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렸을 때 부터 미술을 잘 하지는 못했지만 좋아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이번 영화 <빈센트 반 고흐> 를 시청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매우 흥미로웠고 또 아름답고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빈센트 반 고흐> 에서는 내가 생각했던 재미는 찾아볼 수 없었고, 내가 생각했던 내용 또한 이 영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내가 생각했던 내용과는 전혀 달랐지만 빈센트 반 고흐는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고차원적인 재미와 아름다움을 아는 사람 같았다. 그는 아름다운 삶을 살았지만 동시에 고통스러운 삶 또한 살았던 화가인 듯 하다.
빈센트 반 고흐는 원래 자신의 아버지를 따라 목회자를 꿈꾸고 있었지만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리고 진정 불쌍한 사람을 돕고 싶다면 탄광에 가보라고 한 어떤 사람의 조언에 의해 빈센트 반 고흐는 탄광에 가기로 결심한다. 그는 탄광에 가서 열심히 하나님을 전한다. 하지만 탄광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겐 고흐의 말이 우습기만 했다. 그래서 고흐는 고심 끝에 제 3자로서 하나님을 전하지 않고 그들과 같이 생활하며 동질적 모습 속에서 하나님을 전했다. 나는 이 부분에서 고흐의 꿈에 대한 열정과 또 그의 순수하고 착한 마음씨를 느낄 수 있었다. 아버지를 따라 목회자가 되고 싶어서 고흐는 탄광촌에 가서 그들과 같은 생활을 하며 그들과 함께 일하고 그들과 함께 아파한다. 이렇게까지 하면서 하나님을 전하고자하는 고흐의 마음이 느껴졌고, 또 탄광촌에서 생활하는 고흐를 보고 비웃었던 사람들에게 오히려 화를 내는 장면을 보고 그의 착한 마음씨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검열을 나온 위원들의 계속되는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고, 고흐는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된다. 마침 과부가 된 자신의 사촌동생 케이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고흐는 케이에게 고백을 하지만 케이는 완강한 태도를 보인다. 결국 케이의 집에 찾아가게 되고, 케이의 부모님께 케이가 나올 때까지 촛불에 올린 손을 떼지 않겠다고 말한다.
나는 이 장면에서 정말 소름이 돋았다. 고흐는 진정으로 케이를 너무나 사랑해서 한 행동일 수 있겠지만, 나에게는 케이를 사랑해서가 아닌 자신의 욕망만을 채우기 위한 행동, 또 오기로부터 나온 행동이라고 밖에 비춰지지 않았다. 그래서 이 장면을 보는 내내 무서웠고, 또 한편으로는 고흐가 참 무언가에 미칠 수 있는 예술가 같다는 생각을 했다.
또 영화를 보다보면 고흐가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는 화가, 깊고 부드러운 그림으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화가가 되고싶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감자먹는 사람들' 이라는 작품을 그릴 때, 손이 아닌 동작, 얼굴이 아닌 표정을 그렸다고 말한다. 나는 이 장면과 이 말이 너무나도 와닿았고, 감동을 받았다. 나도 노래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누군가에거 감동을 주는 노래를 하고 싶고, 이왕이면 쉽게 지워지지않는 감동과 여운을 남기는 노래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깊고 부드러운 그림이나 노래는 단지 잘 그린 그림과 강하기만 한 노래보다 오히려 더 큰 힘이 있고 감동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또 '손이 아닌 동작, 얼굴이 아닌 표정' 이라는 말에서 진정한 예술가를 느낄 수 있었다. 예술은 다른 공부처럼 맞고 틀리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자신을 잘 표현했느냐, 얼마나 살아 숨쉬는 예술을 하는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향기 있는 꽃이 되어야 하듯, 우리 예술가들도 감동이 있는 작품, 감동이 있는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당시 고흐의 작품은 인기가 없고 환영받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흐는 자신의 생각과 철학을 모두 그림속에 담아냈다. 이러한 고흐의 정신은 진정한 예술가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예술가는 다른 사람의 말에 흔들릴지라도 꿋꿋이 버티며 자신의 길을 가는, 어쩌면 가장 아름답고 지조있는, 또 어쩌면 가장 고통스럽고 안타까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고흐는 자신의 그림을 이해해 주는 폴 고갱을 만나게 되고, 그와 잘 지내는 듯 싶더니 둘 사이에 다른 의견으로 인해 엇갈리게 된다. 고갱은 고흐를 떠나버렸고, 외로움을 견디지 못한 고흐는 결국 자신의 왼쪽 귀를 스스로 자르게 된다. 이 부분에서 고흐가 참 독하고 참 불쌍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고흐는 자신의 귀를 자를 만큼 독하고 고집이 센 사람이었고 동시에 자신의 귀를 자를 수밖에 없었을 만큼 외로움이 많은 사람이었던 것 같다.
고흐는 참 아름다운 인생을 삶과 동시에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인생 또한 살았던, 진짜 아름다움과 고통을 동시에 가진 예술가가 아닐까 싶다.
첫댓글 고흐는 정말 외로운 예술가 였던거 같아요
고흐의 외로움을 저도 함께 느낄수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