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 코카서스산맥 카즈베키산을 출발해 고리로 향합니다. 고리는 조지아 출신으로 소련을 호령했던 독재자, 스탈린의 고향으로, 스탈린 박물관을 돌아보며 스탈린의 흔적을 돌아봅니다.
조지아 출신으로 가난한 구두수선공의 아들이었던 문학소년 스탈린은 태생과 외모 등에서 품고 있던 열등감으로 인해 이후 소련을 집권하는 정치지도자가 되었을때 독재자로 더욱 극화되었다고 합니다. 스탈린이 주변국가들의 민족문제 해결을 위해 쓴 강제이주정책과 일국사회주의론은 이후 지역분쟁의 불씨가 됩니다.
스탈린의 흔적을 모아놓은 스탈린박물관을 둘러보고 그의 생가, 그가 타고 다니던 전용열차도 올라봅니다. 늘 암살의 공포에 시달렸던 스탈린의 전용열차는 곳곳이 감시를 위해 거울로 되어있는 걸 보니 독재자의 또다른 삶의 단면이 느껴집니다.
우플리스치케 동굴도시는 기원전 1세기부터 사람이 거주하던 거대한 도시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입니다. 많을 때는 5천명까지 거주하던 곳이라고 하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동굴도시를 돌아보는 중에 갑자기 뇌우가 쏟아집니다. 코카서스 지역의 뇌우를 제대로 경험합니다. 갑자기 천둥과 번개가 치더니 비가 쏟아지고 굵은 우박이 쏟아집니다. 동굴도시에서 잠시 비를 피하며 쉬고 있으니 금새 아무 일 없었던 것 같이 날이 갭니다.
오후에는 트빌리시 구시가지를 돌아봅니다.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는 '따뜻한 곳'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온천이 솟아나는 곳으로 유명했고 푸시킨 등 많은 이들이 온천욕을 하러 들렸다고 합니다.
시내투어에서 제일 먼저 들린 곳은 성녀 니노의 십자가가 보관돼 있다는 시오니성당입니다. 도착하니 주변이 시끌시끌 사람이 붐빕니다. 바로 우리가 방문한 날이 성녀 니노의 축일로,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기리기 위해 모여들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운좋게도 성당 안에서 성녀 니노의 십자가를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로 우리가 본 십자가가 3세기에 성녀 니노가 직접 만든 십자가인지는 알 수 없지만요.^^
케이블카를 타고 트빌리시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으로 올라갑니다. 맑은 날씨에 전망이 시원합니다. 천천히 걸어 내려오며 나리칼라 요새에 들려 아름다운 전망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고, 트빌리시 온천거리까지 천천히 둘러봅니다.
이제 오늘을 끝으로 조지아 여행은 끝이 납니다.
조지아에서의 마지막을 장식할 저녁식사 메뉴는 조지아 대표메뉴 중 하나인 왕만두(킨카리) 입니다. 우리나라 왕만두와 비슷하지만 만두소에 고기와 육즙이 가득 들어있다는 점이 조금 다릅니다. 이렇게 해서 조지아의 대표음식 세가지, 돼지고기 샤슬릭과 치즈파이(하차푸리), 왕만두(킨카리)를 모두 맛봤습니다. 조지아의 자랑, 와인까지.
조지아 사람들이 즐겨먹는 음식을 맛보고 아름다운 자연과 명소들을 구경하며 즐거웠던 조지아의 여행이 이렇게 마무리됩니다.