하는
방법을 ‘치윤법(置閏法)’이라 합니다. 즉 태음태양력에서는 치윤법을 써서 일정한 주기
안에서 1년의 평균 일수가 1태양년의 일수와 같게 되도록 했습니다.
- 치윤법에는 “8태양년에 3개의 윤달”을 두거나 “19태양년에 7개의 윤달”을 두는
“8년 3윤법”과 “19년 7윤법” 등이 쓰였습니다. 또 중국에서는 19년의 4배인 76년을
주기로 하는 치윤법이 쓰이기도 했는데 이는 “19년 7윤법”이 이미 포함된 법입니다.
- “19년 7윤법”은 치윤법으로서는 상당히 완전한 것으로 19태양년에 7개의 윤월을 넣어서
235삭망월이 되게 하면 19년간에 걸쳐서 평균한 해의 일수가 1태양년의 일수와 같게
됩니다.
- 즉, 19태양년 = 365.242196일 × 19년 = 6,939.6017일
235삭망월 = 29.530588일 × 235월 = 6,939.6882일
= (12월×19년) + 7삭망월
⇒ 아직 19태양년에 (0.0805)일 만큼의 차이가 있음.
- 그러나 이 실용적인 “19년 7윤법”도 위에서 보시다시피 아주 정확한 것은 아니며,
좀 더 정확성을 기하려면 “1,028년에 376번의 윤달”을 넣으면 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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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ue Moon
- 여기서 “19년에 7번 윤달이 들어온다.”는 말에서 떠오르는 것이 태양력을 사용하는
서양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일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영어로 “Blue Moon"입니다.
- 일반적인 보름달은 매월 음력 15일에 뜹니다. 따라서 어떤 달 1일이나 2일에 보름달이
뜬다면 그 달 30일이나 31일 정도에는 또 한 번의 보름달을 볼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 이러한 “같은 달에 뜨는 두 번째 보름달을 서양에서는 Blue Moon"이라고 불렀습니다.
- 대충 산정해 봤을 때, "Blue Moon은 윤달과 같이 19년에 7번 정도" 온다고 합니다.
- 따라서 이렇게 아주 드문 현상인 "Blue Moon"을 영어에서는 '아주 오랜 기간'을
의미하는 표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 여기서 나온 숙어가 ‘in a blue moon'이라고 하면 ’아주 오랜만에‘,
'once in a blue moon'이라고 하면 '가뭄에 콩 나듯이, 아주 드물게, 좀처럼 ... 않는'
등의 의미로 사용됩니다.
- 참고로, "Blue Moon"이라고 해서 달이 파랗게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ㅎㅎ
* “Blue Moon"의 제목을 가진 소설도 있고, 영화도 나왔었고, 연극도 있었고
또 노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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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윤달을 몇 월로 할 것인가?
(1) 윤달을 정하는 곳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역법을 해석 및 계산하여 발표합니다.
(2) 윤달을 두는 목적
- 윤달을 두는 목적은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옛날에 달력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이를 농사에 이용하는 것이었습니다.
- 즉, 달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날자(曆日)와 계절이 일치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작년 4월에 꽃이 피었다면 금년 4월에도 꽃이 피어야 혼란이 없고, 과거의
농경 사회에서는 더더욱 역일과 계절이 일치하지 않으면 커다란 문제가 되었을 것입니다.
- 그런데 순태음력(純太陰曆)에서는 윤달을 전혀 두지 않으므로 역일과 계절이 점차
달라져서 5, 6월에 눈이 오기도 하고 정월과 2월에 혹서(酷暑)가 되기도 하지만,
태음태양력에서는 간간이 윤달을 둠으로써 역일과 계절이 많이 어긋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3) 음력에서의 윤달 정하기
- 음력에서 윤달을 넣는 이유는 알겠지만, 도대체 어느 달을 윤달로 정하는가는
너무 복잡해서 생략하고 “한국천문연구원”에서 발표하는 것만 보시면 됩니다.
