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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마일은 160km로 올해 계획한 산행 목표였다. '집에서 출발하여 안성 칠장산의 한남, 한북 정맥의 갈림길까지 갔다가 되돌아 집으로 오면 192km 정도가 되니 갔다오자.' 머릿속의 계획만은 그랬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이번에는 한남금북정맥 도상거리 117km를 63시간 40분간에 걸쳐서 산행했다. 더위가 누그러져 휴가를 내어 다녀 왔으나 보기좋게 어그러졌다. 이유는 아직 체력이 완주 하기에는 덜 영글어졌고, 이유아닌 이유로 꼽자면 아직도 더위가 가시지 않아서였다고 핑계를 대본다.
휴가를 이틀 내어 주말을 더해 산행일정을 잡았다. 9월 3일(목)부터 일요일 까지 3박 4일이면 시간 상으론 충분하리라는 계산에서였다. 두어시간 자고 새벽 1시에서 출발한 날짜는 9월 3일이다.
제법 밤기온 서늘한게 하늘에는 별과 밝은 달이 어우러져 밤을 수 놓는다. 모든게 순조롭게 상봉재, 이티봉으로 이어져 좌구산에서 일출도 순조롭게 볼 수 있었다. 행티재 휴게소에 도착하여 세수도 하고,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고 청국장찌게를 맛나게 먹고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어 서두루게한다. 반 기문 사무총장님 생가의 뒤동산 큰산은 그리 높지는 않으나 가파른 경사를 이뤄 비지땀이 비오듯 흘린다. 인근산보다 높아 산불감시 케메라가 설치되어 담장주변을 잡풀을 깍아 꼬투리가 비쭉비쭉 올라 와 등과 허리를 찌르지만 피곤이 예리함을 무디게하여 어느새 단잠 속에 코 고는 소리에 놀라 일어나 시간을 보니 벌써 20분이 훌쩍 지나갔다. 소속이산 못미쳐 물 한 통이 비어 있으나, 500m 떨어진 약수터를 왜그리 멀게만 느껴져 그냥 지나치자는 게으른 마음이 나중에 사단이 난다. 어렵게 마루금에 위치한 음성군 금왕읍의 월드사우나에 씻고 잠을 잘 생각으로 들어가 땀에 찌든 옷도 빨아 널고, 한 잠 때리고 일어나니 기분이 상쾌하다. 아침밥을 먹고 새옷을 입고 가볍게 사우나를 나선다. 아랫대실에 이르니 대엿분들이 바람이 솔솔 부는 원두막에 앉아 쉬고 계시길래 "쉬어 가도 되겠습니까?" "어서, 오시오!" 반갑게 맞아 주시며 드시던 막걸리 잔을 건네신다. 음~메 시원하고 좋아라. 내가 갖고 있던 실한 밥톨을 내놓아 막걸리 값을 대신한다. 두어잔 얻어 먹고 인사하고 아쉬웁게 일어선다. 마미산을 오르막에 가시풀과 산딸기가 양다리를 사정없이 할킨다. 다왔나 고개들어 가야할 길을 보니 덤불이 끝이 안보인다. "에이~" 한 발짝 한 발짝 옮기니 寸寸前進이라도 끝이 보인다. 마미산의 약수는 수량도 풍부하고 중부고속도로가 훤이 보이는 쉼터로 아주 제격이다. 망이산성 정비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쉼터에 건설사 사장님이 의자에 계시다 반갑게 맞이하시며 이것저것 물으시고 곱게(?) 보였는지 컵라면을 요리해 주시며 잘 가라하시니 내 주위에는 고마운분들 뿐이니 어찌 이를 다 갚을꼬? 컵라면이 힘이 되는지 실렁실렁 뛰기도 하여 해질녁에 안성C.C 입구에 도착하여 괜찮은 식당에 들려 오면서 주은 영지버섯과 밤을 서빙하는 처자에게 건네 주니 고마워한다. 30가지 반찬이 차려진 정식을 먹고 서빙하는 처자에게 "이 주위에 과일을 파는 곳이 없는데 과일이 있으면 팔면 안 될까요?" 그 아가씨 결정을 못 하고 주방쪽으로 가더니 여사장님인듯한 분이 사과 2개와 참외 1개가 넣어져 있는 봉지를 내 놓으시며 "먹던 과일인데 그냥 드세요." 고맙워라... 잘 먹었다 인사를 하고 안성C.C 정문을 통과하여 마루금을 더듬어 칠장산이 손안에 들어온다. 아홉시 좀 넘어 드디어 칠장산에 양 정맥 분기점에 도착하여 사진을 찍고 되돌아온다.
