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 카마이클 레스터는 직장에서 기분 좋은 농담을 던지는 것을 좋아한다. 콘텐트 창조 기업 워드팩토리의 소유주인 그녀는 유머감각을 가진 직원을 찾는다. “나는 농담을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들과 일하고 싶을 뿐”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하지만 그녀의 농담이 실패할 때도 있다. 지난달 보험업계 고객들과 가진 회의에서 그녀는 사람들이 보험회사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해 가벼운 농담을 했다. “ ‘보험회사입니다. 도와드릴 게 있을까요?’ 누가 이런 말을 듣고 싶어겠어요?” 킥킥거리는 소리가 조금 들리다 말았다.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고객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그 기억은 아직도 남아있다. “용기있게 유머를 던졌는데 사람들이 반응을 하지 않는다면 상처받는다.”
연구에 따르면 고용주들은 유머감각이 있는 사람들을 고용하고 싶어한다. 또 지난해 저널 인간관계론에 실린 어느 연구에 의하면 웃음과 재미를 기업 문화에 결합시킴으로써 숙련된 직원을 고용할 수 있다고 한다. 2011년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에서 진행한 연구에서는 웃을 때와 두둑한 보너스를 받았을 때 뇌의 같은 부분이 활성화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사무실에는 여러 가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동료들을 웃기려면 타이밍, 자신감, 실수로부터 회복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유명 만화 “딜버트”를 만든 스콧 애덤스는 “당신이 재밌다는 걸 알면 사람들이 당신을 더 좋아할 것이다. 또 당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예전에 사람들을 전혀 웃겨본 적이 없다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인 직장에서 그것을 시도하는 것”은 좋지 않은 생각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신간 “거의 모든 것에 실패하면서 크게 이기는 방법”을 저술했다.
프레드 킬본은 재미있는 농담을 하는 자신의 재주가 보험계리인으로서의 경력에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그는 전문가 그룹들이 찾는 연설자이자 참가자가 될 수 있었다. 그는 “보험계리 업무는 상당히 따분하고 지루할 수 있다. 나는 일이 조금 가볍게 느껴질 수 있는 방법을 항상 찾는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은 ‘당신이 언제 농담을 하고 있는 건지 분간할 수가 없어요’라고 말한다. 그러면 나는 보통 이렇게 대답한다. ‘내 입술이 움직이고 있으면 농담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고 그가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 보험 리스크에대한 위원회가 진지한 토의를 하던 중 그가 농담을 던지자 다른 참가자가 이렇게 말했다. “지금 심각한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그건 도움이 안 되는군요.” 킬본은 “그의 말이 맞았다”며 “나머지 회의 시간 내내 나는 진지하게 임했다”고 덧붙였다.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에서 직장 유머에 대해 연설, 저술, 컨설팅을 하는 마이클 커는 사무실에서 농담을 하는 사람들이 심각한 실수로부터 유쾌하게 재기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내용은 따뜻하면서도 빈정대지 않아야 한다. 예를 들어 “제가 방금 한 건 정말 특수한 인간만 할 수 있어요”라거나 “굉장하군요. 저 오늘 스트레스를 덜 받았나봐요”라고 말하면서 농담을 자신에게로 돌리는 것이다.
뉴욕에서 유머 코치로 일하는 앤드류 타빈은 동료들의 기분, 태도의 뉘앙스를 파악해서 농담의 적절한 맥락을 집어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애덤스는 청자들의 신체언어를 관찰한다고 한다. 사람들이 긴장해 있거나 시선을 피하거나 눈을 가늘게 뜨면 농담을 할 때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금기를 알고 있다. 인종차별, 소수 민족 차별, 성차별 요소가 있는 농담은 제외한다. 이러한 경계 너머에서는 농담이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올라갔을 때 초래될 파문을 고려해야 한다.