- 한 가지만 말씀드린다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24절기(節氣)는 태음태양력에서는
각 계절이 시작되는 입춘(立春), 입하(立夏), 입추(立秋), 입동(立冬)을 기준으로
각 계절마다 절기가 6개씩 있는데, 이들을 다시 양력을 기준으로 매달 앞에 나오는
절기(節氣)를 “절기(節氣)”라 하고 뒤에 오는 절기를 “중기(中氣)”라 하여 구분하는데,
음력과 양력사이에서 “중기”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생길 때 여기에 윤달을 두어
그 앞 달의 이름을 다시 붙여 윤달로 정합니다.
* 예-1) 평월인 5월 다음에 윤달이 오면 "윤5월“이라고 하는 식입니다.
* 예-2) 24절기에서 “봄”에 해당하는 절기 = 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 등
6절기
* 예-3) 양력 2월의 경우 - 앞에 나오는 “입춘(立春)”은 “절기(節氣)”,
뒤에 오는 “우수(雨水)”는 “중기(中氣)”라 하는 식입니다.
- 24절기는 태양년에 맞춰져 있는 것이기에 절기가 드는 일자는 양력으로 해마다
거의 같은 날자가 되도록 되어있습니다.
즉, 예를 들면 입춘은 해마다 양력 2월 4일경이 됩니다.
- 따라서 24절기에서 “절기”와 “중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12절기 : 입춘, 경칩, 청명, 입하, 망종, 소서, 입추, 백로, 한로, 입동, 대설, 소한
12중기 : 우수, 춘분, 곡우, 소만, 하지, 대서, 처서, 추분, 상강, 소설, 동지, 대한
- 그래서 위에서 말씀드린 방식으로 윤달을 정하고 보니, 하지에 가까운 달에 윤달의
분포가 많으며, 겨울에는 1개월에 1절기 2중기가 들기도 하고, 2절기 1중기가 들기도
하여 좀처럼 윤달로 될 수가 없게 됩니다.
- 또한 현재의 태양태음력에 의하면, 동지를 음력 11월에, 춘분을 2월에, 하지를 5월에,
추분을 8월에 넣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 그래서 음력 11월을 “동짓달”이라고 부르지요.
- 이렇게 하여 “윤달”을 정하는데, 이렇게 중기(中氣)가 들지 않는 달
즉, “무중월(無中月)”을 윤달로 하는 법을 “무중치윤법(無中置閏法)” 이라고 합니다.
(4) 윤달은 언제가 되는가?
- 이렇게 하다 보니 “윤달”은 “윤정월(윤1월)”, “윤동짓달(윤11월)”, “윤섣달(윤12월)”은
나오지 않게 되었습니다.
- 즉, 음력에서의 “윤달“은 ”윤2월 ~ 윤10월“만 있습니다.
- 이러고 보니 무슨 일을 보는 데 있어서 하고 싶지 않은 일이 있을 때는
‘윤동짓달 초하룻날 한다.’ 느니, 혹은 누구에게 무슨 빚이라도 있어서 그 빚을 갚고 싶지
않을 경우에 하는 소리로는 ‘윤동짓달 초하룻날에 꼭 갚겠다.'고 하면 그것은 갚지
않겠다는 말과 같은 것으로 이런 경우에는 사기를 당한 것입니다.ㅎㅎ
(5) 윤달의 실례
다음의 표는 음력 윤달이 드는 해와 윤달의 숫자 입니다.
예를 들어 ‘1900(8)’ 은 ‘1900년에는 윤8월이 들어있다’라는 의미입니다.
-1900 (8)-1903 (5)-1906 (4)-1909 (2)-1911 (6)-1914 (5)-1917 (2)-1919 (7)
-1922 (5)-1925 (4)-1928 (2)-1930 (6)-1933 (5)-1936 (3)-1938 (7)-1941 (6)
-1944 (4)-1947 (2)-1949 (7)-1952 (5)-1955 (3)-1957 (8)-1960 (6)-1963 (4)
-1966 (3)-1968 (7)-1971 (5)-1974 (4)-1976 (8)-1979 (6)-1982 (4)-1984 (10)
-1987 (6)-1990 (5)-1993 (3)-1995 (8)-1998 (5)-2001 (4)-2004 (2)-2006 (7)
-2009 (5)-2012 (3)-2014 (9)-2017 (5)-2020 (4)
* 여기서 보듯이 내년인 2012년에는 “윤3월”이 들어있습니다.