이제 반이다. 소나무와 부드러운 잔디가 깔려 있는 안성씨씨 입구에서 졸립고 피곤하여 한 잠 때리는 중에 전화벨소리에 일어나 길을 재촉한다. 낮에 키 작은 나뭇의 잎에 가려진 움푹들어간 꺼진 땅을 잘못 디뎌 너무 아파 한동안 발을 잡고 앉아 우짜까 우짜까 하면서 안절부절 못하던 통증이 재발되는가보다. 잠자러 가자! 마루금에서 약 300m정도 떨어진 동안성병원으로 가자. 후런트 문은 열려 있고 관리실은 불은 켜져 있으나 사람은 없고, 로비 의자에서 잠을 청할 순간, 관리실에서 당직의사 한 분이 계시길래 재빨리 "등산객인데요 피곤하고 졸리워 쉬어 갈려구요." "어서 오시오." 고맙게도 아무도 없는 깨끗이 정리가 잘 된 심전도실로 가서 쉬란다. 한 4시간 푹 자고 나니 포기하려던 생각이 사라지고 힘이 불끈 솟아 세수를 하고 어제 지났던 마미산을 가뿐하게 한 번도 안 쉬고 오른다. 동안성병원에 자러 들어가기전에는 발도 아프고 피곤하니 잠만 자고 하산하자는 마음이었다. 적절한 잠으로 피로 회복과 음식물 섭취는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이 때 이미 청주집까지 가는 것은 포기하고 금왕읍의 월드사우나에서 끝내려 작정을 하였다. 어제 맛있게 막걸리를 먹었던 원두막에 아무 손님이 없길래 세상 편하게 한 잠 때린다. 웅성거림에 일어나니 어제 보았던 아저씨들이 오신게 안닌가? 막걸리도 또 준비하셨음을 물론이요. 염치없음이 부끄러워 주섬주섬 일어서려하니 "어딜?" 이내 반갑게 내미는 손이 고마워라. 두어 잔 마시고 약간의 고랭지채소를 내 놓으나 한사코 받으시질 않으니, 감사한 마음을 다 갑을 순 없어도 밤과 영지버섯으로 체면치레를... 월드사우나에 들어가면서 옆지기와 운전을 좋아 하는 아들보고 날 픽업하라 이르고... 시원한 찬물이 그리 좋은지... 아들이 새 옷을 드리밀며, "수고하셨어요."
↗ 새벽에 출가 ↗ 상봉재 ↗ 여명
↗ 우란분재일을 맞은 괴산 보광사
↗ 휘영청 밝은 달은 나의 길을 밝혀 주는데... ↗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 대추가 붉은 기운이... ↗ 강남제비도 화곡제비도 박씨는 주지 않고... ↗ 중부고속도로 화봉육교 (동안성병원 부근) ↗ 금북정맥, 한남정맥의 분기점 (찍고 U턴)↗ ↗ 거미는 사람에게 해로운 모기등을 잡아 먹어 이로우나 지나칠 때 어쩔 수 없이 거미줄을 망가트리고 갔다오마보니 부지런한 거미들은 거의 완벽하게 복원하여 일상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 동안성병원에서 자고 나오다 날 반겨 주는 귀여운 산(山?,산(살아 있다?)) 토끼새끼... ↗ 지겹고 따갑고...끝이 없네...산초나무, 산딸기, 가시가 있는 풀 등 세 가지는 너무 힘들게 해...
↗ 속은 지쳐 쓰러지기 일보 직전, 겉은 평안 (텔렌트?) ↗ 유일한 희망, 정착지 |
첫댓글 고생했구나...기회가 되면 여명이따라 산행한번 해야 되는데...
산에 대한 열정 어디까지일까???? 한구간 남은 한남정맥(부천-김포) 추워지기전에 날잡자..
제비야~! 나도 낑겨 줄거지?
힘 들어 보이기도 하지만 // 본인이 좋아 하는 취미를기니 행복해 보인다 다음엔 누군가 동행할 친구를 찾어봐 _( 제비가 딱이네
여명이 따라가다 날개 꺾이던지 다리부러지믄 책임질래....
여명이 배낭에 빨간약 있길래 용도 물어보니 제비 다쳤을 때 치료해 줄려고 가지고 다닌다던데.....
아까징기도 있지만 붕대도 있어 붕대를 감아야 제비 다리가 빨리 좋아 지거든
여명이가 놀부심보는 아닌디유!~~~~ㅋㅋㅋㅋ
여명의 무한도전은 끝이 없구나. 일반 서민(?)도 할수 있는 산행도 계획해 보렴....
일반서민?...ㅎㅎㅎ 말되네~
여명아 고생했네
여명아! 나는 언제 그렇게 다녀 보냐? 부럽다.
여명이는 아마 시대를 잘못 타고 난것일깨다. 밀림이 고향 아닌감
정맥구간 산행도 굉장히 힘들다던데 고생 무지 했구먼 암튼 대단하이 ~~~~
그동안 수고했고, 도전하는 여명이 너무 멋져부럽고회복 잘 하렴
대단혀. 우리 선산근처를 지나갔네.
그래, 역시 멋쟁이,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악한 사람이 없다고 했던가??? 암튼 나도 본받아야 되겠다.
대단한~~~별종..ㅎ^&^
여명 멋져부러
1박2일 산행이상은 못해봤는데... 얼마나 힘들까? 따라가보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무섭다..멋진 친구 여명아~ 정말 멋지다..
글씨 왜하냐고요 힘들게~~~띰이나띠지 ~~수고했네 ~~
여명아 고생했다~~~~~~그래도 멋지다 청묵달의 보배 산지기
여명고생했네 대단한 멍 위대하다
틈만나면 산행이구먼~~ㅋㅋ 여명아~고생했다.! 어덯게 그리혼자 잘다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