유머를 긍정적으로 유지하는 한 가지 방법은 즉흥 코미디에서 사용하는 “예, 그리고”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라고 임프로브 보스턴의 잭 워드 이사는 말한다. 임프로브 보스턴은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연기 및 유머 훈련 학교다. (그는 많은 학생들이 이곳에 와 직장에서 쓸 수 있는 대인 스킬을 쌓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농담을 듣는 동료가 “당신이 말한 것에 적극적으로 덧붙”인다면 좋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프리젠테이션 도중 음향 시스템이 고장나면 발표자가 “제가 뭘 잘못 말했나요?”라고 농담을 던질 수 있다. 그러면 다른 동료들이 그 말을 받아쳐 “스피커가 농담을 듣고 전율이 왔나봐요”라든가 “이번에 전기세 내는 거 누구 차례였지?”등의 농담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최고의 오피스 유머는 종종 공통의 장난이나 회사 사람들만 이해할 수 있는 농담을 통해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라고 타빈은 조언한다.동료들을 놀리거나 농담을 하는 것은 분노나 방어적인 태도를 초래하지 않으면서 유쾌한 방법으로 의견 차이나 비판을 전달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라고 케빈 크루서드는 설명한다. 그는 텍사스 대학 브라운스빌 캠퍼스의 경영학 조교수로 재직 중이며 2006년 직장 유머에 대한 연구를 공동 진행했다.
예를 들어 상사는 부하 직원이 출장에 가서 호텔 미니바 비용으로 80달러를 쓴 것을 두고 농담을 건넬 수 있다. 웃음을 유발하면서도 자기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인사고과나 보상에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상황에서는 사용해서는 안 된다.)
올해 초 리더십 및 조직 개발 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자기비하적 유머를 하는 임원과 관리자들은 부하 직원들에게 더 다가가기 쉽고 인간적인 이미지로 비춰진다고 한다.
텍사스주 베드포드에 위치한 의료 콜센터 기업 베릴헬스의 폴 스피겔만 공동창립자는 매년 사내 영상에 출연한다. 어느 해 영상에서는 “회사에서 더 이상 존중받지 못하는 것 같다”며 즉석 요리사와 극장 영사기사 자리에 지원했다. 또 다른 해에는 프로그램 “스타와 함께 춤을”을 패러디해 투우사 옷을 입고 인라인 스케이트를 탄 채 최고운영책임자와 춤을 췄다.
스피겔만은 유머가 “조직 내 장벽을 무너뜨리고 조직을 수평화”함으로써 직원들의 충성도와 생산성을 높인다고 설명한다. 그는 최근 자신이 최고문화책임자로 재직 중인 스테리사이클에 베릴헬스를 매각했다.
크루서드 조교수는 모든 직원들이 ‘자기강화’ 유머를 사용해서 실패를 가볍게 만들고 자신의 이미지를 다듬거나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어느 연구는 서로에게 거의 끊임없이 농담을 건네는 동료 그룹을 연구했다. 회의 중 한 직원이 실수가 포함된 문서를 제시하자 한 동료가 웃으며 워드프로세싱 훈련에 불합격했다고 놀렸다. 이후 실수를 저지른 사람의 받아치기 덕분에 또 한번 웃음이 터졌다. “모든 것에 완벽하기는 정말 어려운 것 같아.”
베스 슬라작은 의사 사무실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종종 긴장해 있거나 급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로부터 의료 기록에 대한 전화를 받는다. 슬라작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직함을 지어내며 전화를 받는다. 첫 번째 가짜 직함은 이랬다. “안녕하세요. 햇살 같은 사무소의 베스입니다.” 옆에 앉아 있던 동료는 커피를 뿜었다. 그녀가 쓴 다른 직함에는 ‘용의 기사’, ‘나니아 투어 가이드’, ‘좀비 수호자’, ‘인류의 희망’ 등이 있다.
그녀의 상사와 동료들은 모두 이것을 받아들였다. 그들만 웃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전화를 거는 사람들도 거의 항상 웃음을 터뜨린다. 슬라작은 “초조한 목소리로 전화 걸었던 사람을 키득거리게 만들 수 있다면 엄청난 성공”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