* 또한 1900년에서 2020년까지의 121년 동안 45번의 윤달이 들어가고, 이중에서
(윤4월-8회), (윤5월-10회), (윤6월-6회)등 하지(夏至)가 들어있는 (윤5월)을
중심으로 많이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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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윤달에 하는 일
- 처음에 말씀드렸지만, 이러한 윤달은 정상적인 달이 아니라는 생각에서 “군 달”, “덤 달”,
“공달”, “공 월” “빈달”, “여벌 달”, “썩은 달”이라고도 하며, 이러한 “빈달”을 이용하여
보통 다른 달에 하는 일보다는 다른 일들을 치르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 윤달은 이와 같이 정상적인 달이 아니기 때문에, 지상의 모든 신들의 월중행사에 따른
일정표에서 제외된 텅 빈 달이라는 관념에서, 즉 귀신들이 어디론가 놀러간 달이기
때문에, 평상시 신의 노여움을 살까 두려워하고 꺼려하던 일들을 해도 괜찮은 것으로
세속에서는 믿고 있습니다.
- 말하자면 귀신의 세계에 있어서도 마치 우리 인간생활의 국가적 행정체계처럼 그 귀신의
직위나 관장하는 영역이 한결 같지 않으며, 제각기 그 신들의 직분에 따라 인간생활을
관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 그래서 “윤달에는 송장을 거꾸로 세워도 탈이 나지 않는다.”라는 속담의 표현이
있을 정도로 이 윤달에는 꺼릴 일이나 피할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 그래서 윤달에 “결혼”, “건축“, ”이사(移徙)“. ”이장(移葬)“, ”수의(壽衣) 만들기“ 등등을
합니다.
- 다만 비록 돌아가신 달이 원래 윤달이었어도 윤달에는 제사를 지내지 않습니다.
당초 윤달에 들어있는 제사나 생일은 해당하는 “평달”에 행사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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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분의 요청에 의하여 지난번 “손 없는 날”에 올렸던
“제주도의 신구간(新舊間)”에 대하여 다시 올립니다. *****
[ 제주도의 신구간(新舊間) ]
- 제주도에는 “손 없는 날”이나 “윤달”과 매우 비슷한 풍습을 가진
“신구간(新舊間)”이라는 기간이 있어서 매우 흥미롭습니다.
1. 신구간(新舊間)의 뜻
- 제주도 세시풍속 중 음력 정월 초순경을 전후하여 집안의 신들이 천상으로 올라가
비어 있는 기간을 말합니다.
- 즉, 묵은해의 마지막 절기인 대한(大寒) 후 5일에서 새해의 첫 절기인 입춘(立春) 전
3일 사이로 보통 일주일의 기간이 되는데 양력으로 1월 25일 경부터 2월 1일 경까지의
기간입니다.
- 이 기간에는 이사나 집수리를 비롯한 집안 손질 등 여러 가지 금지된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합니다.
2. 배경
- 이 믿음의 근본배경은 “가신신앙(家神信仰)”에서 나왔다고 알려집니다.
- 이 기간에는 이른바 구년세관(舊年歲官)의 신들이 신년세관(新年歲官)의 신들과 임무를
교대한다고 합니다. 즉, 신구세관(新舊歲官)이 교대하는 과도기간(過渡期間)으로 지상의
모든 신격(神格)이 천상으로 옥황상제(玉皇上帝)께 새로운 임무를 부여 받기 위해 하늘로
올라간다고 합니다.
