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명절 연휴를 앞두고 ‘불효자는 옵니다’라는 프랭카드가 나부낍니다.
고향부모를 그리워하며 ‘불효자는 웁니다.’라는 노래 말은 많이 들어보았습니다.
코로나 19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고육책이라지만 씁쓸합니다.
교회의 대면예배를 금지하더니 추석명절에 교향 부모 방문을 자제하라는 것입니다.
오랬동안 지켜왔던 명절풍속을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깨뜨린 것입니다.
그래도 고향에 안가는 대신 제주도나 유명관광지의 예약이 꽉 찼다는 소문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매일 손자와 손녀들과 함께 식사를 했는데 이제는 만나는 기회가 별로 없게 돼버렸습니다.
지난 9월 12일 토요일에 며느리로부터 공주에가서 저녁을 함께하자는 연락이 왔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코로나 블루(우울)'이라는 현상까지 생길 만큼 답답하여 가겠다고 따라나섰습니다. 밤바람
을 가족과 함께 쏘일 수 있으니 철없는 아이처럼 설레이기도 했습니다.
손자의 학원이 오후 5시 반에 끝나면 모시러 오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차속에서 고등학교 1학년 손자는 핸드폰 검색을 하며 앞으로 진로에 대해 대화를 합니다. 오늘은 농과대학의
생명공학 분야에 관해서 였습니다. 며느리는 손자의 말에 대꾸하면서 손자의 숨은 꿈을 격려하며 대화를 진지
하게 이끌었습니다.
아들은 나를 약간 닮아서 예기를 많이 하는 편이 아닙니다. 아내는 의견을 개진하는데 열심입니다. 며느리는
매사에 활동적이고 적극적인게 아내의 성격을 조금 닮았다고 생각됩니다.
공주는 추억이 있는 도시입니다. 한 분 밖에 안계신 고모님과 사촌 누님이 살고 계서서 왕래가 많았습니다.
특히 1951년 1.4후퇴시 사태가 급박해지자 아버지는 나에게 공주 사촌 큰 누님 집으로 사촌들과 함께 가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거기 매형이 차부(車部)를 하고 있었기에 차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차하면 차를 타고
부산으로 가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어린 나이에 부모와 형제들을 그리워하며 한겨울을 지낸 일이 생각났습니다.
할머니를 꼭 닮은 고모님은 영리한 눈빛이 빛나고 ,자상하고 알뜰하고 부지런 했습니다.
고등학생때 교회 친구들과 무전 여행중에 고모댁에 들렸는데 반갑게 일행을 맞이해주시고 점심을 손수지어 푸
짐하게 대접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런 고모는 아들 셋에 딸 둘을 두셨는데 서울로 이사를 간 후 아들 셋과 딸 둘
을 훌륭하게 키우셨습니다.약학박사, 의학박사. 막내는 경재학박사로 S대 총장을 지내고 지금은 울산의 모 대학
총장으로 있고, 딸들도 잘키워 자녀교육의 모법을 보여주셨습니다. 이런 내용을 가족들에게 알려주었습니다.
드디어 공주에 도착하여 공산성 앞 공주음식문화거리에 있는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육회와 육회 비빕밥을 잘한다는 유명한 맛집입니다. 여러개의 방송사에서 방영했다는 사진이 쭉 벽에 걸려있었
습니다. 나도 TV조선 ‘허영만의 백반기행’이라는 푸로에서 재미있게 보았던 곳이었습니다. 음식마다 공주의
명품 밤을 넣어 풍미가 있어서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식후에는 사적 제12호, 공산성을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휘황찬란한 성루가 앞에 보여 발길을 끕니다. 이따끔씩
젊은 남녀들이 손을 잡고 밀애를 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야간 가로등 불빛이 희미하여 고불고불 올라가는 산성길은 조심스러웠습니다.
맨 앞에서 며느리와 손녀가 이끌고 아들과 손자는 뒤에서 우리 내외를 보호하고 천천히 산성길을 걸었습니다.
마치 온 가족이 야간 MT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공산성은 둘레 2,200m. 표고 110m의 구릉 위에 석축과 토축으로 계곡을 둘러 쌓은 산성입니다. 475년 백제
문주왕 때부터 사비로 옮기기 전까지 백제의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인 공주를 보호하기 위해 축조되었다고
합니다..성내에는 영은사,·공북루,·쌍수정과 비석, 주초석,·창고터,·연못터 등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정상까지 흐릿한 산길을 오르니 금강이 절벽밑으로 아슬아슬하게 보이고 공주시가의 붗빛이 반짝거리고 있었
습니다.
성문 누각등과 일부 성곽은 휘황한 조명으로 아름답게 빛났습니다.
가족간의 유대를 깊게한 의미있는 좋은 추억을 쌓는 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최고의 부자요 기부자인 빌 게이츠는 최근 공개서한을 통해서 코로나사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습니
다. 그는 “우리가 좋다고 믿든 나쁘다고 믿든 간에 이 세상에 발생하는 모든 일 뒤에는 영적 목적이 있다는 것을
강력하게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말한 14가지 중 가족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의 가족과 가정생활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우리가 이것을 얼마나 무시했는지를
상기시켜준다. 우리를 집으로 강제로 되돌려서 가정부터 재건하고 가족관계를 강화하도록 한다”.
가정이 살아야 교회도 살고 나라도 산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가정이 참혹하게 무너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 결과 ‘출산,·자살,·비정규직·산재 사망등 중요 관련지표들 모두 셰계 제1 로 증가되는 ‘나라' 로 가정이 파괴되
고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만들어지고 있다니 얼마나 더 가정이 붕괴될지 염려가 됩니다.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죄악인 동성부부도 생기게 된다니 끔찍한 일일 것입니다.
하나님이 자기 형상대로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가정을 이루어 생육하고 번성하는 복을 주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통해 행복한 가정을 꾸미기를 원하지만 실제로는 결혼생활을 통해 참된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결혼생활의 행복은 고사하고 그 고통을 참지 못해 이혼하는 부부들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자녀들이 더 큰 상처를 입는 불행이 악순환되고 있는데 이를 위하여 내 가정부터, 모든 가정
들을 위하여 기도하여야 하겠다고 다짐해 보는 공산성의 밤이었습니다.(202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