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28회차 정기산행(충북괴산 산막이길).
출발 장소 ; 시의회옆 주차장
시 간 ; 2024년 10월 20일(일요일) 07;00 출발.
충북 괴산 산막이옛길
길은 풍경을 완성한다. 아무리 삭막한 풍경이라도 길 하나가 들어서는 순간 온기가 깃들기 마련이다.
길은 그리움의 뿌리다. 꼬리를 물며 나지막한 산을 넘어가는 오솔길은, 머릿속에 그리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아련한지. 길은 사람과 대지가 만나서 나누는 교감의 흔적이다. 길은 또 스스로 망각하는 존재다. 발자국 소리가 들리지 않는 순간, 빠르게 흔적을 지워 다시 산이 되고 들이 되고 풀과 꽃을 키운다. 그렇게 지워진 길들이 수없이 많다.
잃어버렸던 길을 다시 찾아 걷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걷기 열풍이 불면서부터였다. 충북 괴산의 산막이옛길도 그렇게 다시 길로 돌아왔다.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 마을에서 산막이 마을까지 총 4㎞의 옛길. 흔적만 남아 이름조차 희미했던 길을 미술품 복원하듯 살려 걷기 좋아하는 사람들을 불렀다. 그리고 몇 년 만에 ‘걷기 명소’라는 이름을 얻었다.
산으로 가로막혀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뜻에서 산막이길이라 불렀다는 오지의 길을 도시 사람들은 왜 찾아가는 것일까?
#산막이옛길 = 사오랑 마을을 뒤로 하고 숲으로 든다. 자연 속을 걷는다는 것은 자연에 동화되는 과정이다. 스스로 숲이 되어 상처를 핥는 행위다. 이른 아침이라서 앞서 걷는 사람은 거의 없다. 호수가 저만치 반짝, 얼굴을 드러낸다. 차돌바위 나루를 지나면서 산길이 시작된다.
맨 먼저 만나는 것은 산막이옛길 26개 명소 중 하나라는 고인돌쉼터와 연리지.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가 서로 엉켜 마치 한 나무처럼 자라는 연리지는 남녀 사이의 사랑 혹은 부부애를 상징한다. 이곳의 연리지는 두 그루의 나무가 완벽하게 한 몸이 되었다가 또 각자 허공에 길을 내고 있다. 각기 태어나서 함께 살다, 헤어지고… 사람살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랑이 이뤄진다는 말 때문인지 젊은 여인들은 그 앞에 서서 사진을 찍기 바쁘다.
여기서부터는 낮은 돌담길이다. 돌담이라는 말을 입 안에 넣고 굴리면, 어릴 적 먹던 사탕처럼 달콤한 느낌이 맴돈다. 여운을 즐기며 천천히 걷는다. 소나무동산을 지나면 첫 번째 전망대가 나타난다. 이곳에서는 호수가 한눈에 들어온다. 막 깨어나는 아침 호수는 아름답다는 표현이 성에 차지 않을 정도로 특별한 무엇이 있다. 순정만화에 나오는 소녀의 눈처럼 깊고 푸르되 현실감은 조금 떨어지는 풍경이다.
호수와 숲 사이를 걷는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이른 아침의 숲은 활기가 가득하다. 밤에 뭍으로 올라온 물의 정령들은 때로는 안개로, 때로는 바람으로 숲을 헤치고 다녔을 것이다. 산과 호수는 밤마다 그렇게 밀회하듯 만난다.
그리하여 숲은 윤택해지고 호수 역시 푸른빛으로 깊어져 간다. 나는 그 덕에 상쾌한 걸음을 얻는다.
산행코스 : 주차장 - 등잔봉 - 한반도전망대 - 천장봉 - 등산1코스 - 산막이마을 - 호수둘레길 - 주차장(약8km)
산행시간: 4시간 원점산행
부회장:김계환 010-2240-9151
총 무 : 이배민 010-4750-5531
산악대장 우경윤 010-5527-0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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