- 따라서 신들의 부재기간이 되는데, 즉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아 내려오기까지의
공백기간(空白期間) 인 셈입니다. 이때에 이사를 하거나 해 묵은 집수리를 하면
동티(= 액-厄)를 막을 수 있다고 합니다.
- 이 기간에 주로 하는 일은 이사를 비롯하여 부엌-문-변소의 수리, 외양간고치기,
집고치기, 울타리 안에서의 흙 파는 일, 울타리나 돌담 고치기, 나무 베기, 묘소 수축 등
다양합니다.
- 그런데 만일 아무 때나 이러한 일을 하면 동티가 나서 화를 입는다고 합니다.
3. 이때의 풍경
- 신구간은 이렇게 여러 가지 일을 마음 놓고 하는 기간인데, 근래 도시지역에서는
이사하는 일이 강조되어 주로 이사하는 기간으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 그래서 셋방살이하는 사람들은 이 기간에 일제히 이사를 하므로 거리마다 가고 오는
이삿짐을 많이 보게 된다고 합니다.
-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주도내에서 한해 이사를 다니는 집 가운데 90% 이상이 이 시기를
택하고 있다고 하는데, 따라서 그에 따른 폐해도 심각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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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도 말씀드렸는데, 내년인 2012년의 설날은 1/23일(월요일)이고,
또 내년에는 윤3월이 끼어 있어서 추석은 올해보다 늦은 9/30일(일요일)이 됩니다.
내년 설날이나 추석은 귀성하시는 분들에게는 조금 좋지 않은 요일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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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손 없는 날”, “살(煞)“, ”윤달“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마칩니다.
다음에는 당초계획에서 아직도 많이 남은 “가로수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서
하던 이야기를 마저 마쳐야하나 생각중입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Blue Moon의 뜻을 오랫동안 잊고 있다 중3때 과외선생한테 배운 생각이 납니다. 서울 법대를 나오시고 사시 준비 중이셨나 그랬던것 같은데, 방학 중에 영어를 봐 주셨는데.. 그때 잘 했었으면..ㅎㅎ 감사합니다.
영어 잘 하셔서 선생님 되시려구요??? 지금이 더 나아보이시는데요..... 우리말에도 명사나 형용사 부사 등등이 다양한 표현을 가진 것처럼 우리와 같은 소리글자인 영어에서도 다양한 뜻과 표현이 있더군요. 요즘 우리말에도 관심이 있어서 이리저리 알아보고 있는데 막상 들어가보니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결과가 나오면 한번 올려 보려고 합니다.
순태음력을 사용하는 문화권인 이슬람 세계가 생각 나는군요.라마단, 하지가 계속 바뀌어 중동 출장 준비 시 헷갈리곤 했었죠
옛날에는 하늘과 통하는 것이 조물주와 통한다고 하여 중국의 황제나 교황만이 천체의 움직임을 알 수 있다고 하였으며, 조선시대에 중국에 파견하는 사신 동지사는 중국으로 부터 책력을 받으러 갔던 것이라 합니다. 무론 세종대왕은 중국과 조선의 위치가 다르다는 것을 잘 알아 그 차이를 계산하였다고 합니다. 그 계산법이 조선시대 고등수학으로 칠정산 내편, 외편이었다고 합니다. 일본은 이 고등수학을 18세기에야 조선으로부터 배워 독자적인 책력을 갖게 되었다 합니다. 너무나 수고가 많네요.
주말에는 컴터를 멀리하느라 이제야 올리신 글을 보았습니다. 옛날에는 농사뿐만 아니라 나라의 중요한 일들은 모두 책력, 달력을 보고 정하였는데 그래서 얼마전까지도 연말에 달력 선물이 중요한 행사였지요. 수출부에서도 매년 공장에 보낼 달력 구하느라 난리였고.... 그런데 요즘은 어른들이나 보는 것이 되어버렸지만.... 조선시대의 칠정산 내-외편, 혼천의, 천상열차분야지도 등등 세계적인 기록들을 만드신 우리 옛 어른들도 참으로 굉장한 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내용들이 어찌해서 별로 알려지지 않고 있는지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